KT가 정상적인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4대 요구 발표

KT의  개인 정보유출 규탄 및 책임자 징계·보상 촉구, 갑을문제의 조속한 해결 호소, 이석채 불법·비리경영 희생자 원상복구, 권력 및 ‘친박’ 낙하산 인사 근절 촉구

 ※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3.26(수) 오전 11:30, 광화문 KT 사옥 앞

– KT의 국민 개인정보 반복적 유출에 대해서는 소비자집단분쟁조정 신청 등 공동 대응 예정

KT의 이석채 비리경영에 대한 노동·언론계·시민사회의 끈질긴 고발과 대응을 계기로 황창규 회장 체제가 출범했지만 KT의 경영 현실은 여전히 시민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석채 전 회장이 각종 불법·비리 혐의로 퇴진하면서 드러난 이석채 독재·독선 경영 체제의 맨 얼굴은 ‘국민기업’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악취가 진동하는 것이었습니다. 1조원을 쏟아 부었다던 새로운 고객전산시스템은 무용지물로 판명되어 폐기처분 되었고, 이로 인해 KT는 사상 최초로 연간 적자를 기록하는 지경에 처했습니다. 그리고 해킹이라 하기에도 무색할 정도의 초보적 수준의 기술에 뻥 뚫려 무려 1000만 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KT는 2010년 개인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해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고, 2012년에도 873만 건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전력이 있음에도 반복적인 유출 사고가 났다는 것은, KT가 다른 통신사에 비해 관리 및 점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투자와 대책 수립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강하게 비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Ktens 라는 자회사에서는 무려 5년에 걸쳐 직인을 도용한 불법 사기대출이 이루어졌지만 KT 경영진은 이를 인지하지도, 점검하지도, 적발하지도 못했습니다. ‘국민기업’ KT가 ‘엉망이 되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악재들은 대부분은 황창규 회장의 전임 이석채 회장 시절에 발생한 일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석채 전 회장이 불법·비리 경영으로 물러난 이후에 들어선 황창규 회장 체제에서도 이석채 전 회장의 불법·비리 경영의 청산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석채 불법·비리경영과 연루된 임원들조차도 상징적으로 몇 명 퇴사한 것 외에는 아무도 책임진 게 없는 반면, 이석채 체제에서 발생한 갑을문제, 노동탄압 문제, 불법·비리 경영에 의해 희생된 해고자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한 진지한 노력은 전혀 기울여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석채 체제의 결정적 몰락 원인이었던 청와대 낙하산 인사 등은 빠르게 부활되고 있어, 이석채 체제의 청산은 지지부진하고, 이석채 체제의 문제점은 빠르게 부활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지난 2012년 제주 7대 경관 국제전화 사기 사건을 계기로 국민기업 KT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을 해왔고 나아가 KT 이석채 전 회장의 온갖 불법·비리경영에 맞서 정면으로 투쟁해온 우리 노동·시민사회 일동은 황창규 회장에게 빠른 시간 안에 온갖 불법·비리 경영이 가능했던 이석채 체제를 말끔히 청산하고, KT를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혁신할 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아서 공동으로 우리의 요구를 밝힙니다.

   [우리의 요구]

 1) 개인정보유출 문제에 대해 KT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하며, 스스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이미 누누이 지적된 것처럼 KT의 대규모 개인 정보유출은 이번이 3번째이며 특히 지난 2012년 7월 정보유출 때 분명한 재발 방지 약속을 했지만 사실상 그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KT는 더 이상 정보 유출의 책임을 해킹 범죄 때문이라고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또 정보유출의 책임자를 징계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은 기본일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KT가 말로만 사과할 게 아니라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밝히고 보상 내용과 방식에 대해 소비자 대표 등 시민사회와의 분쟁조정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그를 위해 KT 가입자 50여명을 모아 소비자집단분쟁조정 신청도 제기할 예정입니다.

2) KT 이석채 체제 하에서 수많은 ‘을’피해자들이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중소기업, 대리점주, 임차상인, 중소상공인, 새로운 사업 참여자 등 을들에 대한 KT의 갑질 횡포는 매우 심각한 것이었습니다. 2013년 갑을문제가 전국적으로 이슈화된 이후 뒤늦게나마 KT가 의 피해자들과 대화에 나섰지만, 새로운 회장 선출을 이유로 계속 교섭은 지연되었고 그 사이 피해자들의 고통은 더욱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황창규 회장이 “KT를 국민기업으로 혁신”하겠다고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을’피해자들과 성실한 교섭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제도적으로 갑을 문제 개선에 나설 것을 호소합니다.

3) “혁신 전도사”로 행세하던 이석채 전 회장의 불법·비리 경영이 만 천하에 공개된 것은 KT 내부의 양심적인 노동자들의 용기있는 제보 덕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이석채 불법·비리 경영의 최대 희생자인 KT 내부 고발자들에 대한 원상회복 조처는 아무런 진전이 없습니다. KT새노조 이해관 전 위원장 등은 여전히 해고상태이고 황창규 회장은“혁신과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KT 새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와의 대화는 한사코 외면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석채 경영 체제 하에서 반인권적인 원거리 인사발령 등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인권문제도 아무런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심지어 지난 해 국정감사 때 여당 의원조차 심각한 “정신적 학대”라고 지적한 바 있는 50대 노동자들의 콜센터 배치 문제조차도 아무런 문제 해결의 조짐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우리는 황창규 회장이 지금 즉시 공익제보자, 노조활동 관련 해고자 등에 대해 복직 조치를 시행하고, 동시에 KT 노동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로 해결과 개선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4) 유감스럽게도 KT 이석채 체제를 몰락으로 이끌었던 낙하산 인사 문제가 황창규 회장 하에서도 또 다시 재연되고 있습니다. 이남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KT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 사장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여기에 삼성 출신이 무더기로 KT 재무실장과 BC카드 등의 자회사 사장으로 내려왔습니다. 지금 KT에 필요한 것은 내부의 소통과 화합이며 이를 위해서는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KT에 대한 이해의 질이 높고 KT 안팎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통신 전문가들, 통신공공성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이들이 중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이에 우리는 황창규 회장에게 ‘국민기업’ KT에서, 특히 권력형 낙하산, 친 청와대 낙하산 인사들이 국민기업을 망치는 사태가 재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주창합니다.

 5) 끝으로 황창규 회장이 “통신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조하고, 소통을 통해 KT를 국민기업으로 혁신한다”고 말했다고 해서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KT 내외부의 얽히고설킨 갈등이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말이 아닌 실질적 조처로서 이석채 체제에 대한 단호한 청산이 요구된다고 믿습니다. 참여연대 등이 고발한 부동산 헐값매각 및 이석채 친인척이 연루된 인수합병 비리 문제, 인공위성 헐값매각 문제, 7대 경관 가짜 국제전화 사건, KT 및 계열사의 노동인권 침해 문제 등에 대해 KT 스스로 진상을 밝히고,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면서, 그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거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과 동시에 갑을문제 해결, 이석채 체제의 희생자들에 대한 원상회복조치, 그리고 정보유출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 보상 등에 KT가 나서야 합니다. 이것일 바로 KT가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전제이고, 또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런 점들이 반드시 시행되어야 KT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뢰도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노동·시민사회는 다시 한 번 KT가 정상적인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염원하는 마음으로, KT에 대해 끊임없는 감시와 견제, 그리고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천명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