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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1월
  • 2018.01.03
  • 103

올해에도 목표는
읽기와 쓰기

 

글. 박태근 알라딘 인문 MD

온라인 책방 알라딘에서 인문, 사회, 역사, 과학 분야를 맡습니다. 편집자란 언제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사람이라 믿으며, 언젠가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을 짓고 책과 출판을 연구하는 꿈을 품고 삽니다.

 

 

취미를 적는 공간이 거의 사라졌지만, 그곳에 독서를 적는 일은 더욱 드물어졌다. 그럼에도 새해가 밝으면 한 해 목표로 책 100권 읽기를 세우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역시 독서는 마음먹고 덤벼들어야 하는 일인가 싶다. 그런가 하면 읽기와 더불어 쓰기도 새해 목표로 자주 올라오는데, 일기 쓰기, 기록하기 등이 주요 내용이다. 각종 메신저와 SNS, 업무 메일 등으로 쉬지 않고 무언가를 쓰면서도 새로운 쓰기를 목표로 삼는 걸 보면, 쓰기 역시 다르게 마음을 먹고 해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충분히 읽지 못하고 책을 알리는 일에서 벗어나 속속들이 책을 읽고 말하는 상황, 책을 알리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쓰기로 약속을 하고서는 매번 약속을 어기며 담당자를 괴롭히는 죄악에서 벗어나, 제대로 읽고 쓰는 한 해를 만들어야겠다. 지금 이렇게 쓰면서도 스스로 믿지 못하고, 그리하여 어쩌면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 소망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는 핑계로 빌고 빌어 본다. 이번에야말로 이 소망들이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다. 마침 이 책들을 만났으니 말이다.

 

2018년, 당신의 첫 책으로 권합니다

100권 읽기를 목표로 세웠든 아니든, 한 해를 시작하는 첫 책을 고르는 일은 고민을 부르기 마련이다. 아직 첫 책을 결정하지 못했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는 게 어떨까 싶다. 읽기에 관한 120개의 경구를 가려 모으고, 그 문장에서 출발하거나 그 문장으로 도착하는 읽기에 관한 생각을 담은 책 『읽기의 말들』이다. 올 한 해 어떤 독서를 계획했든 적절한 길잡이가 되어 줄 책이다.

늘 쏟아지는 신간 속에서 독자에게 권할 책을 골라야만 하는 나에게 “인생은 짧다. 이 책을 읽으면 저 책은 읽을 수가 없다.”는 존 러스킨의 말은 깊은 위로가 되고, 그렇게 소개한 책에 공감하며 소통하게 되는 독자를 떠올리면 “책을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놀라울 정도로 특이한 비밀결사를 구성한다.”는 파스칼 키냐르의 통찰이 기쁨을 더한다.

 

2018년의 독서를 시작하는 마음이 어떤 독서를 기대하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이 책에 담긴 ‘읽기의 말들’중에서 맞춤한 방향을 확인하고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유익을 캐내기 위해 책장을 넘긴다면 평생 읽는 책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고, 책을 읽는 내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며 무용지용(無用之用)의 책읽기를 말하지만, 이 책만은 예외로 두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2018년의 첫 책이니 말이다. 

 

읽기의말들

● 읽기의 말들_이 땅 위의 모든 읽기에 관하여 / 박총 지음 / 유유 

 

한 해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

읽기에 이어 쓰기다. 글을 쓰는 일을 생각하면 읽기만큼 쉬운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쓰기는 고통이고 고난이고 고뇌이고 고독이고, 그렇다. 그렇기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첫 문장만 누군가 써준다면 이어지는 글은 무엇이든 쓸 수 있겠다며, 어차피 벌어지지 않을 일을 핑계로 미루고 또 미루는지도 모르겠다. 아뿔싸, 그런데 첫 문장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작가 김중혁은 “처음에 쓴다고 첫 문장이 되는 건” 아니라며 “글을 다 쓰고 나서 첫 문장을 다시 바라보세요. 처음에 썼던 첫 문장답지 않아 보일 겁니다. 첫 문장에 처음에 쓰는 문장이 아니라 모든 글을 다 쓰고 나서 제일 앞에 두는 문장입니다.”라고 말했으니, 나는 서둘러 이 글의 첫 문장을 다시 살펴본다. 글을 다 쓰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소설과 에세이에 그림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창작의 온 영역을 항해하는 작가 김중혁이 밝히는 창작의 비밀 『무엇이든 쓰게 된다』를 2018년을 시작하는 두 번째 책으로 권하는 이유가 있다. 이 책이 책의 제목은 주문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 당신은, 무엇이든 쓰게 된다.”, “이 책을 다 읽은 사람이 무엇이든 쓰게 되었으면 좋겠다.”, “다 읽지 않더라도 갑자기 책을 덮고는 무엇이든 쓰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응원과 격려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끝을 맺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서로서로 천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나도 당신도 천재는 아니다. 천재 같은 것은 어쩌면 없을지도 모른다. 아마 우리가 만든 창작물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지 못할 것이다.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조차 놀라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떤가. 우리는 만드는 사람이고, 창작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세상의 어느 조직보다도 끈끈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지금 무엇인가를 만들기로 작정한, 창작의 세계로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당신을 존중한다. 하찮다고 느껴지는 걸 만들었더라도, 생각과는 달리 어이없는 작품이 나왔더라도, 맞춤법이 몇 번 틀렸더라도, 그림 속 사물들의 비율이 엉망진창이더라도, 노래의 멜로디가 이상하더라도, 나는 그 결과물을 사랑한 준비가 되어 있다. 건투를 빈다.” 

 

이런 마음으로 2018년을 시작하고 이런 마음으로 끝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새해 당신의 계획이 읽기이든 쓰기이든 그 무엇이든 상관없겠다. 진심으로 건투를 빈다. 

 

무엇이든쓰게된다

● 무엇이든 쓰게 된다_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 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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