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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관계
  • 2018.12.26
  • 68

‘먼저 온 통일’은 어떻게 ‘신민’이 되었나

 

 

2018년 12월

김화순 한신대학교 통일평화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 북한을 떠났던 식량난민의 일부가 한국에 입국하면서 국내에 정착하는 탈북 주민의 수는 급증하기 시작하였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 주민들은 ‘먼저 온 통일’이라고 불려오면서 탈북 주민들과 남한주민과 어울려 사는 과정 그 자체가 일종의 ‘통일실험’이자 ‘사람의 통일’이라고 미화되었지만 그들이 겪은 현실은 아름답지도 녹록하지도 않았다. ‘먼저 온 통일’은 이제 신민(臣民)이 되도록 강요되었다. 

 

1. 국가권력과 탈북 주민, 스러진 시민적 맹아

 

한국 시민사회는 촛불혁명이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박근혜대통령을 파면하고,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과정에서 커다란 성취감과 기쁨을 누렸다. 반면에 탈북 주민들은 자신들의 ‘수령’을 비방하며 심지어 쫓아내는 남한의 시민들을 보고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나는 이 한국이 무서운 나라라고 생각했어요. 이 사람들이 너무 야비하달까…고거 남은 기일 얼마 안되는 걸 박근혜라는 여자가 나쁘긴 나쁘지만 그래도 한 나라의 원순데”

 

- 2017년 4월 15일 필자면접, 50대 남성 탈북 주민, 당세포비서 출신, 현재 생산직 노동자

 

이제까지의 탈북민 관련 저술이나 논문들은 주로 “정착의 어려움”이나 ‘한국사회 적응’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되어왔다. 이 같은 이주민 적응패러다임으로는 지난 2년간 탈북민 사회에 불어 닥친 위기와 촛불정부에 대한 탈북민의 불신과 불안감, 문재인정부가 그들을 북에 돌려보낸다는 루머와 혼란, 탈북민 사회에 존재하는 극우편향성과 신민적 정치참여를 설명하지 못한다. 오늘날 전염병처럼 탈북민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이 같은 불안증 신드롬은 분단체제가 낳은 마음의 병이다. 가해자가 아니라 귀순용사나 통일역군으로 이용당해온 피해자들이 겪는 마음의 병이라는 점에서 더욱 억울하다. 탈북 시 국가의 금지한 경계선 넘기를 통해 그들 내부에서 싹 틔웠던 ‘시민의 맹아’는 남한에서 국민 만들기 프로젝트에 의해 철저히 스러져버리고 오늘날 탈북민 사회는 혼란 상태에 빠져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에도 평양 남북정상회담, 평화체제로의 이행이 가시화되고 평화의 희망이 커질수록,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에 빠진 채 점점 작아져 가고 있다. 국가가 그들에게 만들어준 정체성인 ‘통일 역군’은 의미를 상실했으며 ‘먼저 온 통일’ 담론이 파산하였다. 그들은 이제 스스로를 남한사회의 ‘무용지물’이라고 느끼고 있어 문재인정부가 그들을 북한에 돌려보내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표류한다. 

 

이러한 현상은 매우 역설적이다. 탈북 주민은 비록 북한체제의 독재에 맞서 드러내고 투쟁하지는 않았지만 독재체제를 거부하고 자유 혹은 새로운 삶을 찾아 국가가 금한 경계선을 넘어 탈복했던 사람이 아니던가. 한 탈북 주민은 말한다. 국가가 정한 경계를 넘어서는 그 순간 그들의 내부에서 ‘시민의 맹아’ 가 싹텄다. 이러한 말이 무색하게도 그 후 한국에 온 탈북 주민들의 정치행보는 알려진 바와 같다. 지난 박근혜 정부시기에 탈북 주민들은 극우적 성향의 정치집회에 조직적으로 참여하는 일이 더 잦아지게 되었고, 세월호처럼 일반 시민들의 깊은 공감과 지지를 받아온 사안에도 일부 탈북 주민은 정반대편의 대열에 앞장서면서 한국 시민사회와 대척점에 놓이게 이르렀다. 문제는 이러한 탈북 주민집단의 정치적 행보가 그들 스스로의 판단에 의한 자발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한국내의 정치적 커넥션에 의해 움직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탈북 주민들은 세월호 반대집회의 경우에는 5개월 동안 39회에 걸쳐 연인원 1,259명이 동원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위동원 시 탈북 주민 1인당 2~3만원의 수당이 제공되었다. ‘탈북어버이연합’과 ‘어버이연합’의 주도권 싸움에서 ‘어버이연합-전경련-청와대를 둘러싼 이러한 뒷면의 내밀한 거래관계가 적나라하게 밝혀지게 되었다. 

