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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대위원회    국경을 넘어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합니다

  • 칼럼
  • 2019.11.27
  • 1009

11월 25일(월)부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한-메콩 특별정상회의가 연달아 열릴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평화(peace) 3P 원칙을 표방하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이러한 원칙에 따라 잘 관계 맺고 있을까? 몇 가지 이슈를 통해 살펴본다. -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① 댐 붕괴됐는데 하루 수당 700원... 사과도 보상도 모르쇠

② 로힝야 학살 침묵한 아웅산수치, '투자' 운운한 한국

③ 문 대통령님, '친구의 나라' 베트남에서 사과를 원합니다

④ 신남방정책 성공에 필요한 '마지막 열쇠' 

문 대통령님, '친구의 나라' 베트남에서 사과를 원합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연속기고③]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임재성 변호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베트남전 진상규명 TF 간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한-아세안 관계 30년이 지난 지금 교역은 20배, 투자는 70배, 인적교류는 40배 이상 크게 늘었다" "이제 우리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친구가 되었고, 함께 새로운 꿈을 꾸며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사실이며 지향이다.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친구' 속에서는 아세안 국가 중 하나인 베트남 역시 포함된다. 베트남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주요 대상국이다. 2019년 상반기 교역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은 베트남의 수요 수출국 중 4위, 주요 수입국 중에서는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단위의 외교적 관계, 경제 교역량의 증가를 넘어서 과연 정말 한국은 베트남과 '친구'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 청원서 제출 기자회견

▲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 청원서 제출 기자회견 ⓒ 시민평화법정 준비위원회

 

지난 4월 4일,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해 가족을 학살 당하거나 본인이 상해를 입은 민간인 피해자 103명이 대한민국 청와대에 청원서를 접수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한국 사회에 퍼져 있는 오해에 대해 명확하게 지적했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베트남이 사과를 원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한국의 공무원들도 우리 생존자들에게 찾아와 '사과를 원하냐'라고 묻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보다 한국 정부에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생존자들은 사과를 원한다'라는 것을 이 청원서를 통해서 분명히 알리고 싶습니다."

 

앞서 표현을 빌리면, '없어서는 안 될 친구'의 나라에서, 103명의 피해자들이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걸고 대한민국에 진상규명과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답변은 참담했다. 국방부는 지난 9월 9일 '국방부 보유 자료에서는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관련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한국 측의 단독조사가 아닌 베트남당국과의 공동조사가 선행되어야 하나, 한국-베트남 정부 간 공동조사 여건이 아직까지 조성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사과는커녕 진상조사를 시작조차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민간인학살은 기록 없고, 진상조사는 할 수 없다'였던 것. 1999년부터 20년 가까이 공론화됐던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문제에 있어서, 한국 정부 최초의 공식적 서면 답변이었다.

 

최소한 일본도 1990년대 초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공론화되자 나름의 진상조사를 통해 1993년 고노 담화라는 형태로 일정한 사실인정과 유감의 의사표명을 했다. "관헌 등이 직접 이에 가담하였다는 것이 명확하게 되었다" "위안소에서의 생활은 강제적인 상태 하에서의 참혹한 것이었다" "종군위안부로서 허다한 고통을 경험하고, 심신에 걸쳐 씻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께 사과와 반성의 마음을 올린다" 등의 표현이 나왔다.

 

현 아베 정권에서 위 고노 담화를 부정하는 인식과 태도, 즉 퇴행적 역사 수정주의는 매우 노골적이다. 하지만 최소한 1993년의 일본은 2019년의 한국보다 나은 점이 있었다. 부끄러운 일이다.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 103명의 청원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

▲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 103명의 청원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 ⓒ 시민평화법정 준비위원회

 

베트남과 한국이 친구가 되려면... 응우옌티탄의 분노에도 귀 기울여야

 

103명의 청원인 중 한 명인,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 위치한 퐁니 마을에 거주하는 응우옌티탄은 국방부의 회신을 받고 이렇게 분노했다.

 

"국방부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에는 민간인학살 자료가 없다며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세상에 어떤 나라 군대의 전투 사료에 자신들이 학살했다고 보란 듯이 기록을 합니까!

 

한국군의 자료에 관련 내용이 없다고 학살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있나요? 국방부가 미국 자료는 봤나요? 퐁니 마을에 나 같은 생존자들이 살아 있는데 한국 정부가 직접 마을에 와서 우리의 증언을 듣고 확인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 일도 전혀 하지 않고, 자신들의 자료만 조금 들춰보고 이런 답변을 내놓는 게 말이 되나요?"

 

그녀가 8살이었던 1968년 2월 12일, 청룡부대 1대대 1중대는 퐁니 마을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청룡부대는 퐁니 마을 거주 민간인 70여 명을 학살했다. 8살이었던 그녀는 복부에 총을 맞았고, 그녀의 어머니, 이모, 누나, 조카, 동생이 모두 같은 날 학살 당했다.

 

이제 59세가 된 응우옌티탄은 아직도 그날을 잊을 수 없다고, 죽기 전에 꼭 사과와 명예회복을 받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기대를 가지고 4월 4일 청와대 앞까지 직접 와서 청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그녀의 기대와 희망은 모두 거절 당했다.

 

부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사람'과 '번영'과 '평화'라는 3P를 기조로 하는 이 정책이 아픈 역사 속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배제한 것이 아니길 희망한다. 아니, 피해자들의 구체적이고 현재적인 요구를 외면하는 사람과, 번영, 평화라는 것이 존재할 수는 있겠는가?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부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들의 요구에, 최소한 한국 정부와 사회가 응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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