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2-02-16   2656

[9기 인턴후기] 거리의 중심에서 ‘탈핵’을 외치다

12월 27일부터 2월 9일까지 20명의 20대들이 참여연대에서 “행동하니까 청춘이다”라는 이름으로 9번째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시민사회에 대한 교육 및 체험을 통해 느낀 소감을 여러차례에 걸쳐 후기를 올립니다.

 

 

거리의 중심에서 ‘탈핵’을 외치다

 

9기 인턴 김연주

 

처음에는 ‘인권’과 관련된 직접행동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권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다양한 접근 소재들이 많아 의견을 취합하는데 어려웠다. 예를 들면 학생인권과 성소수자인권만 비교해보더라도 그 접근 방향, 대상이 다양해질 수 있다. 물론 인권의 근본적인 목적(모든 인간에게 주어지는 동등한 권리)은 같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고민 끝에 다른 주제로 바꿔보기로 하였다. 그 과정 중 청년아카데미에서 김익중 선생님의 강연이 우리 팀원들 모두에게 가장 신선하고도 놀라운 내용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등학교 한국지리 시간에 원자력발전소는 깨끗하고 효율적인 발전소라고 배웠고, 각종 언론 매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팀원들 역시 원자력 발전소가 ‘최선’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강연을 듣고 원자력 발전소의 비효율성, 위험성, 대안 등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었다. 내가 학교, TV, 언론을 통해서 배우는 정보와 전혀 다른 진실이 존재한다는 공포감이 가장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팀 내에서 우리 말고도 일반 시민들에게 이 사실을 함께 알리고 대안에 대해 알리고 싶어 직접행동을 하기로 만장일치의 의견을 모았다.

우리는 원자력 발전소의 비효율성, 위험성, 대안 이 세 가지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시민들이 가장 잘못 알고 있는 정보(비효율성, 위험성, 대안)들을 질문으로 만들고 시민들이 그에 대한 객관식 답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시민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답이 정답임을 알았을 때의 충격, 반전의 효과를 주고 관심을 끌 수 있었다. 문제를 풀기 전까지는 흥미를 갖지 못하던 시민들도 답을 말해주면 기존의 알고 있던 것과 많이 달라 당황해하고 궁금해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그리고 직접 행동을 하면서 원전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알고 있는 시민은 역시 거의 없었다. 우리가 이번 뿐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행동해야하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탈핵_1.jpg

 

주제와 목적을 정하고 직접행동을 기획하는데, 처음에는 거대한 포부 때문에 쉽게 큰 틀을 짤 수 가 없었다. 수많은 시민들에게 핵발전소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올바른 진실을 알리는 것을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수준으로 완벽하게 실행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결벽증에 가까운 구상을 하려고 했다. 바로 여기서 나는 탁상공론의 한계를 체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단 한번에 시민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가 원하는 만큼 이해해주고 참여해주기를 바랬다. 실제로 면대면 했을 때 시민들의 반응, 이해할 수 있는 정도, 상황 등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다. 직접 행동을 하고나서야 비로소 직접 행동 하기 전 우리들의 무지와 오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하는 캠페인을 어떻게 하면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것인지가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가 말하는 메시지를 어떻게 시민들에게 ‘자신의 문제’로 다가가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했다.

 

이것은 모든 직접행동을 하는 팀들의 고민이었다. 하지만 ‘환경’ 이슈로 다가가는 것은 더욱 힘들고 어려운 고민이었다. 환경이슈는 생각보다 부각되지 못했었고, 언론에서도 주요 화두대상이 아니다. 그렇기에 시민들에게 체감할 수 있는 계기가 늘 없었다. 그 이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환경은 늘 공공재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자본화되지 않은 환경은 무임승차에 대한 인식이 팽배하고, 주인의식이 결여되어있다. 환경이 상품화되어 경제적인 제약으로 다가올 때야 비로소 체감한다는 현실이 안타깝고 두려웠다. 하지만 마냥 기운 빠질 일은 아니었다.

 

직접 행동을 하면서 올바른 정보와 진실을 알리고 이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주던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길에서 직접행동을 하며 만났던 시민들이 나중에 우리가 말했던 문구들 중 하나만이라도 기억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문제와 연결시킬 수 있게 될 거라고 희망을 가져본다. 그 희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시민단체이고 또 나의 지속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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