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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개혁/경제민주화
  • 2019.08.22
  • 2447

‘분식회계의 법적 요건’ 운운한 정책실장 발언,
정확하지도 적절하지도 않아

이미 증선위가 판단한 사안에 대해 ‘토 다는 듯’한 모습 부적절

분식회계 해당 여부 판단이나 증거 확보는 “정책”의 영역 아니야

대통령 참모로서의 행동준칙 준수하며 부적절한 발언 돌아봐야

 

어제(8/21)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분식회계 관련하여 이재용 부회장의 관여 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분식회계는 법적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며 “검찰이 얼마만큼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는 증거를 제시할 것이며 그것이 얼마나 법원을 설득할 것이냐가 향후 쟁점이 될 것”이고 “의심은 있지만 아직까지 증거 부분에 관해서는 사법적 판단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http://bit.ly/2Z6MYrP). 

 

이는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다. 삼바 회계처리의 부적절성에 대해서는 이미 행정부 조직인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소정의 절차에 따라 전문가들의 의견과 당사자의 항변을 들은 후 이를 분식회계로 판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의 정책 참모가 언론에 나서서 “분식회계의 요건” 충족을 운운하고, ‘의심과 증거의 괴리’ 가능성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김 정책실장의 뉘앙스대로라면 자칫 분식회계의 법적 요건은 매우 까다로운데 증권선물위원회가 이를 정확히 숙지하지 못하고 섣부르게 분식회계로 판단을 했거나, 또는 검찰이 의심만 앞세워 제대로 된 증거도 확보하지 않은 채 막가파식 기소를 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애당초 분식회계의 요건 해당 여부나 증거 확보는 ‘정책’의 영역이 아니어서 정책실장이 언론에 나와 밝힐 성격의 사안도 아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가뜩이나 김 정책실장 본인은 물론 문재인 정부 자체가 재벌 편향적 우클릭의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부의 공식적인 판단을 행정부 수반의 참모가 토를 다는 듯한 어제의 발언은 정확하지도 적절하지도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앞으로 김 정책실장은 어제 발언의 부적절함에 대해 겸허히 돌아보고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촉구한다. 

 

2015년을 전후한 기간의 삼바 회계처리는 그 주체가 우리나라 최대의 재벌 그룹인 삼성이 아니었다면 사전에 이를 실행에 옮길 생각을 하거나, 사후에 이를 부인하는 것조차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노골적이고 터무니없는 회계사기였다. 삼성은 처음에는 몇몇 회계전문가를 동원해 자신들의 회계처리가 회계원칙에 부합하는 것이고, 이를 문제삼는 것은 회계를 잘 모르는 무식한 행위로 폄하하다가, 최근에는 자신들이 회계원칙을 어기기는 했으나 그 동기가 순수하고 회계원칙 자체가 엉터리였기 때문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이런 기업에 대해 김 정책실장이 “분식회계의 법적 요건이 까다롭다”는 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또 회사의 대표가 판사 앞에서 자본잠식을 회피하기 위해 회계처리를 원칙과 다르게 했노라고 실토한 상황에서 김 정책실장이 ‘의혹과 증거의 괴리’를 거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삼성을 옹호하려는 의도로 오해될 만큼 부적절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

 

삼바 회계사기는 삼성 측에게 충분한 반론권을 보장하는 과정을 거쳐 금융당국이 ‘고의 분식회계’로 판단하여 검찰 고발 등을 결정한 사안이다. 이로써 행정부 차원의 판단은 마무리되었다. 김 정책실장도 밝혔듯이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진행 중이며 이제는 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을 뿐이다. 즉, ‘정책’의 영역이 아닌 ‘사법’의 영역인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정책 참모인 김 정책실장은 이 사안에 대해 개인적 견해를 언론에 내비칠 것이 아니라 ‘검찰의 수사와 사법부의 판단을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 옳았다. 그런데 어제 방송기자클럽에서 김 정책실장은 불필요한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김 정책실장은 진심으로 자신의 역할을 되돌아 보고,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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