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5년 09월 2015-08-31   736

[통인뉴스] 메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메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공병원 확충 등 근본적인 의료개혁 절실

 

 

글. 이경민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참여사회 2015년 9월호 (통권 226호)

낙타로부터 사람에게 전이된 바이러스 질병인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중동을 제외한 주요 국가에서 초기 방역에 성공한 것과 다르게 우리나라는 현재(8월 20일 기준)까지 사망자가 36명, 확진자가 186명에 이른다. 최첨단 의료시설을 자랑하며 의료선진국이라 자칭한 나라에서 엄청난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메르스가 비극이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에 있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 발생 이후 방역관리 소홀은 물론 확진 과정에서도 허술하게 대처했으며 확산의 진원지인 삼성병원 통제도 제대로 못하는 무능력함을 보였다. 메르스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정부는 국민에게 진실을 은폐하고 병원의 진실 은폐를 묵인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메르스 전염 및 공포 확산에 일조했으며, 그 결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6조는 정부가 감염병 발생 초기 국민에게 정보를 신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WHO세계보건기구 <감염병 발생시 소통 가이드라인>에도 감염병과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발표하고 대중의 신뢰를 얻으라고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감염병과 관련된 상황을 국민들에게 정직하고 투명하게 공개 했어야 함에도 박근혜 대통령,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병원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선언만 되풀이 해 사태를 악화시켰다.

메르스 확진자와 격리자가 양산된 또 다른 이유는 국가의 민간병원 통제 불능과 삼성서울병원의 진실은폐에 있다. 우리나라는 삼성서울병원과 같은 민간병원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민간병원은 국가가 관리 감독을 제대로 이행 할 수 없기 때문에 메르스 사태와 같은 국가적 재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공공병원의 확충은커녕 오히려 그 비중을 점점 줄이고 있다. 

메르스 사태를 통해 한국의료의 근본적인 진단과 해결방안 제시가 절실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래서 참여연대는 보건의료단체연합과 함께 지난 7월 <메르스 사태 이후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보건의료 8대 정책과제>를 발표했으며, 카드뉴스 제작 등을 통해 메르스로 드러난 문제들을 알렸다. 

메르스 사태는 단순한 감염병 확산이 아니며 앞으로 이같은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메르스 사태의 진상규명과 피해 확산의 원인을 제공한 정부관계자들의 사과 및 문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또한 메르스 피해 조사 및 배상대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이에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과 함께 소송을 준비 중이다. 피해자들은 아직 가족을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힘겨운 싸움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무고한 희생자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싸움이다. 메르스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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