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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12월
  • 2017.12.04
  • 617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세계를 그린다

최규석 <송곳> 만화가

 

글. 김동환 전 오마이뉴스 기자 

사진. 박영록

 

 

21세기가 되었지만 노조 조직률이 몇 년째 10% 언저리인 한국 사회에서 노동 운동은 여전히 화제로 올리기 부담스러운 주제 중 하나다.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으니 오해도 많다. ‘과격하고 폭력적’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런 사람들에게 말없이 건네줄 만한 만화가 한 편 생겼다는 점이다. 한국 최초의 ‘노동운동 웹툰’인 <송곳>이다.

 

최근 <송곳>을 완결한 최규석 작가와 지난 11월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마주했다. 그는 ‘그냥 그렇다’고 소감을 말하긴 했지만 이어지는 인터뷰에서는 그간의 부담감과 후련함을 감추지 못했다. 차기작은 현실 기반 판타지라고 했다. 당분간은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은 안 할 거라고 했지만 인터뷰를 정리하다 보니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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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마지막 단행본이 출간됐다. 예약 판매(11/15 출고) 반응은 어떤가. 

2015년에 드라마화됐을 때 많이들 봐주셨고 그 이후로는 쭉 비슷한 것 같다. 잔잔하다. 

 

웹툰과 단행본 사이에 새롭게 추가된 부분이나 수정된 부분이 있나? 

중간중간 대사를 좀 뺐다. 

 

보통은 추가하기 마련인데? 

연재하는 웹툰은 매회 독자들에게 ‘이번 주도 잘 봤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그래서 이야기 전개상 굳이 필요하지 않아도 독자들이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장치들이 들어간다. 그런데 단행본에서는 전혀 필요 없는 부분이니까. 과잉되는 부분, 반복되는 부분 다 뺐다. 

 

연재 후에 마냥 쉬지는 못했겠다. 

그래도 이번에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 1~3권 작업할 때는 얼굴도 많이 고쳤다. 후반으로 갈수록 그림체가 정리되니까. 그리고 최종 끝 장면에서 몇 컷이 더 들어갔다. 마지막에 주인공인 이수인이 노조 활동을 계속할지 말지 고민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쌓인 메일을 읽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부분에 그림이 추가됐다. 

 

전반부 묘사가 상당히 세밀하고 친절한 데 비해 후반부는 영화처럼 이야기가 빠르게 흘러간다. 

원래 후반부 호흡을 빠르게 가져가려고 계획했었다. 구구절절 다루기보다는 다소 즉각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도 빠르게 빠지는 느낌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유가 궁금하다. 

초반에 독자들이 이수인과 구고신에게 감정이입이 되기 쉽다. 후반부는 관점은 따라가되, 독자들을 그 두 사람에게서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수인도 구고신도 당신이 몰입해서 봐야 할 캐릭터가 아니다. 한 발짝 떨어져서 보시라. 이런 생각으로 그렸다. 아마 5부가 시작되던 무렵에 이수인이 송부장에게 욕을 하면서 이미 독자들은 이수인에게서 많이 멀어졌을 거로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초반에도 노조 활동 하면서 겪게 될 고통이 세밀히 묘사되는데 보통 현실에서는 그 뒤에 더 힘든 일들이 많지 않나. 작가로서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데. 실제 노조 현장을 너무 자세히 묘사하면 아무도 노조에 가입을 안 하는 게 아닐까. 그런 걱정도 어느 정도 있었다. (웃음) 

 

상당히 치밀한 작가라는 느낌이 든다. (웃음) 

처음 구상할 때는 막연히 3부 정도로 구성하려고 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3부작 있지 않나. 그것처럼 일종의 ‘노조위원장 라이징’을 그리고 그 뒤에 큰 싸움을 하는 걸 생각했었다. 

 

그럼 <송곳> 뒤의 이야기가 더 나올 수도 있나.

당분간은 생각이 없다. 몇백 명이 파업하는 장면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웃음) <송곳>에 나오는 60명 규모 파업도 그리면서 미칠 것 같았는데. 500명 모이면 정말... 전쟁만화 그리는 사람들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을 몇 번씩 했다.

