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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개혁/경제민주화
  • 2020.07.27
  • 467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어제(7/26) 피스톤 국산화 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현대중공업(주)에 대해 과징금 9억 7000만원 과징금과 더불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발표했다(https://bit.ly/3jF41YK). 공정위 조사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하도급업체 A사의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해 이를 다른 협력사에 무단으로 넘겼고, 이 과정에서 납품단가 인하를 강요한 정황도 드러났다. 현대중공업이 저지른 이러한 갑질 행위는 대기업이 자사의 생산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거래상 우월 지위를 남용해 중소협력업체의 기술·노하우 탈취해 이를 다른 협력업체에 넘기고 단가 인하 압박을 가한 전형적인 불공정 사례로 더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공정위의 이번 과징금 결정이 대기업의 기술탈취 및 불공정거래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 바라며, 향후 이러한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관련 제도의 보완이 시급하다.      

 

현대중공업 하도급업체 기술탈취에 대한 과징금 처분 당연한 조처

현대중공업은 잘못 인정하고 책임감있는 태도 보여야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자사의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부품 공급처 다원화를 위해 A사에 작업표준서와 지그(Jig)* 개선자료에 대한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하고, 이를 무단으로 B사에 제공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B사에 제공한 정보가 자신이 제공한 사양을 재배열한 것으로 단순 양식 참조로 제공된 것이라는 입장이나, 하도급업체의 작업표준과 지그 자료는 생산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은 노하우(Know-how)가 축적된 자료이므로 엄연히 중요 생산기술이자 중요 영업비밀에 해당한다.  현대중공업이 이러한 중요한 자료를 요구하면서 기술자료 요구 서면도 제공하지 않은 것은 다분히 자사의 이익 목적에 따라 거래상 우월 지위를 일방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피해업체인 “A”사가 세계 피스톤 3대 메이커이자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으로 선정할 정도로 탄탄한 기업이었음에도 원청기업의 일방적인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은 그보다 더 열악한 위치에 있는 무수한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부당한 요구에 노출되어 있었음을 방증하고 있다. 이미 공정위 차원의 고발 조치도 있었던만큼, 현대중공업의 지위 남용 및 기술탈취에 대해 엄중한 법의 심판이 내려져야 할 것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잘못을 피해업체 구제 등을 위한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징벌적손배 강화, 입증책임 전환, 증거개시제 도입 등 제도개선 필요

 

올해 초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5년동안 대기업의 기술탈취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액이 5,400억원을 넘는다”고 밝힌 바 있다(https://bit.ly/306TGgF). 그러나 전속거래구조 하에서 다수의 하도급기업들이 신고는 커녕 각종 실태조사에 응답도 하지 못한 업체가 많아 그 피해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불공정거래·기술탈취 환경을 방치한다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의욕은 저하되고 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정책도 공염불이 될 수 밖에 없다. 현재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탈취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막대한 반면, 공정위 조사를 통해 내려지는 과징금은 수억원 수준이므로 구속력이 약하다.

 

따라서 국회는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 기술탈취 및 불공정거래 관행을 막기 위해 하루빨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등  개정에 나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강화, ▲ 손해배상청구소송 시 증거개시제도 도입, ▲ 불공정행위 관련 정당성 입증책임을 공정위에서 원사업자로  전환, ▲대·중소기업간비밀유지 협약 체결 의무화 등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역시 기술탈취 및 불공정거래 행위 방지를 위해 감독·관리 행정을 강화하고, 이번 현대중공업의 기술탈취 사건 조사·처분에 공정위와 특허청이 협업한 것을 참고해 공정위와 특허청, 중소기업벤처부, 검찰 등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 정책으로 대·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관행이 일반화되었고, 그 짐은 오롯이 중소기업과 그 노동자들이 짊어져 왔다. 그러나 고도성장이 기간이 끝나고 새로운 경제산업 정책 패러다임이 필요한 현 시점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그동안 기형적이었던 공급거래 구조를 정상화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다. 

 

* 지그(Jig): 부품이나 재료, 도구 등을 일정한 위치에 고정해 특정 작업을 쉽고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조용 기구류(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Cambridge Dictionary, Oxford Learner’s Dictionary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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