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7 2017-05-01   451

[편집인의 글] 복지동향 223호, 2017년 5월 발행

편집인의 글

봄꽃보다 찬란한 그들의 시간을 위해

 

최혜지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편집위원장

 

 

시간이 약이 될 수 없는 일도 있다. 지우고, 씻기고, 마모하는 것만이 시간의 속성은 아닌가 보다. 때론 시간의 흐름이 무디어 가던 날을 세우고 스러져 가던 진실을 도드라지 게 한다. 시간의 매듭이 하나, 둘 싸일수록 잊은 듯 했던 통증이 아려오고 채 인지하지 못했던 고통이 무게를 더한다. 진도는 또 목포는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잊어선 안 될 아픔이다.

 

세월호의 고통은 꺼지지 않은 촛불의 이유였다. 촛불의 힘으로 쟁취한 또 한 번의 기회이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종식한 시민의 손으로 희망을 열 새 정권을 선택하게 되었다. 잘못된 선택이 국가와 시민에 지운 절망의 무게를 날 것으로 겪어낸 터라 장미대선에 모아지는 기대와 우려가 크다.

 

옥석을 가리는 일에는 늘 긴장과 고심이 따른다. 고무신과 국밥 한 그릇으로 표를 도둑 질 하던 때라면 후보자의 도덕성은 그나마 수월하게 가늠할 수 있었다. 복지를 향한 시 선에 후보자의 이념적 색채가 선명히 드러나던 시기라면 옥석의 구분이 모호하지 만은 않 았다. 언제부턴가 누구랄 것 없이 모든 후보자가 복지의 확대를 강조하고 시민의 질 높 은 삶을 약속한다. 그 사이에 결을 가르고 옥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냉정한 분석과 판 단이 요구되는 때이다.

 

길이와 호흡이 제한된 까닭에 깊이 있는 분석의 대상으로 공약이 갖는 한계는 적지 않다. 그럼에도 공약은 후보자가 시민의 삶을 이해하는 방식과 깊이를 드러낸다. 국가의 정체 성과 발전에 대한 구상과 상상이 거칠게나마 공약에 담겨 있다. 때문에 공약은 후보자의 면면을 살필 수 있는 잣대이고 현명한 선택을 위한 도구이다.

 

5월호 복지동향에서는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의 복지와 노동 공약을 심층 분석했다. 기초보장, 보육ㆍ아동, 노인, 노후소득보장, 보건의료, 주거, 고용ㆍ노동, 청년 여덟 개 분야 정책 공약을 분석했다. 현실분석이 결여된 백화점식 나열전략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 되었다. 재원마련 방안의 부재나 허술함으로 인한 실현가능성 또한 적지 않은 공약에서 문제로 드러났다. 동향에서는 노인장기요양기관의 투명한 운영을 위한 재무회계 기준방 안에 대한 논란을 다루었다.

 

봄꽃이 어느 때 보다 화려하다. 곧 장미도 만개할 것이다. 봄꽃보다 더 찬란한 날들을 빼앗긴 그들을 위해서도 장미의 계절에 이루어질 시민의 선택은 이성의 날이 선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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