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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타
  •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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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4월 23일 하도급 업체들에게 선박·플랜트 제조를 위탁하면서 계약서면을 교부하지 않고, 하도급 대금을 부당하게 낮추는 등 위법을 저지른 삼성중공업에 대해 과징금 36억원 및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https://bit.ly/3aK1AOS). 이번 삼성중공업에 대한 결정으로 앞서 공정위 제재 결정을 받은 대우조선해양(2018.12.26.), 현대중공업(2019.12.18.) 등 3대 조선사 모두가 하도급 업체와의 계약·거래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를 강요했음이 확인된 것이다. 원청기업과의 거래 관계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하도급 업체가 원청의 갑질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음이 확인된 만큼 공정위가 조선 3사에 대해 제재 결정을 내린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조선업계에 만연한 불공정 거래와 비용·책임·위험 떠넘기기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함이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 향후 공정위는 이러한 불공정 거래가 재발하지 않도록 상시적인 모니터링과 강력한 제재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계약 시 하도급업체에 단가 및 대금산정 기준 제공 의무화, 불공정 거래에 대한 제재 강화 등을 주 골자로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을 개정해 공정한 거래 조건을 확립하고, 원청기업의 갑질에 대해서는 엄중한 조치를 내려야 할 것이다. 

 

조선산업 불공정 거래 관행,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 제재로 입증돼

 

지난 4월 23일 공정위 결정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제재 사유는 ▲ 2013년~2018년 38,451건 작업에 대한 사전 서면 발급 의무 위반(작업 개시 후 계약서 발급), ▲ 2017년 7월~2018년 5월 선체 도장작업 409건에 대한 일률적인 단가 인하, ▲ 2015년~2018년 수정추가공사 2,912건에 대해 제조원가보다 낮게 하도급 대금 지급, ▲ 2015년~2018년 선박 부품 6,161건 발주에 대한 일방적인 취소·변경 등이다. 계약서면 미발급, 하도급 대금 부당 인하, 수정·추가작업에 대한 대금 문제 등은 하도급법 제3조(서면의 발급 및 서류의 보존), 제3조의4(부당한 특약의 금지), 제4조(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 금지), 제11조(감액금지)에 해당하는 사항이다. 이러한 불공정 거래 문제는 앞서 대우조선해양(https://bit.ly/3cTMtUH)과 현대중공업(https://bit.ly/2VZvVUi) 제재 결정에서도 확인된 사항으로, 그동안 조선산업 전반에서 원하청 기업 간 불공정이 심각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불공정 거래로 인해 하도급 업체가 입은 막대한 손실은 해당 업체의 사업자, 노동자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조선산업을 아래에서 받치고 있는 중소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안정적인 기술축적·숙련향상 역시 불가능하게 만든다. 따라서 하도급 불공정 거래는 공정한 경제 확립과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불공정 거래에 대한 공정위의 상시적인 감독과 엄격한 조치 필요 

 

조선산업의 하도급 불공정 거래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우선 공정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의 하도급 불공정 거래 행위는 2018년 10월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후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직권조사를 결정함에 따라 드러날 수 있었다. 그러나 현행 하도급법 규정에 위배되는 행위가 조선업계에 버젓이 행해지고 있음이 확인된 만큼, 공정위는 앞으로도 이러한 일들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상시적 모니터링과 감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조선3사가 충분히 위법 사항임을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공정 거래로 하도급 업체와 하청노동자에게 비용을 전가한 것은 이를 통해 얻을 이익이 더 크다는 동기에 따른 것이므로, 위법을 저지른 원청기업에 실질적인 부담이 될 수 있도록 법 위반 시 부과되는 과징금 수준도 높여야 한다. 한편 지난 2018년 10월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그룹 중간지주회사)이 조직적으로 조사대상 부서의 중요 자료들을 은닉하는 등 조사방해 행위를 자행했음에도 그에 대한 과태료는 1억원에 불과했다.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로는 원청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막을 수도 없고, 공정위 조사의 실효성도 확보하기 어렵다. 조사 방해 행위에 대해서도 더 강력한 공정위의 조치가 필요하다. 

 

부당거래 강요한 원청 제재 강화, 피해기업 구제 등 하도급법 개정 시급

 

현행 하도급법 개정도 시급하다. 특히 조선 하도급 거래와 관련해서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금을 산정하는 방법이나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원청업체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대금정산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현행 하도급법에 보장된 하도급 계약 서면 사전 교부와 더불어 계약 서면에 △ 거래물품 등의 종류와 물량 상세내역, △ 표준품셈, 단가, 각종지수, △ 대금 산정기준 및 산정 내역 등을 포함해 하도급 업체가 대금과 비용을 충분히 고려해 거래에 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원청기업과 전속계약으로 묶여 있는 하도급 기업의 입장에서는 부당한 조건의 계약 또는 일방적인 단가인하를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원청기업의 위법 동기를 차단하기 위해 ▶ 하도급 업체에 부당한 거래를 강요한 원청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영업정지요청권 도입과 조사방해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 도입, ▶ 전속고발권제도 폐지, ▶ 현행 공정위에 부여된 거래정당성 입증 책임을 원청 사업자에게로 전환 등 규정이 신설되어야 한다. 또한 피해기업의 구제를 강화하고, 법률 분쟁 시 하도급 업체의 불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 통상 하도급 대금 추정 규정 및 손해배상액 추정 규정 신설, ▶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 확대 및 배상 금액 상향(3배 이하→3배이상 10배이하), ▶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해기업의 손해입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법원의 자료제출명령권 부여, ▶ 하도급 대금 일률적 감액 금지 및 원가 이하 감액 금지 등 규정도 마련되어야 한다. 국회는 그동안 하도급법 개정에 소극적이었던 입장에서 벗어나 원하청 기업 상생과 공정한 시장경제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입법에 나서야 한다. 민변 민생위원회와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산업 전반에 뿌리박힌 불공정 거래를 해소하기 위해 향후 적극적으로 입법 운동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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