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7 2017-05-01   506

[기획주제4] 19대 대선 복지ㆍ노동 공약 평가 – 노후소득보장 분야

19대 대선 복지ㆍ노동 공약 평가

– 노후소득보장 분야

 

김남희 |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변호사

 

노후소득보장 분야 후보별 공약

 

세부공약 비교

 

한국은 노인빈곤율이 49.6%에 달하며, 공적연금의 낮은 보장수준과 넓은 사각지대 문제가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적 노후소득보장제도인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은 그 지급 대상과 금액 모두 개선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기금의 적립금 규모가 2017년 1월 기준으로 561조 원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해 삼성 이재용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하여 국민연금기금의 의결권 행사가 이루어진 최순실-삼성-박근혜 게이트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국민연금 운용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기금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용과 국민들을 위한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인프라 투자도 필요한 사회적 과제이다.

 

주요 대선 후보들은 모두 현재보다 기초연금 지급액을 늘리는 것에 대하여 찬성하였으며, 문재인, 심상정 후보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제시하였고, 유승민 후보는 국민연금 최저보장액을 제시하였다.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인프라 투자에 대해서는 문재인, 심상정 후보가 찬성하였으며, 나머지 후보들은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기초연금 인상

기초연금 인상에 대해서는 주요 후보 5명 모두가 찬성의 입장을 보였다. 심각한 노인빈곤율을 해결하기 위하여 기초연금 인상이 시급한 과제라는 것에 대하여 주요 후보들 사이에 동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상과 지급액수에 대해서는 후보들 간에 차이가 있었다. 심상정 후보는 모든 노인(100%)을 대상으로 30만 원으로 인상 및 기초연금액과 국민연금 가입기간과의 연계 폐지를 약속하여 가장 진보적인 안이고, 그 다음으로 개선된 안은 문재인 후보로 현재와 같은 70%를 대상으로, 연금액을 30만 원으로 일괄 인상하며 역시 기초연금액과 국민연금 가입기간과의 연계를 폐지하는 안을 제시하였다. 홍준표 후보는 70% 노인을 대상으로 30만 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하였으나, 국민연금 가입기간과의 연계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안철수 후보는 소득 하위 50%에 대해서만 30만 원으로 기초연금을 인상하겠다고 하고, 국민연금 가입기간과의 연계를 폐지하겠다고 하였으며, 유승민 후보는 소득 하위 50%에 대해서만 차등하여 기초연금액을 인상하겠다고 하였다.

 

기초연금 금액 인상과 대상 확대에 대하여 심상정 후보가 가장 진보적인 안을 내놓았다고 보이며, 문재인홍준표 후보의 안도 현재보다 일부 진전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안철수, 유승민 후보는 기초연금을 소득 하위 50%만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하였으나, 노인빈곤율이 49.6%에 달하고 빈곤선 위의 차상위 계층이라고 하더라도 소득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50%를 대상으로 한 선별적인 급여 인상만으로는 노인빈곤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민연금 공공인프라 투자 및 공공부문 좋은 일자리를 요구하는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의 기자회견

ⓒ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국민연금 강화

심상정, 문재인 후보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에 대하여 동의하였으며, 나머지 후보들은 이에 대하여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유승민 후보는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보다 높은 수준의 국민연금 최저연금액을 보장하겠다고 하였으나, 구체적인 금액이나 지급방안에 대해서는 제시하지 않았다. 문재인, 심상정, 안철수 후보는 모두 연금 크레딧 제도(양육, 군복무, 실업 등)를 확대하겠다고 하였으며, 심상정, 안철수 후보는 영세사업자 저소득 노동자(현행 월 평균 보수 140만 원 이하)를 대상으로 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심상정 후보는 월 소득 140만 원 이하의 지역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두루누리2 제도를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였다. 그 밖에도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퇴직연금 가입대상 확대(심상정), 중소기업퇴직연금 기금제도 도입(문재인) 등 퇴직연금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약도 내놓았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어, 향후 국민들의 노후대책으로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므로, 심상정, 문재인 후보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에 대한 공약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유승민 후보는 국민연금 최저연금액 보장을 제시하였으나, 구체적인 금액이나 지급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평가하기 어렵다. 문재인, 심상정, 안철수 후보가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연금 크레딧 확대나 두루누리 제도에 대하여 공약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대체로 개선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았다. 심상정 후보가 국민연금 국가지급을 법에 명시하겠다고 공약한 것도 필요한 과제라 보인다. 홍준표 후보가 국민연금 개선안에 대해서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주요 정당 후보로 책임 있는 태도라고 보이지 않는다.

 

국민연금기금 운용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국민연금기금 운용과 관련해서는 안철수 후보가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부정한 영향력 행사에 대한 처벌 강화 및 손해배상 추진, 적극적 주주권 행사 방안 마련,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기업 의사결정 참여) 채택 등 공약을 내놓았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지난 대선과 20대 총선에서 국민연금기금 공공인프라 투자에 대해서 ‘보육, 의료, 주거 등 공공복지 시설 확대에 국민연금기금 투입 검토’(2012년 18대 대선 안철수 후보 공약) 또는 ‘국민연금기금을 활용한 청년희망임대주택 공급’(2016년 20대 총선 국민의당 공약)을 약속했던 것에서 태도를 변경하여 국민연금기금 공공인프라 투자에 대하여 유보적인 입장으로 변경한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한편 문재인 후보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국민연금 공단 이사장 인사에 대하여 언급하였으나 구체적이지는 않다.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각각 보육, 임대주택, 요양 분야(문재인), 공공임대주택(심상정)에 국민연금기금을 투자하겠다고 공약하였다.

 

 

총평

 

한국의 심각한 노인빈곤 현실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이 기초연금 인상,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과 사각지대 개선, 국민연금기금의 민주적 운영과 사회인프라 투자와 같은 노후소득보장 제도 관련 공약들을 제시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심상정 후보가 가장 구체적이고 폭넓은 노후소득보장 제도 개선안을 제시하였으며, 문재인 후보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유승민 후보는 국민연금 최저연금액 보장과 같은 참신한 공약을 제시하였으나, 구체적 실현계획이 부족하여 평가가 쉽지 않고, 안철수 후보는 기초연금 선별적 인상,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인프라 투자 유보 등 기존 입장보다 후퇴한 태도를 보여 아쉽다. 홍준표 후보는 기초연금 인상을 제외하고는 국민연금 개선방안에 대하여 아무런 공약도 내놓지 않아, 주요 정당의 후보로 아쉬운 대목이라고 본다.

 

한편 기초연금을 인상하고,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에 수반하는 재원 마련 대책도 제시되어야 할 것이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과 관련해서도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장기적인 방안을 함께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고는 보편적 증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각 후보들은 향후 실제 정책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 대책을 밝혀야 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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