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7-09   963

“라이스 방한은 미국이 얼마나 다급한지 보여주는 증거”

네오콘 핵심인물 라이스 보좌관 방한에 시민사회 격렬 항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가안보보좌관 방한을 규탄하는 집회와 기자회견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하 파병반대국민행동)은 9일 오후 2시 30분 청와대 입구 구 정부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광 콘돌리자 라이스의 방한을 반대한다”고 외쳤다.

같은 시간 청와대 앞 분수대 근처에서는 변연식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공동대표가 1인 시위를 벌였고, 저녁 5시에는 다시 파병반대국민행동이 외교통상부 앞에서 방한 반대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라이스 보좌관의 이번 방한의 목적은 “한국군의 파병 촉구”에 있다고 보고 있다. 김어진 다함께 운영위원은 “국민적 반대에도 파병을 강행하려는 노무현 대통령을 칭찬하기 위한 것이 방한의 첫째 목적”이라고 발언했다. 아시아에도 주요 파병국이 있다는 그 자체부터가 중요한 부시 정부에게 고 김선일 씨 피살사건 이후 높아지는 파병반대 여론은 상당한 위기. 그래서 ‘한국 정부의 중단없는 파병’을 종용하기 위해 네오콘의 핵심 인물인 라이스 보좌관이 직접 방한했다는 것이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라이스 보좌관의 방문은 “현재 미국이 얼마나 급한지, 또 현재 노무현 정부가 얼마나 거센 국민적 저항에 직면해 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라며 파병반대운동을 통해 파병을 철회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불량국가제거론’을 제기해 선제공격 이론을 세운 장본인으로 럼스펠드, 딕 체니와 함께 진정한 악의 축”이라는 규탄도 덧붙였다.

홍근수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는 라이스 보좌관은 이라크 전쟁을 직접 계획하고 주도한 전범이라고 비난하며 방한에 항의했다. 동시에 “김선일 씨도 살리지 못하는 한미동맹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 그런 동맹은 필요없다”고 비판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쏟아놨다. 오 국장은

“4개월 뒤, 미 대선 이후 어떻게 될지 모를 정권에 기대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우선 인간적인 분노를 느낀다. 노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의 야심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라.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쳐 박수를 받기도 했다.

오 국장은 노 대통령에게 “전쟁을 더 잘하고, 더 많은 이라크인들을 죽이고, 미국의 항구적 이익을 위하자고 라이스 보좌관을 만나려 하느냐”라면서 “이념을 떠나 라이스 보좌관과 노 대통령의 만남은 반인륜적인 분륜”이라고 발언했다.

한편 평화로운 기자회견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많은 전경들을 배치하는 등 과잉 대응을 해 빈축을 샀다. 평소 청와대 앞 집회나 기자회견에 비해 3-4배는 많은 전경들이 밀착해 있어 집회 참석자들은 물론 취재진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다음은 파병반대국민행동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이라크 침략전쟁 중단 ! 파병 압력 철회 ! 굴욕적인 용산 기지 이전협상 가서명 반대 !

‘부시 특사’ 콘돌리자 라이스 방한 반대 기자회견문

우리는 전쟁광 콘돌리자 라이스의 방한을 반대한다 !

오늘 이라크 전범 콘돌리자 라이스가 조지 부시의 특사로 한국을 방문한다. 부시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인 라이스는 미국의 세계제패전략을 위해 전쟁의 시대로 이끌고 있는 네오콘의 핵심인물로 부시 행정부에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을 이끌었던 자다. 라이스는 9·11 직후 “미국과 우리 우방과 동맹국들은 이 새로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이라크인들의 정신을 개조하고 싶다”며 이라크인들을 학살하는 점령을 지속하고 있다. 라이스와 워싱턴의 전쟁광들이 벌인 지난 6월 28일 이라크 ‘주권이양’은 순전한 사기극이었다. 라이스의 말처럼 점령에 저항하는 ‘이라크인들의 정신이 개조되지 않는한’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이른바 ‘주권이양’ 이후에도 14만 명이 미군이 여전히 이라크에 남아 이라크인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있지 않다. 라이스는 이라크인들의 학살과 피를 대가로 막대한 이득을 얻고 있는 셰브론 석유 회사에 봉사하기도 했다.

우리는 전쟁광 콘돌리자 라이스의 방한을 반대한다!

지금 워싱턴의 전쟁광들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의 정치적, 군사적 위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거세지고 있다. 부시의 동맹국들도 점령의 일부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지 부시는 한국정부의 이라크 파병계획을 확인하기 위해서 라이스를 자신의 특사로 보냈다. 노무현 정부의 추가 파병 강행은 위기에 빠진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정치적, 군사적으로 돕기 위한 것이다. 이미 노무현 정부의 파병 강행은 한국 젊은이 김선일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 노무현 정부는 김선일씨 납치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군 추가파병 결정을 위해 이를 알리지 않아 김선일씨를 죽게했다는 규탄의 목소리가 높다. 라이스는 이러한 의혹부터 밝혀야 한다.

우리는 전쟁광 콘돌리자 라이스와 위기에 빠진 미국의 점령을 지원하려는 노무현 정부의 그 어떤 더러운 거래와 논의도 반대한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에 경고한다. 즉각 파병 계획을 철회하라!

우리는 굴욕적 용산기지 이전협상 가서명 압력을 중단할 것을 미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

용산 등 미군기지 재배치는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과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계획(GPR)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용산기지 이전 협상은 이전에 관한 모든 비용과 대규모 대체부지를 우리가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위헌적인 요소까지 안고 있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상 내용은 불평등하기로 소문난 90년 협정안보다도 개악된 것이다. 비용은 17억 달러에서 30∼40억 달러로 늘어났고, 대체부지도 26만 8천평에서 110만평으로 늘어났다. 시설 기준도 기존수준에서 첨단수준으로 바뀌었다.

비용이 이처럼 엄청나게 드는 이유는 주한미군이 이전 기지에 C4I 등 첨단군사력을 건설하고 최근 완공된 용산 미군기지 아파트에서 보는 것처럼 미군을 위한 호화시설을 지으려 하기 때문이다.

독일과 일본의 경우 이전 기지의 설계권·건축기준·시설수준 등의 결정권을 그 나라들이 갖는 반면 용산 기지의 경우 미국이 갖도록 되어 있다. ‘이사비용’이나 ‘미리 합의되지 않은 비용’도 일본이나 독일과는 달리 우리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미래 한미동맹 9차 회의 결렬 직후 미국측 수석대표가 한국민에 대한 노골적인 협박 발언을 한 데 이어, 라이스가 한국을 방문하여 용산 등 미군기지 재배치문제를 의제로 삼는 것은 자국의 필요와 계획에 따른 미군기지 재배치가 차질을 빚게 될 것을 우려한 미국이 이 기회에 한국측으로부터 확고한 담보를 받아 내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계속해서 미국은 기지 이전, 주한미군 재배치 등을 빌미로 삼아서 추가파병할 것을 협박하였고 지금도 여전히 이렇게 굴욕적인 협상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굴욕적이고 불평등한 용산기지 이전협상 가서명을 강요하기 위해 방한한 라이스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방한을 규탄하며 가서명 압력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우리는 정부가 사대굴종적 태도를 벗어버리고 국민의 한결같은 요구에 따라 굴욕적 협상을 전면 중단하고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

1.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라!

1. 노무현 정부는 파병계획 철회하라!

1. 굴욕적 용산기지 이전협상 가서명 압력을 중단하라!

2004년 7월 9일

파병반대 국민행동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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