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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UN
  • 2012.11.13
  • 1956
  • 첨부 1

 

한국,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 선출이 인권실태에 대한 면죄부 주는 것 아니다

- 국내외 인권 개선 위한 구체적 이행 계획 제시해야

 

 

어제(11/12) 뉴욕에서 열린 제67회 유엔 총회에서 한국 정부가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당선됐다. 한국 정부는 “범세계적 인권 증진 활동에 건설적으로 기여해 온 데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10월 국가별 인권상황정기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UPR) 심사에서 내려진 대부분의 권고안을 수용하지 않았으며 국내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유엔 특별보고관들의 질의서에도 답변하지 않고 있다. 이런 점을 미루어볼 때 과연 한국 정부가 국제인권규범을 준수, 증진해야 하는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당선만으로 한국 인권 상황과 한국 정부의 인권 증진 노력이 증명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번 선거에서는 아시아 지역에 할당된 인권이사회 이사국 5개 공석을 놓고 일본,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한국, 아랍에미리트 총 5개 국가가 출마한 것으로 당선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유엔 총회에서 과반수 이상 득표해야 선출된다는 조건이 있기는 하나 인권 문제가 심각하기로 널리 알려져 있는 국가들도 선출된 것을 볼 때 이사국에 선출된 것만으로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의 인권 수준을 인정했다고 보기 힘들다.  

 

한국 정부는 두 차례 인권이사회 이사국을 역임한 바 있으나 이사국으로서 그 역할과 임무를 다했는지 비판적으로 평가해 보아야 한다. 2006년과 2008년 이사국 선거에서 정부가 제시한 자발적 공약(Voluntary Pledges and Commitments, 이하 공약) 중 주요 국제인권조약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노동조약의 비준 및 유보 철회와 관련된 내용 가운데 이행된 것은 여성차별철폐협약 선택의정서 가입, 시민적·정치적 권리규약 제14(5)조 유보 철회, 고문방지협약 제21조, 22조 유보 철회, 장애인권리협약 가입뿐이다. 이번 2012년 공약에서 한국 정부는 인권 관련 제도를 만들었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해당 제도의 한계점과 이행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과 정책을 구현하고 있는지는 밝히고 있지 않다. 또한 과거에 밝힌 공약들의 이행상황에 대한 평가는 누락되어 있다. 

 

한국 정부는 2012년 공약에서 인권 증진을 위해 “유엔 인권조약기구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그 권고사항들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거쳐 제기되었던 여성차별철폐협약 제16(1)(g)조 유보 철회,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가입, ILO 핵심노동협약 비준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10월 UPR 심사 때도 여러 국가들로부터 주요 국제인권조약 비준 및 유보 철회와 ILO 핵심노동협약을 비준할 것을 권고 받았음에도 한국 정부는 인신매매 의정서 비준과 아동권리협약 제21조에 대한 유보 철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권고사항은 수용하지 않았다. 

 

또한 정부의 2012년 공약은 국내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제2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이행, 여성, 아동, 장애인 등 취약계층 권리 보호 및 증진, 시민사회와의 협력 증진, 인권교육 강화 등을 제시했다. 국제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기술 협력, 전문가 교환, 경험 공유 등을 통해 다른 국가들의 인권 상황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계획과 일정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악화된 경제상황에 불구하고 GNP 0.5% 이상 수준으로 공적개발원조(ODA)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아일랜드, 성 평등을 위해 2020년까지 주요 고위직(leadership positions)에서 여성이 30% 이상 차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일본 등의 사례와 비교할 때 구체성이 떨어지며 실천 의지가 미흡하다.

 

추상적 수준에서 인권 증진을 언급하는 한국 정부의 공약은 공허할 뿐이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는 사형제 폐지, 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 등의 이행을 약속하고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UPR, 유엔 인권조약기구 등에서 내려진 인권 관련 권고사항들을 즉각 수용하고 이를 어떻게 개선시켜 나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야 한다. 국내 인권 관련 법과 정책들을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인권 조약들의 비준 및 유보를 철회하는 것이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인권이사회 이사국 당선을 국내외 인권상황을 돌아보고 개선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한다. 인권이사회 이사국에 선출된 것이 국제 사회가 국내 인권 문제에 대한 면죄부를 주었거나 한국의 인권 수준을 인정한 것으로 호도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지난 2006년, 2008년에 내걸고도 이행하지 않은 공약들을 포함해 이번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에서 제시한 공약들을 향후 3년간 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 참고자료 

 

1.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이란?

