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세월호참사 2014-07-26   1184

[농성일지3] 세월호특별법 제정촉구 동조단식

농성장 일지_이태호 사무처장

 

 

2014. 7. 26.  토. 단식 9일째

 

간밤에 바람이 세차게 불었습니다. 천막이 무너질 듯이 흔들렸습니다. 이불없이 자다가 추워서 새벽녘에 일어나 침랑을 폈습니다. 그 때문인 지 아침부터 목이 잠겨 말이 잘 나오지 않네요. 감기가 오려나 봅니다.

 

지난 며칠간은 질풍같이 지났습니다. 안산으로부터 가족과 시민들이 시작한 1박 2일의 행진은 국회, 서울역을 거쳐 시청에 이르러 3만이상의 큰 물결이 되었습니다. 서울광장 문화제이후에는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서 가족들과 경찰의 차벽을 뚫고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이 청와대로의 행진을 시도했습니다. 대통령이 특별법 제정 약속을 지키라는 거였습니다.

 

저 역시 단식하는 것도 잊고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행진에 참가하고 이어 청와대로 진출하고자 도로위에서 장대비를 맞고있는 가족들과 함께 이리뛰고 저리뛰고하였습니다.

 

오늘 저녁 7시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대책회의 주최 집회가 이곳 광화문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세월호 100일이 지난 후 정부여당의 태도는 더 강퍅해지는 것 같습니다. 보수언론의 헤드라인은 세월호 얘기를 다루기보다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보수단체들의 특별법 반대집회와 가족들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도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광화문 광장 인근 KT 인근에서 보수단체가 큰 확성기로 군가를 틀면서 가족들을 모욕하는 집회를 열었고, 지금도 건너편에서 정체를 알수 없는 기도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이 상황에 크게 실망하고 있습니다. 내일 안산에서 가족총회를 열어 다시 결의를 다지고, 100일 이후의 활동 방향을 의논할거라고 합니다.

 

어제 가족대책회의는 세월호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국정원 지시사항’ 이라는 문서를 발견하여 공개했습니다. 유병언 사체 발견 의혹과 함께 새로운 논란거리로 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저녁으로 9일간의 지지단식을 마감하려합니다. 가족들과 사회단체 대표자 일부는 앞으로도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이제 단식 아닌 방법으로 일하러 가야겠습니다.

 

지난 9일간, 그 분들의 고통에 동참했다고 말하기는 어줍잖지만 몇몇 가족들과 훨씬 가까와지게 된것만으로 제게는 비할 수없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제 단식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그리고 멀리 혹은 가까이서 가족과 저희들을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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