 

<송곳>의 배경은 2003년 까르푸 파업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사건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큰 노조의 싸움들은 그 과정을 그릴 수가 없다. 노동법 얘기나 좀 차근차근히 하면서 노조에 대해 독자에게 새로운 얘기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져 버리는 셈이다. 노동자가 죽고 고공농성을 위해 크레인 위로 올라가고 난리 나는 상황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노동법 얘기를 그릴 수 있겠나. 

 

상징적이라기보다는 적당한 사업장을 찾은 셈인가. 

그렇다. 처음에 취재할 때는 중공업처럼 규모가 크고 일종의 볼거리들이 있는 사업장도 많이 돌아다녔는데 내가 그리고 싶은 건 그쪽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일부러 너무 큰 싸움이 아닌 사례들을 찾았다.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노사갈등이 있는 곳보다는 읽고 있으면 “누가 봐도 이거 너무 심한 일 아니냐?”라고도 말하고, “우리 회사에서도 이 정도는 일어나지.”라고도 말하는, 반응이 엇갈리는 곳들을 골랐다. 독자에게 이 작품이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일로 읽히게끔 하고 싶었다.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사람들은 옳은 사람 말 안 들어. 좋은 사람 말을 듣지” 등 명대사들은 어떻게 탄생한 건가.

내 머릿속에서 나왔다.(웃음) 다만 이것도 어느 정도 취재의 덕을 봤다. 구고신 같은 경우는, 노동 상담을 오래 하신 분들이 실제로 비유적인 표현을 많이 쓴다. ‘구고신도 흡사한 언어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하는 발상에서 캐릭터를 그렇게 잡았다. 

 

구고신의 대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는 건가. 

처음에는 구고신이 하고 싶어 할 것 같은 말을 되게 길게 쓴다. 그리고 이 내용을 다 포함하고 있는 말이 뭐가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최대한 줄인다. 그러다 보니 명언 비슷하게 남게 되는 거다. 만화라는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고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방법이긴 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명언 형태의 대사를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상당히 위험하다. 

 

명언 형태의 대사가 왜 위험한가. 

명언은 결국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구고신이 한 말과 똑같은 말을 자본가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작품 후반부에 그런 종류의 명언이 이수인을 공격하는 언어로 사용된다. 

 

작품 중간에 구고신 친구가 ‘괜히 멋있는 말로 퉁치고 넘어간다’면서 면박을 주는 장면이 그래서 들어간 건가. 

많은 독자들이 이런 대사 스타일을 좋아하시더라. 간명하게 본질을 포착했다는 평을 주시는데 작가로서 과연 그게 간명하게 포착될 수 있는 부분인가 하는 고민을 항상 한다. 지금까지의 결론은 ‘포착 안 되는 것 같다’다. 

 

<송곳>이 처음 나왔을 때 ‘노동문제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고 했는데 의도한 대로 됐나. 

초반에 댓글이나 여러 커뮤니티의 반응들을 모니터링했었다. 노동운동에 적대적인 생각을 가졌던 분들 중에도 재밌다는 반응들이 꽤 보였다.

 

<송곳>은 노동운동가들이 교재로 써도 된다고 할 만큼 노동법이나 현실 반영이 탄탄한데, 작품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현실성이다. 나는 파업을 해본 적도 없고 법률가도 아니기 때문에 상당수의 컷마다 ‘이게 현실에서도 그러한가’하는 부분에 무척 신경을 썼다. 작품 초반에는 아는 노무사, 변호사에게 쓰다가 덜컥 전화해서 물어봤다. “이렇게 그릴 건데 가능합니까? 무리 없습니까?”. 처음에는 밤에 시나리오를 짜고 날 밝으면 전화해서 물어보다가 나중에는 그냥 수시로 전화하게 되더라. 

 

시나리오를 밤에 쓰는 편인가. 

