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인의 일과
다른 사람들은 어떤 하루를 보낼까? 얼마만큼 일하고, 얼마만큼 쉴까?
박은정
30대 후반, 90년대 중반 학번, 여성.
13년 중 아이를 낳고 기른 1년을 빼고
하루도 안 쉬고 책을 만들고 팔아온
책 기획ㆍ편집자
요즘 매일 생각하는 것
하나, 이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다가 재미없게 죽어버릴 수는 없는데 이 쳇바퀴를 벗어나면 먹고 살기가 난해하다. 이 차이를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
둘, 올해 초등학생이 된 딸아이에게 만 3년 동안 모유 수유를 한 막강 모성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먹고 살기와 사회적 성공(?)에 밀려 딸아이가 고대하는 동생을 못 낳아주고 있다. 난 둘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회사가 먼저인지 둘째가 먼저인지 고민된다.
셋, 집이란 의식주를 해결하면 되는 곳이라는 생각이 깨지고 있다. 인테리어에 신경 쓸수록 가족들이 좋아하는 게 보인다.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게 이런 걸까?
박정진
30대 중반, 남성,
회사에서 디자인 일을 하고 참여연대에서도 때때로 디자인을 합니다.
나란 사람?
일단 수다스럽다. 무슨 침묵 공포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람을 만나는 일이 있으면 지속적으로 주제를 만들어가며 말을 한다. 어릴 적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내일 죽을지도 모르니 오늘 다 말하고 죽으리란 수준으로 말이 많아진다. 이 정도 얘기하면 사교성도 좋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격이라고 짐작할지 모르나 생각해보면 또 집에서 머물고 혼자 조용히 있는 편을 더 선호한다. 마치 말하는 저주에 걸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아니면 단순히 또 다른 수다를 떨기 위해 재충전하는 것은 아닐까?
이병일
31세, 남성. 석사 하려다가
학자금대출에 서울 주거 및 생활비의
압박에 3학기 만에 그만두고 노동시간 폭발하는 논술 강사로 전업. 이후 매월 빚잔치를 한다. 내 통장은 임금이 대출상환으로 갈아타는 환승 정류장.
미래의 소득을 당겨쓴 대가를 이제야
치르고 있다지만 나 놀겠다고 대출 받은 것도 아니고 죄다 학자금 대출인데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 어쨌거나
대출님의 이번 달 치 준엄한 심판도 끝. 다음 달엔 살살 해주세요, 대출님 ㅠㅠ
나의 일과는
분명히 놀지는 않았고 열심히
했는데, 일은 끝도 없다.
오늘도 밤새야 한다. 만날
늦게 퇴근해서 약속 잡기
힘들고, 주말이 젤 바빠서
결혼식 못가고, 명절에도
일하는 걸 당연히 여기는
학원가 분위기 때문에 인간관계 모조리 박살나는 전국의 학원 강사들은 페이스북에 사례금 줘야 한다.
주 6일 출근, 55~67시간 노동. 업무 시간이랑 쉬는 시간이 명확히 구분이 안된다. 신자유주의가 말하는 소위 자율적ㆍ주체적 노동자의 삶, 끊임없이 자기계발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삶이 다 이런 식이 아닐까 싶군요.
김윤나
고3이니까 공부를 해야할 것 같아서
학원도 다니고 과외도 받고 독서실도
다니지만 정작 공부는 별로 안하는
수도권 평준화 지역의 인문계
고등학교 고3 여학생.
하루에 너댓시간 자면서 공부하는 게
고3 표준인 양 얘기하지만, 내 주변엔
그런 애들 없다. 강남 애들은 그러나?
요즘 생각하는 것
*뭐 먹을까, 뭐 입을까.
*1학기 수시로 대학 가고
*공부 그만하고 싶은데
*내신은 별로다. 뭐 방법이 없읕까.
*되고싶은 게 없다. 대학, 과는 성적 맞는 선에서 최대한 좋은 데로 아무데나 가야지. 이것은
슬프지만 현실.
*어쨌든 대학교 졸업하면 김윤나에게 공부는 없다.
*고3인데 썸남이 들이댄다. 함 만나줄까, 말까.
*쟤는 왜 저럴까 (학교에 그런 애들이 많다. 우리 반에 멀쩡한 사람은 내 친구랑 나 둘 뿐인 것
같다.)
*지난 겨울에 수술한 쌍꺼풀이 아직 완전 자연스럽지 않다. 대학 가기 전엔 티 안 나게 되겠지.
*살이 조금 빠졌으면 좋겠다. (마른 편이긴 한데, 쫌 더.)
이한철
40대 남성
싱어송라이터, 댄서블한 펑크부터
오거닉한 포크까지 해피사운드를
지향하는 레이블 튜브앰프뮤직
대표이자 프로듀서
춘천 KBS <이한철의 올댓뮤직> 진행자.
참여사회 인터뷰가 있었던 6월 26일의 고민은
*이번 단독공연 결과는?
이한철 <작은방> 앨범 발매기념 콘서트 <Both Side of 이한철>이 7월 7일 7시 30분!
*오늘 인터뷰의 결과는 어떨까요
인터뷰어 황지희의 진단에 따르면, “이한철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한철의 삶의 방식과 이한철의 음악을 계속 응원하고 싶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비가 올까요
6월 서울 평균 기온은 24.1도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였다. 가물기가 오랜 끝에 6월 29일, 해서解暑와 해갈解渴의 비가 내렸다.
직업의 특성 상 매일의 일과가 다른 편. 크게 평소와 공연 있는 날로 나누었지만, 수만 가지 일과의 가능성이 있음.
서예은
서예은 어린이가 그려 보낸 일과표입니다. 본래 보라색의 환상적인 꿈나라를 비롯한 컬러풀 일과표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서예은 어린이가 정말 싫어하는 ‘받쓰’ 는 받아쓰기를 말합니다. 학교가는 날 일과의 꿈나라에 가기 이전 3시간은 ‘아빠랑 놀기’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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