 

역대 정부는 탈북 주민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였지만, 특히 2016년 들어 탈북은 아주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본격적인 탈북이주가 시작된 지난 20여 년 동안 탈북 행위는 남북한 체제경쟁에서 ‘귀순’으로 해석되어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을 증명하고, 남한 체제의 우월을 증명하는 증거로 활용되었고, 선거나 정권 위기 상황에서 국면 전환과 선거승리를 위한 효과적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2016년 4월 총선직전, 12명 북한음식점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의 경우 이례적으로 통일부가 공개발표를 하여 일반국민들의 주의를 환기시켰고, 같은 해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북한주민의 탈북을 권유하기도 하였다. 탈북 주민들의 극우보수적 정치참여는 2016년 겨울부터 2017년 봄까지 이어지는 탄핵국면에서 최고조에 달한다. 많은 탈북민들이 태극기 집회에 참가 혹은 동원되었다. 이들이 가지고 왔던 ‘시민적 맹아’는 스러지고 남한에 온 이후 더욱더 국가권력에 굴종하는 臣民으로 변해갔다. 전태국(2018)에 의하면 ‘신민문화’란 주민이 정치에 대해 오직 수동적 이해만을 가졌고, 자신을 정치적 객체로 여기는 문화를 가리킨다. 탈북민들의 신민화가 진행된 데에는 입국시부터 이루어지는 대한민국 입국심사와 이어지는 보호라는 명분의 분리된 정착지원체계 즉 분단체제의 탈북민정책으로 인한 것이다. 

 

2. 탈남한 탈북민들, 그들이 말하는 대한민국

 

탈북민들 역시 한국사회 국가권력의 부당한 처우에 대해 저항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2005년경부터 10년 동안 탈북민 사회에 광풍처럼 불어 닥친 탈남 러시의 원인을 연구자들은 당시 규명하지 못하였다. 왜? 원인을 철저하게 탈북민 쪽에게 찾고자 했기 때문이다. 국가권력에서 찾지 않았다. 부적응이다, 복지쇼핑이다, 이주자들의 재이주 특성이다. 여러 가지의 해석이 나왔지만 국가권력에서 그 원인을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여 년간 이른바 ‘먼저 온 통일’라고 불려온 북한출신 주민들이 한국사회에서 겪었던 선행 통일경험은 오늘날 평화체제 이행을 앞둔 한국사회에 시사점을 주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한국사회를 야반도주하다시피 떠났던 탈북 주민들의 수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016년 통일연구원 탈북 주민 조사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16.2%가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하였다.

 

최중호 감독의 2017년 다큐멘터리영화인 ‘북도 남도 아닌’ 은 탈남하여 유럽으로 간 탈북 주민들이 본 한국사회에 대해 담담하지만 솔직한 목소리를 제공한다. 그들은 단지 ‘부적응’하거나, ‘선진국 복지를 찾아’, 단순히 ‘차별 때문에’ 대한민국을 떠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국가권력의 정치적 동원, 공안기관의 지속적인 감시, 탈북자라는 낙인과 배제 등으로 한국사회에 희망이 없기에 떠났다고 말한다. 2017년 현재 한국에서 거주하는 탈북 주민들 역시 탈북자라는 낙인 그리고 배제로 마치 유리벽에 갇혀 있는 것처럼 답답하다고 심정을 토로한다.

 

한국을 떠난 탈북민들이 보는 한국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국가권력이 입맛에 따라 탈북 주민을 동원하는 사회이고 유리벽이라는 차별에 탈북민을 가두어 놓는 사회이고 낙인을 찍어서 감시하는 사회이다. 한성무역 사기피해사건에서 보듯이 국가권력은 보호라는 이름으로 감시를 하지만 막상 위험에 부딪히면 정작 보호받지 못한다. 모든 탈북민들이 잠재간첩으로 의심받고 때로 간첩으로 조작되며 궁극적으로 간첩을 필요로 하는 사회이다. 

