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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참여사회    since 1995

  • 2019년 12월
  • 2019.11.28
  • 494

그럼에도 올해의 책
각자의 그리고 모두의

 

연말이 되면 모든 분야에서 한 해를 정리하는 기획이 줄을 잇는다. 출판계도 예외는 아니라 각 언론사와 서점사별로 올해의 책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때로는 독자와 함께 올해의 책을 투표로 선정하기도 하는 터라 굳이 이 지면에서 올해의 책을 따로 정리하여 전한 적은 없었다. 새해가 된다고 새로운 계획이나 목표를 세우지 않으니 한 해가 저물어갈 때 따로 돌아보고 가늠해볼 기준도 없기 때문에 한 해를 기준으로 그해의 최고나 최선을 뽑는 일에 심드렁한 탓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돌아보는 일보다 지금 벌어지는 일과 나아갈 방향을 책으로 전하는 일이 시급하다 생각한 이유도 중요했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굳이 올해의 책을 소개해보려 한다. 올해의 책을 고르거나 뽑는 기준은 천차만별이다. 각자 꼽는다면 책이 언제 나왔든 올해 내가 직접 읽은 책 가운데 고르는 게 온당할 테고, 이보다 개인적인 방식을 생각해본다면 올해 가장 많이 사서 선물한 책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나의 경우라면 동물 살처분 매몰지를 돌아보며 모른 척 지나온 생명의 무게와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문선희 작가의 『묻다』를 올해 읽은 책 가운데 올해의 책으로, 가장 많은 이에게 선물한 책으로는 0세부터 100세까지 각 나이에 얽힌 경험과 감상을 담아 누구에게 전해도 마음에 닿을 한 장면이 담긴  『100 인생 그림책』을 꼽을 것이다. 그럼 이보다 보편적이고 객관적이라 할 판매량과 독자 투표로 선정한 올해의 책은 어떨지 목록을 살펴보자.

 

연간 판매량으로 본 올해의 책 TOP5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1위 여행의 이유 김영하 | 문학동네 

2위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혜민 | 수오서재

3위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 비즈니스북스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4위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 웨일북 

5위 걷는 사람 하정우 | 문학동네

 

1위와 2위는 저자의 이름에서부터 베스트셀러가 예상된 책들인데, 특히 『여행의 이유』는 지난 4월 출간되어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히 사랑받는 책이다. 단기간에 확 올라왔다가 이내 사라지는 최근의 베스트셀러 경향과 다른 모습을 보여 눈에 띈다. 3위에 오른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올해 초 습관 관련 도서들이 유난히 인기를 끌던 시기에 나와 큰 호응을 얻었다. 연말연시에 자기계발서가 호조이긴 하나 ‘습관’ 키워드는 오랜만에 주목을 받은 터라, 2020년 초 다시 한 번 습관을 노리는 책들이 고개를 들지 않을까 싶다. (물론 독자의 선택이 반복될지는 미지수다.)

『걷는 사람, 하정우』는 배우 하정우의 인기가 아니라 작가 하정우의 글, 그리고 올해 여러 방송으로도 만들어지며 새로운 일상 활동으로 자리를 잡은 ‘걷기’를 바탕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을 읽어보면 정말 당장 걷고 싶은, 그리고 걸으면 정말 많은 고민과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기분을 받게 된다. 고개만 끄덕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움직이게 만든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성공이라 평할 만하다.

 

독자 투표로 본 올해의 책 TOP5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1위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김유라  |위즈덤하우스

2위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6 백종원 | 서울문화사

3위 여행의 이유 김영하 | 문학동네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4위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 웨일북 

5위 룬의 아이들 – 블러디드1 전민희 | 엘릭시르 

 

독자 투표와 판매량이 비슷할 거라 예상할 수 있지만, 실제 결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독자 투표는 판매량보다 적극적인 독자의 의사가 반영된 지표로, 물론 저자에 대한 팬심이 반영되는 면도 있으나 책을 읽고 나서 만족도가 높지 않으면 많은 표를 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런 점을 극대화하고자 어떤 해에는 직접 구매한 책에만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방식을 바꾼 적도 있었다.(위 결과는 최종 확정 순위는 아니지만 투표가 어느 정도 진행된 터라 큰 변화는 없을 거라 예상한다.)

 

앞서 살펴본 판매량 순위와 다른 부분은 1, 2, 5위인데, 1위와 2위는 모두 인물이 중심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박막례와 백종원 둘 다 100만 팔로워를 확보한 유튜버로 활약한다는 점도 공통점이라 하겠다. 두 인물 모두 각자의 매력뿐 아니라 그런 매력이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이 변화하도록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눈여겨봐야겠다. 

 

5위 역시 주목할 도서인데 『룬의 아이들』 시리즈는 국내에서만 16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일본에서는 가장 많이 팔린 한국 소설로 기록되고 있다. 판타지 문학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접점이 없는 이들에게는 그만큼 알려지지 못했으니, 독자 투표의 결과는 해당 분야 독자들의 지지와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 그동안 이 지면에서 올해의 책을 따로 정리해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돌아본 올해의 책이 어떻게 전해질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그럼에도 내가 미처 알지 못한 책 한 권, 나도 읽어보았는데 다른 이들도 마음에 담은 책 한 권을 다시금 반갑게 마주할 수 있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나부터도  『걷는 사람, 하정우』는 다시 한 번,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6』는 이제라도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니 말이다. 물론 앞서 꼽은 나의 올해의 책 『묻다』와 『100 인생 그림책』이 더욱 많은 이들을 만나 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욕심도 크게 부려본다. 


글. 박태근 알라딘 MD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온라인서점 알라딘에서 인문MD로 일했습니다.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 연구원으로 출판계에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며, 여러 매체에서 책을 소개하는 목소리를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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