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05-27   738

시를 반전평화의 힘으로!

[반전평화문화기행] ‘전쟁에 반대하는 100명의 시인들(100 Poets against the War)’

세상에 이렇게 빨리 만들어진 책이 있을까? 전 세계 100명의 시인들의 시를 모아 책을 만드는데 고작 일주일이 걸렸을 따름이다. ‘전쟁에 반대하는 100명의 시인들(100 Poets against the War)’. 제목 그대로 전쟁에 반대하는 시인들의 시를 엮은 거다. 2003년 1월 27일을 발간일로 택한 것도 실은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사찰보고가 이루어지는 날이기 때문이었단다. 2쇄가 나오고 3쇄가 나오는데 또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 ‘전쟁에 반대하는 100명의 시인들’의 시집 표지
이 작업을 재빠르게 해낸, 프랑스 파리에 사는 캐나다 시인 토드 스위프트(Todd Swift)는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베트남 반전운동과 비슷한 어떤 것을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 역시 이 책이 너무나 빨리 전세계로 퍼지는 통에 놀라있는 상태.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은 인터넷상에 PDF 파일로 있다. 이 시집의 파일이 떠있는 www.nthposition.com에는 ‘이 책을 다운로드 받아 같이 나누고, , 다른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당신의 사이트에 올리고, 친구들에게 이메일’을 하라고 한다. 나오기가 무섭게 평화, 인권운동가들이 프린트해 활동기금을 모을 용도로 팔기도 한다고.

아예 웹사이트를 만들고 거의 매일 ‘반전시’를 올리는 시인도 있다. 샘 해밀(Sam Hamill). 예순을 넘긴 이 시인으로 하여금 반전시 웹사이트를 만들고 하루에 18시간씩 웹작업을 하게 한 장본인은 이라크를 공격한 부시 외에 또 있다. 그의 부인인 로라 부시. 그러니까 지난 1월의 일이다. 샘 해밀은 백악관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았다. 에밀리 디킨슨이나 휘트먼의 문학작업을 조명한다는 시문학 심포지움 초대장이었다. 그리고 이 심포지움을 조직한 사람은 로라 부시였다.

샘 해밀은 “로라 부시의 티파티에 내가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초청장을 보낸 멍청이는 해고돼야 할 것”(가디언지와의 인터뷰)이라며 역정을 냈고 곧 친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참가하지 말 것을 종용하거나 혹 하더라도 반전, 평화 저항시를 읽을 것을 부탁했다. 결국 이 ‘시문학 심포지움’ 혹은 ‘로라의 티파티’는 취소되었고 백악관 여주인은 ‘미국민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문학행사가 정치적 포럼으로 변질된 것’에 유감을 표했다.

▲ 펜은 칼보다 강하다. 샘 해밀이 운영하는 반전시 웹사이트.

어쨌거나 샘 해밀은 2003년 2월 12일 웹사이트 전쟁에 반대하는 시인들 (www.poetsagainstthewar.org)을 개설하고 그 날을 ‘전쟁반대 시인의 날’로 정했다. 웹사이트를 개설하자마자 한 주일에 2000편이 넘는 시가 그에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반전시들을 미국 국회에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시낭송회를 가지기도 했다. 현재까지 참가하고 있는 전 세계의 시인들은 1만1천명.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이들의 활동을 화면으로, 목소리로 확인할 수 있고, 전 세계에서 모인 반전평화시들을 읽을 수 있다. 아니, 한 시인의 말대로 “우리보다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우리보다 더 풍부하게 표현”하는 시를 통해 반전평화운동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State of the Union, 2003 연두교서, 2003

I have not been to Jerusalem,

        나는 예루살렘에 가본 적이 없지만

but Shirley talks about the bombs.

        셜리는 폭탄에 대해 말한다.

I have no god, but have seen the children praying

        나는 신을 믿지않지만 어린이들이

for it to stop. They pray to different gods.

        폭격이 멎기를 기도하는 것을 본적있다. 그들은 다른 신들에게 기도한다.

The news is all old news again, repeated

        뉴스는 모두 낡은 것이다 다시,

like a bad habit, cheap tobacco, the social lie.

        나쁜 습관처럼 반복되는, 사회적 거짓.

The children have seen so much death

        어린이들은 너무 많은 죽음을 보아왔다.

that death means nothing to them now.

        이제 그들에게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They wait in line for bread.

        그들은 빵을 위해 줄서 기다린다.

They wait in line for water.

        그들은 물을 위해 줄서 기다린다.

Their eyes are black moons reflecting emptiness. ]

        그들의 눈은 공허를 담은 검은 달들이다.

We’ve seen them a thousand times.

        우리는 그들을 천번도 넘게 보아왔다.

Soon, the president will speak.

        곧, 대통령이 말할 것이다.

He will have something to say about bombs

        그는 폭탄에 대한 무언가를, 자유를

and freedom and our way of life.

        그리고 우리의 생활을 말할 것이다.

I will turn the TV off. I always do.

        나는 텔레비전을 끈다.나는 항상 그런다.

Because I can’t bear to look

        왜냐면 나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at the monuments in his eyes.

        그의 눈에서 기념비를 보는 것을.

Sam Hamill

양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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