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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외원조ODA
  • 2020.10.26
  • 648

여전히 아쉬운 EDCF 세이프가드 개정안

책무성 메커니즘 마련,  환경·사회 영향 평가 심사 독립성 확보 등 세이프가드 실질적 작동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개정 필요

 

최근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은 세이프가드 개정안을 공개했습니다. 세이프가드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환경적·사회적·인권적 피해를 예방하고 지역 주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으로, EDCF는 지난 2016년 세이프가드를 마련하여 일부 사업에 한해 적용해왔습니다. 개정안은 우선순위에 따라 선별적으로 적용해 온 세이프가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세이프가드는 유용한 지침이나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고 명시한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국제개발협력의 책무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세이프가드 적용을 확대한 것은 환영할 일이나,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남아 있습니다. 

 

첫째, 개정안은 2016 세이프가드와 함께 10년 동안 병행하여 운영될 예정입니다. 다년도 사업으로 진행되는 사업 특성상 일부 사업에 대해 두 개의 세이프가드를 병행하여 적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입니다. 그러나 편의에 따라 개정안과 2016 세이프가드를 선별하여 적용할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신규 사업은 모두 개정안을 적용한다는 조항을 명시해야 합니다.

 

둘째, 환경·사회 영향 평가를 심사하는 독립적인 심사기구 설치와 독립성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협력국에서 제출한 환경·사회 영향 평가서를 누가, 어떠한 방식으로 심사하는가는 매우 중요합니다. 내부 직원만으로 심사하게 될 경우 사업 부서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어렵고, 심사의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EDCF는 세이프가드 운영 및 환경·사회 영향 평가 심사를 별도의 심사기구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심사위원 구성과 심사 의견 등 관련 정보는 전혀 공개되지 않아 어떤 근거로 환경·사회 영향을 평가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는 이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셋째, 환경·사회 영향 관련 정보공개 책임을 여전히 협력국에 두고 있습니다. 개정안은 범주 A와 범주 B+, 범주 B 사업에 대해 협력국의 동의를 얻은 후에만 스크리닝 결과와 ‘기밀 정보’를 제외한 환경·사회영향 관련 정보 전문 또는 요약본을 웹사이트에 공개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기밀정보’를 제외한다는 내용은 개정안에 새롭게 추가된 항목으로 기밀정보가 어떤 정보를 의미하는지 알 수 없으며, 기밀이라는 이유로 정보공개 범위를 오히려 축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투명성과 책무성 제고를 위해 정보 공개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 등은 정보 공개의 책임을 원조 기관과 협력국이 함께 져야 할 문제로 여겨, 사업 관련 정보와 세이프가드 관련 정보를 누구나 접근 가능하도록 웹사이트에 공개해왔습니다. EDCF의 정보 공개 방침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넷째, 책무성 메커니즘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EDCF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피해 지역 주민들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세이프가드 정책 및 절차 위반에 대해 보고할 수 있다”고만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어 “EDCF는 협력국이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책무성 메커니즘이란 사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원조 기관에 직접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로, 협력국이 운영하는 민원 접수 창구 또는 이의제기 시스템을 이용하고도 제대로 구제받지 못하거나 협력국 정부에서 사업 추진을 위해 현지 주민과 시민사회 의견을 고의로 누락한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찾는 마지막 구제 창구로 반드시 마련되어야 합니다. EDCF는 조사·심의, 문제 해결까지의 전 과정을 포괄하는 책무성 메커니즘을 마련하고 진행 과정과 관련 정보를 상세히 공개하는 등 원조 기관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개정안은 스크리닝 범주를 환경·사회 영향과 위험도에 따라 A, B+, B, C로 구분하고, 범주 A(고위험) 사업의 환경·사회 영향 평가는 전반적인 평가, 범주 B+(상당한 위험) 사업은 그냥 환경·사회 영향 평가를 실시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스크리닝 범주를 왜 세분화하였는지, 범주에 따른 환경·사회 영향 평가 절차는 어떻게 다른지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 세이프가드 개정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 사업(2단계)>과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건설 사업>과 같이 세이프가드 적용 사업이라 할지라도 세이프가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참여연대는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세이프가드 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공청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나 EDCF는 개정안을 마련하며 어떤 의견 수렴 과정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제사회의 사례를 참고하여 책무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세이프가드 개정안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2019-12-17 [이슈리포트] 국제개발협력 책무성 증진을 위한 세이프가드 제도 개선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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