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7년 02월 2007-02-01   835

시민운동의 현재와 미래 강연

불확실한 미래에 좌우되지 말자

사실 참여연대는 고등학교 때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고, 직접 참여해보고도 싶었지만 대학입시에 허덕이던 때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하면 제대로 참여해보자고 벼르고 있었고, 대학에 입학한 후 참여연대에 가입했다. 하지만 내 ‘참여’란 거기까지여서, 회비를 내고 소식지를 받아보는 것이 전부였다. 낯선 곳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시민운동 현장체험’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마침 이런 프로그램을 갈구(?)하고 있던 나는 냉큼 신청했고, 1월 9일 프로그램 첫날 김기식 사무처장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강연이 끝날 무렵엔 갑자기 들어온 대량의 지식을 주체하지 못하고 머리가 어찔할 정도였다. 몰랐던 사실,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 혹은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의견, 그것이 전부였지만 나에겐 모두 다 새롭고 인상 깊었다.

주제가 시민운동의 현재와 미래인 만큼, 시민운동의 과거에서부터 현재와 미래까지 한 번에 훑었다. 시민운동의 과거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경로로 알고는 있었지만, 88년생인 나는 운동을 직접해온 사람에게 들으니 무척 새로웠다. 현재 제기되는 운동위기론에 대해서는 나도 평소에 느끼고 있었던 문제라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사무처장님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며, 시민운동이 발전했기 때문에 겪어야만 하는 변화의 과정이라고 설명하셨다. 긍정적이면서도, 수긍이 가는 해석이었다.

솔직히 가장 흥미로웠고, 많은 것을 느낀 부분은 시민운동의 미래를 언급하면서 사무처장님이 말하셨던 것들이었다. 그중 하나가 시민운동의 기본정신이었다. 기본정신이라니까 뭔가 거창하게 들리는데, 말 그대로 시민운동을 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생각이다. 사무처장님은 그것이 ‘따지는 것’이라고 말하셨는데, 따지는 것이 당연하고 자신의 권리침해에 대해서는 당연히 소송청구를 해서라도 권리를 지켜야 한다고 하셨다. 따지는 것은 기본적인 자세이고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우리 대부분이 가지지 못한 것이라고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필요하고 가장 가지기 쉬운 자세가 아닌가 한다.

또 하나는 시민운동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여기신 점이었는데, 87년 이후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민주화의 진전이 이루어진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그 점에서는 한국인들이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한국의 시민운동 역시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런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전망이, 불확실한 미래로 방황하는 나 같은 20대에게 가장 와 닿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개인의 좌우명 비슷한 것도 말했는데, “미래의 불확실성에 현실이 좌우되도록 두지 않는다.”라며, 도전적이고 용기 있는 자세를 당부했다. 확실히 시민운동체험 프로그램에서 청년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었다.

두 시간 남짓한 강연이었지만, 시민운동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와 시민운동에 대한 희망도 찾을 수 있었고, 더불어 나 자신이 살아갈 자세와 앞으로의 길도 볼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이 강연을 비롯한 참여연대 시민운동 현장체험 하나만으로도 나의 겨울방학은 충분히 의미 있다고 믿는다.

김우중 참여연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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