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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1월
  • 2018.01.03
  • 84

눈 위에 그려보는
새해 계획

 

글. 정지인 여행카페 운영자 

전직 참여연대 간사. 지금은 여행카페 운영자가 되었다. 매이지 않을 만큼 조금 일하고 적게 버는 대신 자유가 많은 삶을 지향한다. 지친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여행을 꿈꾼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겨울이 오고 몇 번의 눈이 내렸다. 도시에 눈이 내리면 도로에 염화칼슘이 등장하고 출근길 걱정부터 앞선다. 그래도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하얗게 변한 창밖 풍경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난다. 마음이 포근해진다. 하얀 눈 덕분에 마음 한구석에 처박아 놓고 있던 어린아이의 맑고 솔직한 감성이 꿈틀댄다. 그래서 첫눈이 오면 가까운 사람들을 떠올리고, 유년시절이나 고향집을 그리워하나 보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어린아이 같이 순수한 마음을 잠깐이나마 들여다보게 해주는 선물이다. 눈 오는 겨울이 반가운 이유다.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 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음.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박용래 <겨울밤> 중에서 

 

눈꽃을 만나는 겨울도보 여행, 대관령옛길

이번 겨울엔 고향집같이 포근하고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설경을 만나러 겨울 여행을 떠나보자. 새해를 맞는 연말연초라 신년계획을 구상하는 데도 눈꽃은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대관령 옛길은 옛사람들이 강릉과 한양을 오가기 위해 넘어가던 고갯길이다. 삶의 흔적이 묻어있는 길은 아기자기한 풍광에 눈 쌓인 오붓한 오솔길이 예뻐 겨울에 걷기에도 그만이다. 하얀 눈밭이 새파란 겨울 하늘과 어우러져 마음을 맑게 하고 눈밭에 펼쳐진 푸른 조릿대가 싱그럽다. 길에는 눈밭 위를 수놓는 나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길에는 눈 쌓인 겨울 도보여행을 즐겁게 하는 것들이 넘쳐난다. 눈길을 걷다 보면 깨끗하고 하얀 눈 위에 무언가 쓰고 싶어질지 모른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백지 같은 눈길을 걸으며 나의 한 해는 무엇으로 채워갈까 생각해 보는 것도 겨울 여행의 의미를 더해줄 것이다.

 

대관령 옛길은 오래전 이 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어 의미가 커진다. 강릉이 고향인 신사임당이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한양으로 가기 위해 대관령을 넘었고, 김시습은 시를 남겼다. 김홍도는 그림으로 대관령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저마다의 숱한 사연을 안고 이 길을 걸었을 사람들을 떠올리며 걸어보는 내 발걸음은 시간을 뛰어넘는 남다른 기분을 전해줄 것이다. 발끝에 부딪히는 돌멩이 하나, 길옆의 소나무 한 그루에게 “너는 이 길에서 무엇을 보았니?” 묻고 싶어지는 사색의 길이다. 대관령 옛길을 걸으려면 대관령마을휴게소(구 대관령휴게소)를 찾아가면 된다. 여기서 출발해 국사성황당과 산신각을 지나 반정을 거쳐 대관령박물관까지 12km가량 옛길이 이어진다. 트레킹하기 좋은 편안한 길이다.

 

대관령3대관령옛길

대관령 옛길 ⓒ정지인

 

순백의 겨울을 닮은 국민의 숲과 자작나무숲 

대관령 옛길과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국민의 숲’도 함께 들려보기 좋다. 평창군에서 조성한 마을 숲으로 낙엽송과 전나무, 가문비나무가 걷는 내내 이어지는 싱그러운 길이다. 걷는 길도 편안해 언제가도 행복해지는 아름다운 숲길이다. 거리도 3km 정도라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겨울에는 눈 쌓인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하게 하는 전나무길이 마음을 행복하게 해준다. 길이 순하면서도 나무들이 아름다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숲길이다. 

 

그 외에도 대관령에는 겨울 눈꽃 산행지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자령,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눈을 구경하기 좋은 양떼목장이 있다. 이 모든 코스는 대관령마을휴게소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여행 동선을 짜기 좋은 것도 대관령 겨울 여행의 장점이다. 또한 여행의 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도 대관령 눈꽃여행의 매력이다. 역사와 대화하며 오붓한 눈길 트레킹을 즐기고 싶다면 대관령옛길 코스, 겨울 산행을 원한다면 선자령 코스, 가족과 함께 편안하고 쉽게 눈꽃을 즐기고 싶다면 양떼목장이나 ‘국민의 숲’을 선택하면 된다. 대관령 옛길과 ‘국민의 숲’에 대한 여행 정보는 강릉바우길 홈페이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순백의 겨울을 화사하게 만드는 자작나무숲으로 떠나는 겨울 여행도 추천할만하다. 인제 원대리의 자작나무숲은 산림청에서 조성한 자작나무 군락지로 국내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국내에는 이렇게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뤄 자라는 곳이 흔치 않아서 더 새롭다. 숲은 다른 수종의 나무들 없이 오직 자작나무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처음 자작나무숲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 밝은 느낌이 드는지 의아했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나무의 표피가 하얀색이라 그렇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보통의 나무들이 갖고 있는 짙은 색의 나무줄기가 아닌 빛나고 투명한 하얀 색이 새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것이다. 그러니 쭉쭉 뻗은 하얀 나무들이 하얀 눈 세상을 만날 때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될 것이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국도 옆 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오르막 길을 3km 정도 걸어야 자작나무 군락지에 닿는다. 

 

인제자작나무인제자작나무2

인제 자작나무 숲 ⓒ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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