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미분류 2015-04-15   539

[후기] 故 허세욱 회원님 8주기 추모식에 다녀왔습니다.

 

4월 12일(일) 고 허세욱 회원님의 8주기 추모제에 다녀왔습니다.

 

20150412_허세욱열사8주기추모식 (1)

 

참여연대 다섯 분의 명예회원 중 한 분이신 고 허세욱 회원님은

스스로가 생계가 어려운 택시노동자로 살면서도 누구보다 나눔을 실천하고,

그 누구보다 동지를 걱정하는 진정 ‘사람을 사랑하고 실천하는 노동자’였습니다.

참여연대 뿐만이 아니라 민주노조, 진보정당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2007년 한미FTA 반대운동에 자신의 모든 삶과 투쟁을 바치고 우리 곁을 떠나신지 어느 덧 8년이 되었습니다.

 

20150412_허세욱열사8주기추모식 (2)

 

‘민족민주노동열사허세욱정신계승사업회’에서는 올해 6회째 장학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올해는 특별히 참여연대의 추천을 받은 전서윤 친구가 허세욱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으로 거리에서의 배움을 위해 참여연대와 세월호 광화문 농성장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 활동가입니다.

 

‘또래들처럼 놀고 싶은 16세 소녀, 머리를 삭발했습니다.’

서윤이의 편지 >>  https://www.peoplepower21.org/PSPD/1252743

 

아울러 올해도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추모사와 자료집을 더합니다.

 

 

故 허세욱 회원님, 

 

지난 해 참여연대가 스무 살이 되었습니다. 

우리 회원들이 잊지 말아야 할 명예로운 회원을 선정했어요.

허세욱 선생님과 박상표 선생님을 포함해 다섯 분입니다.

 

명예회원패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선생님은 행동하는 노동자였고 가슴 따뜻한 시민이었습니다.

 박봉을 쪼개 여러 사회단체를 후원하셨고, 

 실천의 현장 어디든 가장 먼저 달려와 

 대열의 맨 뒷자리를 지키셨습니다.”   

 

故 허세욱 회원님 

 

작년, 당신의 7주기 추도식을 가진 후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어요.

대부분이 안산 단원고 학생인 승객 304명이 숨졌습니다. 

9명은 아직까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국가안보를 위해 1년에 35조원의 세금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이  

온 국민이 티브이로 생중계되는 참사 현장에서  

단 한명의 국민들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처음에는 전원구조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나중에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구조하고 보고했지요.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왜 단순한 사고가 참사로 뒤바뀌게 되었는지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온 몸을 던져 막고자 했던 민영화와 규제완화,

이윤을 생명보다 더 앞세우고, 돈으로 인간성을 모독하는 

거꾸로 선 부패한 체제가 만들어낸 참사임에 틀림없습니다.

 

故 허세욱 회원님

 

평범한 노동자로 시민으로 살아오던 세월호 가족들은

이제 예전의 당신처럼 거리의 투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세월호 특별법 서명을 받으러 나가서도 말 한마디 못하던 이들이

진실을 위해, 사람 목숨이 돈보다 존중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머리띠를 두르고 삭발을 하고, 단식을 하고

전국을 다니며 연대를 호소하고 있어요. 

 

그런데, 세상은 어쩌면 이렇게 모질까요? 

세월호 가족들 앞에서 ‘시체장사 그만하라’고 모욕하고, 

심지어 단식농성장 앞에서 피자파티를 여는 무리들이 있습니다. 

 

가족들은 보상보다 진상규명이 먼저라고,

제발 내 가족들이 왜 그렇게 죽어가야 했는지 알고 싶다고 절규하고 있는데,

정부는 그 앞에 돈을 흔들면서 진상규명을 포기하라고, 

가족들을 능욕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故 허세욱 회원님

 

어떤 권력도 어떤 탐욕도 가난한 당신을 끝내 굴복시키거나 좌절시킬 수 없었습니다. 

세월호 가족들도 이제 당신이 걸었던 진실과 정의의 길,

인간성의 길, 생명과 존엄을 살리는 연대의 길을 찾아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고장 난 체제가 강요하는 대로 가만히 있지만은 않겠다는 시민들의 다짐과 행동도 점점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탐욕과 권력이 더 이상 모욕할 수도 파괴할 수도 없는 참인간의 세상을 향해,  

거짓이 참을 핍박하고, 어둠이 빛을 밀어내는 이 거꾸로 된 세상을 바꿔

처벌받아야 할 자들이 처벌받고, 상처입은 이들이 비로소 치유받는 온전한 진실과 정의의 세상을 향해, 당신과 함께, 당신의 이름으로 쉼없이 굽이쳐 가게 하소서 

 

2015. 4. 11 

참여연대 사무처장 이태호 상향(上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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