원래 성격이 덤덤한 편이다. 그래서 작품 안에서 가끔 캐릭터들이 감정적 반응을 할 때, 그 수위를 조절하는 게 어렵다. ‘이 정도 선이면 될까?’하는 생각을 매번 하는데, 감정적인 측면을 잘 살려보려고 콘티나 시나리오 짤 때 밤에 맥주 갖다 놓고 할 때가 많다.(웃음)

 

연재하는 동안(2013~2017) 촛불 정국, 탄핵 등 많은 대한민국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흐름이나 변화가 작품에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나?

그런 부분들을 넣고 싶었는데 능력의 한계 때문에 못 했다. 처음 배경이 2003년이고 그 뒤로 가면서 노동제도들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그걸 넣으려다 보니까 서사에 구멍이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포기했다. 

 

<송곳>에는 특별한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갈등 구조도 다면화되어 있다. 인간의 여러 면을 동시에 완결성 있게 구현하는 데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실제 경험에 가까운 작품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하는 게 어릴 때부터 큰 고민이었다. 실제로 인간에게는 선한 면과 악한 면이 공존하지 않나. 가령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같은 히어로물을 그리는데 오형제 중 한명은 악당의 조종을 받고, 이들을 이끄는 남박사는 예산을 착복한다고 하면 이런 내부 문제를 덜어내지 않으면서 그 조직을 영웅처럼 그릴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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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최규석 작품의 목적 중 하나인가. 

정치적인 소재가 들어간 서사를 다룬 작품일수록 그게 중요하다고 본다. 노동운동에 호의적인 사람들에게 <송곳>을 보여주는 건 무척 쉽다. 대충 그려도 ‘우리 얘기’라고 생각하고 지지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가 보는 작품이라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세계를 그려야 한다. 

 

그동안의 작품들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데도 재밌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스로 생각하는 ‘최규석’ 만화의 장점은?

‘이런 소재는 얘기가 재미없을 것 같은데 재밌네’가 아닐까 생각한다. 의외의 영역이 생각지 못한 흥미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100℃>, <송곳> 등 사회 문제를 다루는 작품들을 꾸준히 그린 이유는 무엇인가.

어릴 때는 현실을 재현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어떻게 하는 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제대로 그려내는 것인가에 대해 고심했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인 소재들이 빠질 수 없는 것 같다.

 

현실의 재현과 사회적 소재는 어떤 관계가 있나. 

그냥 보통 연애물을 하나 그린다고 하자. 어느 날 남자가 학비 벌려고 어렵게 알바를 하나 구해서 하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사고가 났다는 연락이 왔다. 당연히 뛰쳐나가서 여자친구에게 가야 하는데, 실제 이 상황에 있는 남자라면 ‘나 지금 나가면 알바 잘리겠지’라는 고민이 들지 않을까. 연애물에 갑자기 사회 문제가 들어오는 거다. 또 남자가 여자 집에 인사를 간 상황이라고 치자. 보통은 장인이 “자네 직업이 뭔가?”라고 물어보는 걸 그리는데 나는 “자네 저번 대선에 누구 찍었나?”라고 물어보는 컷에 끌린다.(웃음) 독자 입장에서 다른 작품을 볼 때도 이런 부분을 솜씨 좋게 건드리는 지점들에서 재미를 느낀다. 

 

외국 작품들이 그런 부분에서 보다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미국은 <심슨 가족>만 봐도 노동조합 풍자하고 환경운동가 비판하고 그러면서 만화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한국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이런 부분들이 비로소 대중문화에도 섞여 들어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사회가 담긴 작품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제 처음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나.

뭔가 딱 계기가 빡 있었던 건 아니었다. 대학 졸업할 때 그림 좀 그리는 친구들은 게임회사로 가고 했었는데 저는 아무 데서도 연락이 안 왔다.(웃음) 그래서 1,2년만 좋아하는 만화를 그려보자 했던 게 지금 십몇 년째 그리고 있다. 

 

무명 생활이 거의 없지 않았나. 

