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4년 02월 2004-02-01   936

시민발언 내가 바라는 국회의원

내가 사는 작은 지역에도 4월 총선에 대비하는 거센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2명 선출하는데, 그의 열 배가 넘는 20여명의 후보가 등록 할 것으로 보이니, 공천 과정에서부터 그 열기가 미루어 짐작이 간다.

포럼, 연구소, 센터 등의 이름으로 사무실을 개소하며 출마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평소에 안면이 있어 꼭 참석해 줄 것을 부탁 받고선 고민이 된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어느 한 후보에게 드러 내놓고 지지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또 다른 후보에겐 적으로 비쳐 질 수 있기에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어려운 정황에도 불구하고 참석하게 되었다.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며 두 손 높이 드는 후보자의 모습에 박수로 답례한다. 지역에서 봉사하겠다고 결의하는데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러나 금배지를 달기만 하면 변해 버리는 정치인들을 생각하니 그 기쁨도 잠시였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며 열심히 일하겠다던 수많은 당선자들은 의정활동은커녕 당권을 위해 제 목소리를 키우고, 국회의원의 소신과 본분을 잊고 당리당략만을 챙기는 사이에 정작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민생관련 법안들은 휴지통으로 들어가는 일이 다반사다. 지금의 모습을 보라! 정경유착과 각종 부조리에 쇠고랑 차느라 바쁘지 않은가.

또 TV토론회에 나오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다. 수백억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아 특권을 누렸으면서도 당당하지 않은가. TV를 보면서 손에 든 리모콘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한두번 느꼈던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지 생각해보자. 반개혁, 부패정치인의 완전한 퇴출을 원한다면 그런 후보를 찍지 않으면 된다. TV뉴스에 보이는 국회의원 보기 싫다고 욕하며 채널 돌리지 말고 우리 입맛에 맞는 깨끗한 후보,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후보를 잘 봐두었다가 찍으면 되는 것이다. 이후에는 내가 뽑은 당선자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4년 동안 의정활동을 함께 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내가 바라는 국회의원의 모습은 바로 내가 실천해야 할 모습일 수도 있다. 후보자들이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가 후보자들을 도와야 한다. 사소하게는 청첩장 보내지 말고, 각종 모임 때 식사 값 등을 기대하지도 말고, 소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후보자를 위해 자원 봉사하며 도와주는 것이 우리 스스로가 보여줘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누구인가? 이 나라의 ‘국민’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세상을 조금씩 바꿔 나가는 데 함께 한다는 긍지를 갖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은주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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