 

① 국가권력이 탈북주민을 동원하는 사회

 

유럽에서 망명을 신청한 최승철씨는 한국에서 경험한 국가권력의 관제시위 동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탈북자들이 원해서 데모를 하는게 아니고 데모 같은 거 가면 돈 줘요. 보수단체에서 돈 줘요. 거기 가면 뭐 주니? 한국사회가 나쁜 게 뭐냐면 뒤에서 조정하는 사람 있어. 관변단체, 국가에서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하는 거야. 행사 동원하면 돈 주니까. 대표적인 관변단체, 그 다음에 통진당 반대한다. 교통비로 2만원씩. 그 다음에 탈북자들 댓글 알바 잘해. 자. 이제부터 무슨 사건 생겼으니까. 부화뇌동으로 탈북자들 휘동시켜 놨으니까.”

 

세월호사건 등의 반대집회의 경우에는 5개월 동안 39회에 걸쳐 연인원 1,259명이 동원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위동원 시 탈북 주민 1인당 2~3만원의 수당이 제공되었다. 한 탈북 주민은 하나원에서 나온 직후에 다른 탈북자를 통해 국정원 댓글을 달게 되었는데 그때 그가 받은 돈은 한 달에 5만원이었다. 그들이 동원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한국사람이라면 고액을 받고서도 꺼려했을 더러운 일들을 국가에 대한 충성으로 알고 적은 돈으로 하는 저렴하고 어리숙한 노동력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태의 가장 근본적이고 무거운 책임은 국가권력에게 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② 유리벽에 갇히다: 분리하고 배제하는 한국사회

 

‘북도 남도 아닌’ 다큐멘터리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한국 거주 7년차의 한 탈북 남성이다. 영상은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을 비추고, 그는 자신들이 유리벽에 갇혀 있다고 절규한다. 그는 탈북 주민이 유리벽에 갇혀있는 현실이야말로 10만명당 OECD 국가 최고의 자살률을 자랑하는 한국 사람보다 몇 배나 높은 자살률을 초래한 이유라고 주장한다.

 

“탈북자들은 유리벽 속에 살아. 숨 막히게 숨 못 쉬게 유리벽 속에 가둬놨거든. 유리벽이라는 차별에 우리를 유리벽 속에 탈북자들을 가둬 놨거든. 그래서 한 유리창 깨고 나가면 또 유리창이 있어.” 

 

그가 말하는 유리벽은 무엇인가? 그것은 공안기관의 감시에서 한국사회의 배제 나아가 분단체제까지를 포괄한다. 그들이 느끼는 절망감은 자살관련 데이터로도 증명되는데 사망자자가 많았던 2015년 상반기에는 사망자 대비 자살률이 한때 15.2%에 달했다(원혜영 의원실, 통일부자료). 

 

③ 낙인 찍는 사회, 감시하는 국가

 

탈북민들은 자신이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을 밝히기를 꺼려한다. 동정하거나 얕보거나. 혹은 양쪽 다이다. 영국에 거주하는 최승철씨는 사업실패 이후 회의에 빠져있을 때 자신의 친구가 “너 여기(한국) 와서 아무리 헤봤자 너는 탈북자 아니냐? 거긴 진짜 다르다”는 말에 영국행을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한 탈북 여성도 아무리 한국 사람들을 흉내 내고 살아도 자신들이 한국 사람이 될 수는 없다고 동조한다.

 

사회에 나온 이후에도 계속 따라붙는 국가 공안기관들의 감시는 그들에게 말 못할 고통이다. 한 탈북 주민은 어느 정도 보안기간이 끝나면 그 탈북자라는 멍에를 없앴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늘 자신의 뒤에 그림자가 따라다니는 격이라는 것이다. 보안기간은 한계가 명확하지 않다. 많은 탈북 주민들은 수년은 물론 십 년이 넘어도 계속 경찰이나 기무사가 연락하고 체크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한다. 유럽으로 떠난 한 군인출신의 한 탈북자는 그는 ‘감시’라고 할 정도의 관심을 받아야 했으며 결국 그가 한국을 떠나는 한 이유가 되었다. 

 

“근데 그게 다 감시거든. 어디로 이제 가고 하는 거 다 보고하라는 거야. 자기는 보호차원에서 그렇게 한데, 말은 그런데 감시차원이지. 그런 것들.” 

 

신변보호경찰관은 공식적으로 말하는 보호의 이유는 북한의 테러 등 탈북자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영상에서 탈북 여성은 다음과 같이 신변보호의 본질을 간파한다. ‘감시’이지 보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우리 진짜 살아가면서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되거나 우리 살아가는 데서 이 사람들이 도움을 주거나 그런 것은 없어.” 

