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센터 기타(ef) 2021-03-02   1134

[공동논평] ‘채용비리 부정입사자 조치 및 특별채용 실시’ 우리은행 늦었지만 환영

 

“피해자 특정 못해 피해 구제 어렵다”는 우리은행,
의지가 부족하거나 책임회피를 위한 변명은 아닌지 의문

나머지 채용비리 은행들도 책임 회피 중단, 사회적 책임 다해야

이광구 전 은행장의 계열사 꼼수 취업은 피해자 기만하는 행위

 

오늘(3/2) 우리은행은 ‘채용비리 부정입사자 퇴직조치 및 특별채용 실시’를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2월 말, 재직 중인 부정입사자를 퇴직 조치하였고 피해자 구제방안을 대신하여 3월 중 특별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특별채용에 대해 “은행의 신뢰도 제고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우대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채용비리가 수면 위로 드러난 지 3년이 지난 결정이라 상당히 늦은 조치지만, 우리은행의 결정을 환영하는 바이다. 

우리은행에서 채용비리 대법원 최종판결과 관련된 부정입사자는 총 20명이며, 그 중 12명은 자발적으로 퇴직하였고, 우리은행은 “부정입사자 조치 방안에 대한 법률검토를 바탕으로 남아있던 8명의 부정입사자에 대해 2월말 퇴직조치를 실시하였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 구제에 대해 우리은행은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해 당시 불합격자에 대한 직접적인 구제는 어렵다”며 여전히 피해자 구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우리은행이 ‘특별채용’이라는 대책을 내놓은 것은 책임 있는 조치이나 여전히 ‘청년들의 피해 회복’에 의지가 부족한 것을 변명으로 덮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채용비리 사건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청탁과 부정합격은 여러 단계에 걸쳐 이루어진다. 따라서 최종합격단계에서 청탁으로 합격하여야 할 대상자가 불합격한 것이 명백하다면, 불합격자를 피해자로 보아 구제하여야 하고, 만약 서류·면접 등 하위전형에서 채용비리로 합격할 사람이 탈락한 것이라면 적어도 부정합격자 공석만큼 전형 합격자들을 상대로 다시 채용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마땅하다. 즉, ‘피해자 구제’를 목표로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구제가 가능하며, 우리은행이 피해자 특정이 어려워 구제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즉, ‘피해자 구제’를 목표로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구제가 가능하며 최소한 예비합격자를 입증(합격 문자메시지 등)하는 피해자에게 특별 전형 응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특히 채용비리 책임자인 이광구 전 은행장은 고위공무원과 고객의 자녀 및 친인척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징역 8개월의 대법원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으나, 계열사(윈피앤에스)에 변종 취업하여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또한 채용비리 당시 책임 간부들도 우리카드 등으로 옮겨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이 부정입사자 퇴직조치 등 마땅한 책임을 지고 있으나, 여전히 뒷배를 봐주며 비리 행위자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우리금융의 모습에 이번 조치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금융정의연대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우리은행의 ‘채용비리 은행장 변종취업’을 규탄하고 부정입사자 퇴사조치 및 피해구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촉구(https://bit.ly/3sLsEXD)해왔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반쪽짜리가 아니라면 우리은행은 피해구제에 더욱 의지를 가져야 하며, 우리금융은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징계 조치로 청년들을 두 번 기만하는 행위를 중단하여야 할 것이다. 

국정감사에서 처음 채용비리가 터지고 청년들 사이에서는, ‘돈도 실력, 부모는 스펙’이라는 슬프고도 참담한 말이 떠돌았다. 이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자신의 이화여대 입학·학사비리 비판에 대해 한 말이었다. 이렇듯 채용비리는 청년들에게 ‘우리 사회는 불공정한 사회’임을 인식하는 계기였고, 소위 돈과 부모라는 실력을 갖춰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암울한 메시지를 던져준 사태였다. 더욱 청년들을 분노하게 한 것은 여전히 시중은행들이 책임자 징계, 부정입사자 퇴사 조치와 피해구제 등 책임 있게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늦게나마 사태를 바로잡고 있지만, ‘사회의 공정함’을 회복하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따라서 대법원 확정 판결 받은 나머지 채용비리 은행들(대구, 광주)도 더 이상의 책임회피를 중단하고 즉각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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