1년 정도 했는데 이게 돈이 안 되더라. 그런데 갑자기 <공룡 둘리의 슬픈 오마주>로 갑자기 엄청 유명해졌다. 9시 뉴스에 내 얼굴이 나오는데 통장에는 잔고 60만 원 있는 상황에서 혼란스러웠다. 경남 창원으로 내려가서 미술학원 강사를 하면서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그러다 <습지생태보고서> 연재로 고료가 또박또박 들어오면서 비로소 ‘이거 해도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웃음)

 

만화를 그만두고 싶은 순간은 없었나. 

연재할 때마다, 마감 칠 때마다 지구가 멸망했으면 좋겠다.(웃음) 이게 기본적으로 허리가 자주 아픈 직업이다. 손가락 관절염, 손목은 다반사고 저는 아직 밟아보지 못했지만 치질까지 가는 사람도 있다. 

 

그림을 안 그리거나 휴재를 할 때는 주로 무얼 하나.

연재할 때는 기사도 책도 작품과 관계된 것들만 본다. 계속 이런 것만 보면 시대에 뒤처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휴재 기간이 되면 평소에 못 보던 드라마나 책을 몰아서 보는 편이다. 드라마를 한번 시작하면 끊지를 못해서 결혼하기 전에는 미드 보다가 죽을 뻔한 적도 있다. 심장에 압박이 오는 걸 느끼면서 ‘아, 이래서 게임하다가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웃음) 요즘은 아들과도 많이 논다. 

 

작업을 위해 생활을 하나, 아니면 생활을 위해 작업을 하나. 

작업을 위해 다른 생활들을 하는 측면이 있다. 아들이랑 놀다가도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재밌다, 재밌다 하면서 메모를 하고 있다.(웃음) 애랑 놀면 평소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대사들이 많이 나오지 않나. 수시로 “아빠 잠깐만” 한다.

 

그림을 그릴 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하는 노력이 있나.

연재를 하지 않을 때는 운동을 꾸준히 했다. 작업을 하다 보면 밤샐 일이 많은데. 체력이 좋을 때 안 좋을 때 차이가 천지 차이다. 운동을 하다 보면 몸이 멋있어지는 것에도 시선이 가긴 하는데 철저히 체력관리 수준에서 멈춘다. ‘몸짱’이 되려면 평소보다 많이 먹고 운동하는데 하루에 서너 시간 써야 한다. 작품 해야 하는데 시간이 아깝다.(웃음)

 

40대 만화가가 됐다. 앞으로 어떤 만화가로 남고 싶나. 

어릴 때는 그런 게 좀 있었던 거 같다. 똑똑해 보이고 싶은 것도 있었고... 엄청 잘나거나 멋있거나 좌우지간 ‘어떤 이미지로 보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이제는 그냥 재밌고 작품을 만들고 싶다. 이게 꼭 최규석 작품이 아니어도 괜찮다. 프랑스 작가 로맹가리처럼 가명을 써서 작품을 그려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도 한다. 

 

차기작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나?

차기작은 현실 기반 판타지물을 준비하고 있다. 차기작 나오는 시점은 아무래도 송곳이 얼마나 팔리느냐에 달려있다. 책이 안 팔리면 빨리 나오지 않을까.(웃음) 아니 웃을 게 아니라 실제로 심리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통장에 돈이 별로 없으면 고민을 오래 할 수가 없다. 당분간 사회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작품은 안 하려고 한다. 

 

최규석 같은 만화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저 같은 만화가를 꿈꾸는 작가들이라면 딱히 조언을 구하는 성격은 아닐 것 같다. 아마도 조금은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분들이 아닐까.(웃음) 사회 문제를 다루는 콘텐츠는 분노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어떤 화나는 현실이 있고. 그게 작품의 동력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분노에만 집중하게 되면 사람들이 읽지를 않는다. 세상이 바뀌기 위해서는 독자가 일단 읽어야 하는데 말이다. 분노는 작품 자체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그에 비해 성실한 취재는 매우 도움이 된다.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의 적들을 인터뷰하고 왜 그들이 그렇게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경험이 작품을 더 멋지게 만들어 줄 것이다. 

 

최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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