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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개혁/경제민주화
  • 2020.03.27
  • 472

말로만 한진칼 기업지배구조 개선 외친
조원태 회장과 주주연합 규탄한다

조원태 회장 이사 연임, 이사회 개혁 위한 정관 변경안은 모두 부결

기업지배구조 개선 약속은 경영권 분쟁을 위한 핑계였음이 드러나

국민연금, 지금부터 독립적 이사회 구성 위한 주주활동 시작해야
 

오늘(3/27) 제7회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가결되었다. 또한 조원태 회장 우호지분 측의 사내·사외이사 선임안은 모두 가결, KCGI 등 주주연합 측 안은 모두 부결되었으며, 과점주주 양 측이 내놓은 정관 변경안 또한 모두 부결되었다. 결국 자격없는 총수일가 조원태 회장은 이사직을 유지하고, 전자투표제 도입, 배임·횡령 이사의 해임, 감사, 사외이사후보추천, 내부거래, 보상, 거버넌스위원회 의무 설치 등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및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개선안건 통과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는 어떠한 지배구조 개선도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 노동시민사회단체는 과점주주 양 측이 주장하던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헛된 구호로 그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특히 양자택일이 아닌 정관변경 안건 중 이사회 개혁을 위한 주주연합의 안을 부결시킨 조원태 회장 및 우호지분 주주들을 강하게 규탄한다. 또한, 2019년 한해 한진칼 및 대한항공 관련 주주활동에 소홀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이사 연임안에 찬성한 국민연금이 이에 책임을 지고 앞으로 적극적 주주활동을 통해 한진그룹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한다.

 

 

오늘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 측의 제6호, 주주연합 측의 제7호 정관 변경안이 모두 부결되어 그동안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고 공언하던 양측의 주장은 공염불에 그쳤다. 특히 조원태 회장의 경우 단순히 이사직을 유지하기 위해 구색맞추기 식의 정관 변경안을 내놓고, 전자투표제 도입, 개별 투표를 통한 이사 선임, 배임·횡령 이사 해임 등 지배구조 개선 관련 주주연합 측의 변경안에는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 및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조원태 회장의 공언이 여론을 의식한 가식적 시늉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 조원태 회장과 주주연합이 정말 이사회 개혁에 필사적이었다면, 유사한 안인 6-1호와 7-6호, 6-2호와 7-8호, 6-3호와 7-10호를 협의하여 함께 상정시켜야 했으나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 결국 이들 주주들은 경영권 싸움에 급급했을 뿐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가 희박했음이 드러났다. 특히 조원태 회장은 결의방식을 정할 수 있는 입장이었는데,  6호 가결시 양립불가능한 7호는 자동폐기되고, 6호 부결시에는 7호 안건을 모두 표결하는 방식으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이런 방식이라면, 7호를 제안한 주주연합은 6호에 찬성표를 던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반대로 조원태 회장은 6호 부결 이후에도 7호에 얼마든지 찬성표를 행사할 수 있었다. 따라서 지배구조 개선 실패의 더욱 큰 책임은 재선임된 조원태 회장에게 있다.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의 핵심이었던 정관 변경안이 모두 부결됨으로써 한진칼은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할 천금같은 기회를 잃어버렸다. 게다가 같은 날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선임 방식을 특별결의에서 보통결의로 바꾸는 정관 변경의 안이 통과되었다. 2019년도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 요건으로 인해 고 조양호 회장의 이사 연임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정관 개정 이유로 상법보다 과도한 선임요건을 법령과 일치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현행 법 아래에서 이미 20년간 회사의 유지된 정관을 변경하는데 충분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대한항공이 향후 지배주주의 이사선임을 원활히 하기 위해 주주 선임에 대한 정관상 결의 요건을 변경하는 것으로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조원태 회장 측이 이번 주주총회 직전 표명한 지배구조 개선 약속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려면 정관 개정과는 별개로 사외이사 중심의 각종 위원회 설치 등 한진칼 및 대한항공에 대한 이사회 개혁을 진행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한진칼을 대상으로 적극적 주주권을 처음 행사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2019년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횡령·배임 이사의 직위 상실’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했지만 이 역시 부결되고 말았다. 해당 주주제안 이후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대해 유의미한 주주활동을 진행한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의 미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 상근 위원 채용을 내용으로 하는 등 국민연금법 시행령의 실시 등을 핑계로 차일피일 수탁자책임을 미뤄왔다. 국민연금은 주주연합 측의 사내이사 후보에 대한 찬성을 조건으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이사 연임에도 찬성했지만, 주주연합 측 후보 안이 부결됨으로써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실상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했다. 새로운 수탁위가 꾸려진 지금, 국민연금은 지금부터 한진칼 이사회 개선을 위한 각종 주주제안 및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즉시 개시해야 한다. 총수일가가 거수기 이사회를 통해 사실상 무제한의 권력을 휘두르는 전근대적인 기업 지배구조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때가 되었다. 2021년 주주총회에서는 국민 노후자금의 수탁자로서 국민연금의 각성 및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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