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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01월
  • 2015.01.05
  • 417

쿠오바디스Quo Vadis, 어디로 가는가?, 
대한민국

 


이용마 MBC 해직기자

 

참여사회 2015년 1월호(통권 218호)

 

1인 체제에서 되살아난 권력암투

1970년대 초 등장한 유신체제의 가장 큰 특징은 민주주의의 압살이다. 정부의 정책결정은 철저히 대통령 1인에 의해 이루어졌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공식적인 정부조직이 존재하지만 정책결정의 시스템은 작동하지 못했다. 정부의 공식조직은 그저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는 수족에 불과했다.


이 체제에서 모든 권력은 대통령 개인에게 쏠렸다. 나아가 대통령에게 직접 말을 건넬 수 있는 대통령 측근들 역시 호가호위狐假虎威, 남의 권세를 빌려 위세를 부림를 하는 절대적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 2인자 자리를 놓고 대통령 측근들 간의 권력 다툼이 자주 발생한 것은 바로 이런 배경에 따른 것이고, 박 대통령의 피살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결말이다.


2014년 박근혜 대통령 측근들 간의 권력암투설은 정확히 1970년대의 데자뷔다. 박근혜 대통령은 ‘레이저 광선’이라 불리는 눈빛 하나만으로 정부 공식조직을 마비시킨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과장급 인사는 물론 승마협회의 일까지 꼼꼼히 챙기는 대통령의 만기친람萬機親覽, 임금이 모든 정사를 친히 보살핌에, 국무총리나 장관은 수족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 정권을 함께 창출한 여당 대표조차 대통령 앞에서 “각하”를 외치며 고개를 숙이는 상황에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이 체제에서 권력이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쏠리는 것 또한 지극히 상식적인 논리다. 그 결과 대통령의 의지와 무관하게 소위 ‘십상시’가 등장하고,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인사들이 인사청문회에 줄줄이 등장한다. 인사권을 둘러싼 대통령 측근들 간의 권력암투는 예견된 결과이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제 마음대로 휘두름

두 박 대통령 체제의 공통점은 1인 권력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하려면 국민들에게 적당히 공포심을 심어주면서 끊임없이 여론을 조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은 그저 통치의 대상일 뿐이며, 단순하고 무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언론은 정부의 박자에 맞추어 춤을 추며, 진실을 가리고 국민들을 오도하는 정보를 흘린다.


박정희 정권 하에서 사법살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혁당 사건을 비롯해 숱한 간첩단 사건이 조작된 배경이다. 그리고 그 시대에는 이런 조작이 웬만하면 다 통했다. 부족한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저조한 사회발전 수준은 국민들이 속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제공했다.


박근혜 정권도 비슷한 조작을 자행했다. 서울시 간첩과 북한 보위부 직파 간첩 등 많은 간첩 사건을 양산했다. 심지어 국정원 불법선거운동을 덮기 위해 국민적 지지를 받던 검찰총장을 정치공작으로 내쫓기도 하고, 전직 대통령이 NLL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거짓은 얼마 가지 않아 거짓으로 드러났다. 1970년대와 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권의 거짓은 지속되었다. 당장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눈물을 보이며 온갖 거짓 약속을 늘어놓고도, 지방선거가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면몰수했다. 정윤회 씨 등 측근들의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되자 아무도 믿지 않는 검찰 수사결과를 내놓으며 무조건 믿으라고 강제하고 있다.

 

3년 남은 임기의 재앙

박정희 대통령은 온갖 거짓 속에서도 경제성장이라는 성과를 내며 국민들의 마음 한 쪽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그런 능력도 없어 보인다. 대선 당시 약속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오래전에 사라졌고, 양극화의 심화 속에 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위기대응 능력은 전무한 수준이다. 장관이나 청와대 비서진의 자질 또한 역대 최악이란 평가다. 급기야 측근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까지 조기에 터지면서 대통령 지지도는 레임덕 수준에 이르렀다. 취임 이후 박 대통령이 이룬 것이라면 통합진보당 해산뿐이란 조롱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무능한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앞으로도 3년이나 남았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종북몰이’를 통한 우리 사회의 분열밖에 없어 보이니, 박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는 한,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그 자체로 큰 재앙일 뿐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이여, 어디로 가는가? 

 

이용마

정치학 박사.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 관악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부지런함의 공존 불가를 절실히 깨닫고 있는 게으름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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