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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참여사회    since 1995

  • 2019년 12월
  • 2019.11.28
  • 581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하루가 멀게 수많은 이슈들이 제기되는 한국. 그러나 '조국 사태'같은 블랙홀 이슈가 생기면, 다른 이슈들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2019년 블랙홀 이슈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한 이슈들에는 어떤 것을이 있을까? '이슈에 가려진 이슈'를 짚어보자. 

 

가려진 이슈 ➊ 양승태 사법농단 재판 그 후

국정농단, 그리고 사법농단도 있었다

글. 김희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 

 

 

2017년 3월, 한 판사가 법원행정처로 발령 난 지 며칠 만에 사직서를 제출한 일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어 판사 뒷조사 파일이 있다는 말이 돌았다. 그것이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법농단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서막이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사법농단 사태에 책임지는 이는 아직도! 누구도! 없는 상황이다. 

 

과거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사법부는 일반적인 사건의 3심을 담당하는 ‘상고법원’의 신설을 도모했는데, 이를 위해 청와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청와대의 입맛에 맞는 결론을 내리도록 개별 재판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판사들을 사찰하고 ‘물의 야기 법관’이라고 낙인찍었으며, 국회의원들 성향을 분석하고, 청와대가 부담스러워할 판결을 한 법관에 대해 징계를 시도했다. 상고법원을 반대하는 변호사 단체를 못마땅하게 여겨 다양한 방식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사법부 위신의 실추가 사법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한 듯 법관들의 비위를 축소·은폐한 정황, 사법부 내 운영비를 불법 편성 및 집행했다는 의혹까지 드러났다.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대법원의 1~3차 ‘셀프조사’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 기소에 이르기까지 2년이 걸렸다. 겨우 재판이 시작됐지만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 피의자가 된 재판에서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공소장 일본주의’ 같은 재판 절차와 형식에 대한 공방이 지난하게 이어졌다. 그들이 법관이던 시절엔 사문화되다시피 했던 피고인의 권리가, 그들이 피고인이 되자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사법농단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TF는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5월부터 시민방청단을 모집해 시민들과 매달 양승태 사법농단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 사법농단 재판은 법률지식을 겨루는 장이 아니라, 시민들 앞에서 사법농단의 진상을 확인하고 그 책임을 묻는 자리여야 하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사법농단에 가담한 법관들의 탄핵을 국회에 촉구하고 사법농단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도 촉구했다. 또한 사법농단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현재의 관료적 사법행정구조를 타파하고 사법행정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할 실질적 권한을 가진 사법행정위원회의 설치ㆍ법원행정처 탈판사화 및 명문화ㆍ고등부장 제도 전면 폐지 등 3대 개혁과제를 제안하고 국회에 관련 법 처리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중 그 어느 것 하나도 국회에서 처리는커녕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디게 진행되는 재판, 손 놓고 있는 국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법농단 사태로 인해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침해당하고 있다. 신의 장난인지, 사법농단 문건을 공개하라며 참여연대가 낸 행정소송 2심을 맡은 판사가 사법농단에 연관된 판사라는 게 밝혀진 바 있다. 혹자는 1심 판결이 나오는 데에 3년이 걸릴 거라고 말한다. 

 

‘판사 뒷조사 파일’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선 덕에 ‘사법농단’이라는 빙산이 드러날 수 있었듯, 시민들의 꾸준한 재판 방청과 관심만이 사법농단 책임자 처벌을 끌어낼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대법원 판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지만, 사법농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시민들이 든든한 지원군으로 함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양승태

 

사법농단 재판방청단 12월 집중방청 및 이탄희 변호사 특강 [신청하기 / 자세히 보러가기]

편집위원 한 줄 참견

김상미 얼렁뚱땅 덮고 넘기려 하면 사법제도 그 자체가 탄핵당할 수도 있음을 명심하시길

이창호 ‘법꾸라지’ 소리 듣지 않으려면 있는 그대로 진실을 고백하고 법의 심판을 받으세요

황미정 2019 0ECD 사법신뢰도 보고서 37개국 중 꼴찌, 그런데도 모든 이슈는 결국 법원으로… 공직자의 기본은 공사구분, 사법신뢰의 시작은 사법농단 재판입니다. 법대로 합시다!

 

 

 

2019 '가려진 이슈' 사이로 

1. 국정농단, 그리고 사법농단도 있었다 / 김희순

2. 잊혀진 제주 예멘 난민, 그들의 행방을 찾아서 / 이일

3. ‘힙지로’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 현욱

4. 유기동물 안락사에 대한 어느 수의사의 제언 / 강민형

5. 봉인된 차별금지법, 일상에서 멀어지는 평등 / 미류

6. ‘역대급’ 군비 증강, 남북관계 어디로 가고 있나 / 황수영

7. 일본 방사능은 걱정, 한국 핵발전소는 침묵?/ 강언주

8 ‘이게 나라냐’고 물었지만 안전한 대한민국은 언제 오는가 / 장동엽

9. 데이터3법 ‘가명처리’ 하듯 국민 눈 가릴 텐가 / 희우

10. 90년생이 왜 ‘오나’?청년은 항상 거기 있었다  / 조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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