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자원활동 2012-02-16   2261

[자원활동가 인터뷰] 국제연대위원회 자원활동가 목타르

[시민참여팀] 참여연대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인터뷰 또는 자원활동 후기 형태로 연속적으로 올립니다.

 

 

“역지사지의 자세를 배우고 있어요”

– 국제연대위원회 자원활동가 목타르 아부바카르

 

작성 : 시민참여팀 인턴 신동은

 

참여연대 1층에 있는 카페통인에 목타르가 나타나면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가 나타나면 큰 키에 한번 쳐다보게 되고, 말을 하면 놀란 눈으로 다시 한 번 쳐다본다. 쳐다본 사람 누구든 그를 보고 “한국말 정말 잘하네”라며 다들 한마디씩 한다. 대화를 하다보면 한국어 구사수준이 한국인보다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7개 국어를 할 줄 안다. 최근에는 일본어를 독학으로 공부하고 있기도 하다. 언어에 대한 관심이 큰 그는, 참여연대 사람들의 입에 항상 오르내리는 유명인사 중 하나다. 

그는 한국에 관심이 많다. 처음에는 학부때 공부한 ‘개발’이라는 주제 때문에 한국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을 정당화 할 수 있는지, 또한 박정희 시대의 유산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공부했다. 이런 문제들을 계기로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네번정도 한국에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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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교육 2년 프로그램 중 마지막 학기를 이수 할 예정이다. 1년은 하와이에서 한국 역사와 근현대사를 포괄적으로 배우고, 한국에서 2학년을 이수하고 있다. “1학년 때 한국 역사를 배우면서 내가 봐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는 목타르는 좀더 대안적인 견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찾은 견해들 중에 하나가 참여연대 평화팀에서 내놓은 이슈리포트였다. 괜찮은 의견이라 생각했고 그 계기로 참여연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에 석사과정을 밟으러 오게 되면서 참여연대 자원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 개강일인 9월보다 4개월 일찍 오게 된 목타르는 좀 더 사회의 다른 측면을 보고 싶었다고 한다.

“넓은 의미에서 나의 인생, 좁은 의미에서 한국사회를 경험해보고 싶었다”는 이유로 참여연대 자원활동을 선택했다.

그는 학기중에는 일주일에 2일, 방학인 요즘은 주5일 참여연대에 나오고 있다. 학기 중에는 학업과 자원활동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바쁘지만 그래도 참여연대에서의 일과 학교에서 쓰는 논문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참여연대에 처음 왔을 때부터 국제연대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데, 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공적개발원조)실행위원회를 위한 리서치를 하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은 PPP(Public Privite Partnership)에 대한 것이다. 소위 말하는 민관협력인데, 정부와 기업이 함께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지금 한국은 PPP의 기본적인 이론적, 정책적인 틀을 마련하는 중이다. 한국이 어떻게 하는지 감시하고 평가하는 일은 국제연대 실행위원회에서 담당하고, 그는 원조 선진국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사례를 분석하며 정책적인 성공 사례를 찾는 역할을 한다. 외국의 사례들을 보고 평가하는 일은 한국의 사례에 적용 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원조 투명성에 관련해서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

 

그에게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찾아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물어보았다. 우선, 투명성의 경우 한국은 뒤쳐져 있다. 한국은 국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항상 정부 측에서는 ‘하고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 다른 국제 사회의 평가를 의식해서 하는 것 같다고 한다. 예를 들어 OECD에서 한국의 사례를 검토하겠다고 하면 갑자기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법을 만든다. 그런 논리로 움직이는 느낌이 있다. 또 다른 느낌은 국제 협력이 어렵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무조건 잘한다고 보긴 어렵다. ODA를 시작한 지 60년, 햇수에 비해서 굉장히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명성은 물론이고, PPP같은 경우에는 국제적인 규제가 부재한 상태다. 유럽 같은 경우는 경제 위기로 인해 ODA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있다. 그렇지만 수원국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민관협력을 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

 

리서치를 하는 일은 굉장히 보람 있다. 그는 “내가 만들어낸 자료가 어떤 중요한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만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느껴진다. 일을 하다 난감한 때는 외국의 사례를 찾아도 없는 경우이다. 그 때는 사례를 대신할 수 있는 자료를 찾는다.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다른 정책적인 대안이나 국제 기구에서 내놓은 권고들이 있는지를 찾는다. 리서치를 함으로서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과 대안들이므로, 이 자료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는 이번 학기에 석사과정을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가서 취직을 준비한다. 방향은 잡기 나름이겠지만 앞으로 미국에 가서 참여연대에서 했었던 것처럼 리서치 하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그런 의미에서 참여연대에서의 자원활동이 그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국제협력부문이나 국무같은 국제 개발이나 국제 협력에 관련된 부문도 생각하고 있다. 그 일들도 역시 컨텐츠나 방식이 이곳에서 했던 일들과 매우 비슷할 것이다. 최근에 그는 부산에 세계시민포럼과 서울시민사회포럼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국제적으로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참여연대라는 단체를 넘어서 다른 곳도 어떻게 돌아갈 수 있는지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목타르는 자원활동이 ‘역지사지의 자세’라고 했다. 자원활동을 하면서 사회를 달리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에 있었을 때는 집회를 하는 사람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한국에 몇번 와서 경험했던 한국사회라고는 교실, 삼겹살 집 같은 장소였다. 지난번에는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었을 때가 2008년 5월쯤이었는데, 한참 쇠고기 촛불이 들끓을 때였다. 그때 와서 ‘저 사람들은 뭐지, 이상하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똑같은 장소, 같은 곳을 가더라도 시선이 바뀐다. 그 사람들 입장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역지사지의 자세’를 배우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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