 

한국에 온 탈북 주민들에게 국가권력은 야누스와 같은 존재였다. 탈북 주민들에게 국가는 국내취약계층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물질적 보상을 제공하였지만 그것은 공짜가 아니었다. 입국 시 6개월까지 구금이 허용되는 국정원에서 전쟁포로보다 열악한 ‘간첩 골라내기’ 상황에 놓였고 일부는 간첩으로 조작되는 수난을 겪었다. 지난 10여 년간 국가권력에 의해 국정원 댓글사건, 반 세월호 집회 알바 시위 등 불법적이고 반민주적인 행위를 수행하도록 그들은 동원되었고 집단교육시설인 하나원에서 3개월간 숙박교육을 거쳐 세상에 나온 이후에도 신변보호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감시상황에 놓여 있다. 

 

3. 경계인을 넘어 남북민중의 연대와 통합

 

지난 2018년 4월에 통일부가 2018~2020년까지의 탈북 주민 정착지원정책 방향을 발표된 바 있으나 평화체제 이행을 위한 새로운 정책 없이 과거 박근혜정부의 사업들을 그대로 나열하는데 그쳐 실망을 주었다. 아직도 촛불정부인 문재인정부에서 분단체제의 얼음이 그대로 꽁꽁 얼어있는 탈북민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며 어떤 개혁의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분단체제 국가권력이 언제까지 탈북민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그들을 일반사회에서 격리하여 별도로 관리할 것인가? 국정원 합동신문 6개월(2018년부터 3개월로 단축), 통일부 하나원 3개월 이어지는 각종 적응교육과 제2 하나원으로 불러들여 행하는 직업훈련 등. 별도의 교육, 별도의 행정체계, 별도의 취업지원체계. 분리는 통합을 역행한다. 새로운 전달체계는 별도의 조직과 인력을 필요로 한다. 별도의 분리체계가 과연 누구를 위해 필요한 지 근본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 진보인사가 나에게 물었다. “고작 3만 2천명에 불과한 소수자인 그들에게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우리에게는 4천만이 더 중요하지 않나. 박근혜정부에서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들 아닌가” 그러나, 이 질문은 틀렸다. 그들에게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를 위해서다. 김동춘이 말하듯이 “남북한의 통일은 단지 두 개의 국가의 통합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체제의 희생자들을 사회로 통합시켜 내는 일, 즉 남한 내의 통합과 평화에서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 수십 년씩 기한 없이 무작정 경찰이나 국정원에 의해 보호라는 이름으로 ‘감시 당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 역시 자유로운 시민은 될 수 없다. 국정원의 서식처가 우리 사회에 존재함에도 이에 침묵한다면 우리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간첩을 골라내고 간첩이라는 사실을 자백 받기 위해 반년씩 합법적으로 독방에 감금당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대한민국이 인권이 있다고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그 사람들의 이름은 탈북자다. 

 

우리는 분단체제의 경계인들에게 어느 편인지 더 이상 묻지도 말고 분리하지도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자유롭고 평화롭게 한 사람의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도록 놓아주어야 할 것이다. 분단체제가 아닌 평화로운 세상. 탈북자라는 이유로 낙인 찍거나 배제하거나 분리하지 않고 감시하지 않으며 간첩으로 만들지도 않는 사회, 노동에 대한 존중이 있는 사회. 평화체제는 일부 주류사회에 속한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소수자들을 인정하고 통합하는 포용국가의 건설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오늘날 탈북민이라는 새로운 시민의 등장은 시민사회에게 주어진 새로운 질문이 되었다.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우리는 탈북민이라는 거울을 통해 남한 국가권력이 지닌 폭력성과 한국사회 시민의식의 얕음,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북녘동포를 내려다보는 우리의 졸부적 거만함을 발견한다. 국가권력의 간첩제조와 감시, 한국사회의 배제적 통합과 이등국민 취급은 그들을 북한에서도 남한에서도 발붙이지 못하고 낯선 나라들을 유령처럼 떠돌도록 내몬 주역이다.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러한 일들을 바로 알고 바로잡고자 함께 노력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남북민중의 연대와 통합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 이 보고서는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Friedrich-Ebert-Stiftung) 한국사무소의 지원으로 시민평화포럼이 진행 중인 ‘2018 평화보고서 사업’의 일환으로 발간되었습니다.  

 

5차 평화보고서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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