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참여행사 2012-10-19   3118

[카페전시회] 귀여운 독재자들 by LEE HA

 

귀여운 독재자들
by LEE HA

 

 

전시제목  귀여운 독재자들 by LEE HA

전시기간  2012. 10.19 – 11. 2 (관람시간 평일 10:00-18:00)

전시장소 복합문화예술공간 카페통인(참여연대 1층)

 

 

기획의도
참여연대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침해하고 있는 사항에 개선 활동을 벌여오고 있습니다.
이하 작가는 올해 전두환 전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풍자그림을 서울, 부산 등지에서 붙이다가 경찰에 체포되어 기소 중입니다.  예술 작품의 표현의 자유마저 허용하지 않는 이하 작가의 사례를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귀여운 독재들 by LEE HA’전을 마련하였습니다. 

 

작가소개
이하(LEE HA)작가는 신문사에서 시사만화가와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활동하다 영화를 배우러 미국에 유학을 떠났으나 중도 포기하고 미술작업을 시작하였다.
현재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작품발표를 하고 있다.
차우세스쿠의 통치하에서 망명한 루마니아 아줌마와의 만남을 계기로 사회성이 강한 작품을 만들어 발표하고 있다. 이명박, 전두환, 박근혜 벽보 부착사건으로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작가 이력
1995 경희대학교 미술교육과 2004 경희대 대학원 미대 졸업
1997 – 2003 시사만화가와 애니메이션 감독(한겨레신문, 오마이뉴스)
2004 – 2007 애니메이션 대학강사 활동(경희대, 동아방송대)
2011 SB D gallery(NY) 개인전
2011 LA Purse Art Fair 참여(with Dean Project Gallery in NY)
2012 나꼼수 벙커1, 광주문화재단 개인전
Art Scene Today(NY,2등), AHL Foundation(NY,4등), 1분 영상제(우수상,서울),
삼성 디지털 창작제 특별상, 등등에서 수상
 

작가 발언

예술가는 그 누구보다 과감한 사회발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뭔가를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뭔가는 작품뿐이 아니라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도전도 포함된다.
피카소, 앤디워홀, 마르셀 뒤샹은 새로운 작품을 만든 게 아니라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었다.
새로운 시스템에 도전할 땐, 필시 탄압과 비난을 받게 된다.
기존의 관념과 관습으로는 새로움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움을 창조하는 예술가는 역사적으로 축복받은 존재이다.
적어도 대중들 보다는 앞서서 현실을 볼 줄 알고 현실에 대한 발언을 하기 때문이다.
 
꼭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해야 예술가가 아니다.
거리청소를 하든 사무원이든 영업직이든 학생이든 그 모든 이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현실의 문제를 찾고 새로운 현실에 과감한 이야기를 한다면 그들이 바로 예술가들이다.
이 세상에 더 많은 예술가들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미술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사회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인간관계에서의 상처는 치유받을 수 있지만, 사회로부터 받는 상처는 치유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대 탐욕스런 권력자들 때문에 극심한 사회적 상처를 받는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에게 순간적인 카타르시스라도 좋으니, 그 정치적 피로감을 풀어드리고자 예술가로서 길거리에 풍자 그림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계속 진행 할 것이다.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 이하 작가를 통해 본 표현의 자유

 

박주민 변호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집행위원)

작가 이하는 우리나라와 미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미술가이다. 그는 2012. 5. 17. 02:45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90-2 개인주택 담 벽에 29만 원짜리 수표를 들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그린 그림 총 55장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되었다. 경찰은 그의 행위가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9호(무단 광고물부착)에서 정한 광고물을 부착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이하는 6월 28일에 독사과를 들고 백설공주의 옷차림을 하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를 그린 그림을 부산 시내에 30여장 붙이는 퍼포먼스를 행했다. 이번에는 부산선거관리위원회가 나서서 그를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위반의 혐의로 고발하였다.

 

이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퍼포먼스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 “이번 퍼포먼스는 예술가의 작품 활동 가운데 한 부분이지, 정치적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팝아트는 누구나 선호하는 인물을 쉽게 표현하는 대중 예술인만큼, 유머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하였다. 그는 위 인터뷰에서 “예술가가 사회적 의식을 담아 예술 활동을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해야 되는 것이며, 범죄행위가 아니다.”라고 자신의 행위가 허용되어야 이유를 설명하였다.

 

헌법 제22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예술의 자유를 명문으로 보장하고 있다. 예술의 자유는 ① 예술창작의 자유, ② 예술표현의 자유, ③ 예술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그 내용으로 한다. 예술의 자유는 예술가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이 향유하는 정신적 기본권으로서 특히 예술창작의 자유는 정신적 자유의 영역이고, 예술의 자유의 핵심적인 영역이기에 절대적으로 보호될 필요가 있다. 또한 예술의 자유는 인간의 창작활동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보장하려는 것을 핵심으로 하므로 예술표현의 자유 역시 일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하여 더욱 특별한 보장을 받는다. 예술적 집회·결사의 자유도 일반적 표현의 자유(헌법 제21조)에 대하여 특별법적 지위에 있으므로 더 두터운 보장을 받는다. 대표적인 예로「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함)도 예술에 관한 집회는 집시법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는 등의 특례규정을 두어 일반적 집회보다 더 보호하고 있다(집시법 제15조).

 

그런데 공권력은 이하의 위 두 가지 퍼포먼스에 대해 그 예술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그림에 대해서는 상업 전단지 취급을 하였고, 박근혜 후보의 그림에 대해서는 유력한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해서 예술작품이 아니라고 보았다. 이 중 전자에 대해서는 그 저급함에 혀를 차면서 넘어갈 수 있겠으나 후자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바로 이하 작가가 위와 같은 퍼포먼스를 하는 핵심적인 이유인 ‘정치와 예술의 관계 맺기’라는 아주 오랜 논쟁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이 논쟁은 예술과 외설 간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만큼이나 오래 되었다.

논쟁이 있어왔다고는 하나 많은 사람들은 정치적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사실 모든 예술은 정치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예술이 권력의 하수인으로 권력의 정당성과 권위를 홍보할 때뿐만 아니라 정치와 무관한 자연을 노래할 때도 현실 정치를 외면했다는 이유로 정치적이다. 사실 사회 속에서 살아야 하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어떻게 사회와 다른 인간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전혀 담기지 않은 증류수 같은 작품을 만들 수는 없다고 하는 것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조지오웰은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견해도 하나의 정치적 태도이다’라고 하기도 하였다.

 

이하는 바로 위와 같은 예술관을 가지고 정치와 예술의 이분이 오히려 예술을 가로막고 죽인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희생되더라도 이러한 모순을 극복하여 예술의 경계를 넓히고 자유롭게 하려는 것이다. 

 

지금 이 시기에 한 예술가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점이 마음 아프지만, 성경의 창세기를 주제로 한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그리면서 등장인물들이 나체로 그려진 것을 외설로 몰아붙이는 교황청 고위 관리들과 미켈란젤로가 벌였던 투쟁처럼, 이하 작가가 벌이는 정치와 예술의 이분법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언젠가는 예술의 외연을 넓히고, 깊이를 깊게 한 용감한 행위로 평가받을 때가 올 것이라 믿는다. 20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가 발표되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그 새로운 시도에 대해 축복하기 보다는 책 속의 일부 성애 장면 맞추어 음란성 여부만을 따졌던 것에 비추어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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