 -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 총 47개국 (아프리카 13개국, 라틴아메리카와 캐러비안 8개국, 아시아 13개국, 서유럽 및 기타 7개국, 동유럽 6개국). 해당 이사국은 유엔 총회에서 선출. 한 국가 당 각 3년의 임기를 가지며 두 번까지 연임 가능. 매년 3분의 1이 새로 선출된다는 규정 아래 초대 이사국들은 추첨을 통해 각각 1년, 2년, 3년 임기를 부여받았고 이후에는 3년으로 활동. 

 - 이사국 선출의 의미 : 인권이사회 이사국은 인권의 보호와 증진을 위해 노력이 담긴 자발적 공약을 바탕으로 선출됨. 선출된 인권이사회 이사국은 인권 보호와 증진에 있어서 최고의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인권이사회에서 논의되는 각종 결의안에 투표할 수 있음.

 - 한국과 유엔 인권이사회 : 2006년~2008년(2년), 2009년~2011년(3년) 두 차례에 거쳐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활동. 두 번 연임 후 2012년에는 참관국으로 활동. 2013년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를 위해 유엔 총회 제67차 회기에 자발적 공약 제출. 

 - 2012 인권이사회 이사국 아시아 지역 선거 : 5개 공석을 놓고 일본,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한국, 아랍 에미리트 이렇게 총 5개 국가가 출마. 투표 결과 아랍에미리트 184표, 카자흐스탄 183표, 일본 182표, 한국 176표, 파키스탄 171표 득표 및 전원 당선.



2. 2006년, 2008년, 2012년 한국 정부 자발적 공약 중 주요 국제인권조약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노동조약의 비준 및 유보 철회 관련 항목 비교

2006

2008

2012

여성차별철폐협약 선택의정서 즉시 가입

여성차별철폐협약 선택의정서 가입했음 (20061018)

여성차별철폐협약 선택의정서 가입했음 (20061018)

시민적·정치적 권리규약 제14(5)조 유보 철회 검토

시민적·정치적 권리규약 제14(5)조 유보 철회했음 (200742)

시민적·정치적 권리규약 제14(5)조 유보 철회했음 (200742)

고문방지협약 제 21, 22조 유보 철회 검토

고문방지협약 제 21, 22조 유보 철회했음 (200813)

고문방지협약 제 21, 22조 유보 철회했음 (200813)

여성차별철폐협약 제16(1)(g)조 유보 철회 검토

여성차별철폐협약 제16(1)(g)조 유보 철회 검토

X

가까운 시일 내에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가입 고려

가까운 시일 내에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가입 고려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가입 가능성 고려

X

장애인권리협약 비준 고려

장애인권리협약 가입 (2008년 12월 11일)

X

강제실종협약 서명

강제실종협약에 가입하기 위한 타당성 연구 및 노력

2008년까지 4ILO 핵심노동조약 비준 고려 (No. 87, 98, 29, 105)

2008년까지 4ILO 핵심노동조약 비준 고려 (No. 87, 98, 29, 105)

X

X

X

국제조직범죄방지협약 비준

X

X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 비준

X

X

국제해사노동협약 비준

X

X

장애인권리협약 제25(e)조 유보 철회 검토


3. 2012년 11월 현재, 한국 정부가 가입 및 비준한 국제인권조약 및 ILO 핵심노동조약
- 시민적·정치적 권리규약, 시민적·정치적 권리규약 제1선택의정서
-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규약
- 인종차별철폐협약
- 여성차별철폐협약, 여성차별철폐협약 선택의정서 
- 고문방지협약
- 아동권리협약, 아동의 매매, 성매매 및 아동 포르노그라피에 관한 아동권리협약 선택의정서, 아동의 무력충돌 참여에 관한 아동권리협약 선택의정서
- 장애인권리협약
- ILO 핵심기본협약 No. 100 : 동일가치 근로에 대한 남녀근로자의 동등보수에 관한 협약
- ILO 핵심기본협약 No. 111 : 고용 및 직업에 있어서 차별대우에 관한 협약
- ILO 핵심기본협약 No. 138 : 취업의 최저연령에 관한 협약
- ILO 핵심기본협약 No. 182 : 가혹한 형태의 아동노동철폐에 관한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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