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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정책
  • 201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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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특전부대 파병,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11/29) 후기


하루에도 수십 명이 죽어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으로 오쉬노 부대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아랍에미리트에 특전부대를 파병하겠다고 국방부가 지난 11월 3일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파병발표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한 채 ‘왜 우리 부대를 그곳으로 보내야 하는지’조차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국방부와 정부는 11월 9일 파병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고, 연내에 파병하겠다는 계획을 강행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파병이란다. “장병의 안전이 확보된 비분쟁 지역에서 군사협력과 국익 창출을 목적으로 파견하는 새로운 개념의 파병”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그렇다. 적어도 표면적으로 아랍에미리트는 아프가니스탄과 다르다. 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실질적인 위험은 없는 듯이 보인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군대를 파병하려고 할까?


아랍에미리트 파병설은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의 원전수주, 군사협정을 맺을 당시부터 흘러나왔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서 원전수주의 대가로서 파병을 해주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원전과 파병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김태영 장관이 “원전수주와 파병이 전혀 관련이 없다고는 얘기할 수 없다“고 밝혀 파병이 원전수주의 대가라는 의혹을 한층 더 가중시키고 있다. 원전수주의 대가로 파병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번 파병은 정부가 발표한 대로 ‘새로운 개념’의 파병인 것이 분명한 것 같다.


혹자는 경제적 이익을 이유로 파병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파병을 해도 괜찮은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있었던 민주당 국방위원, 참여연대, 평화군사법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신학용 의원실에서 주관했던 토론회 ‘아랍에미리트 특전부대 파병(UAE),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토론회에서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평화군사법학회의 연구원은 “아랍에미리트 파병은 헌법이 부여한 군대의 존재의의에 반한다”며 “국군에 부여된 헌법적 의무의 핵심은 국제평화를 지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원칙(헌법 제5조 1항) 아래에서 국토를 방위하는 것(헌법 제5조 2항)”이어서 ”파병안에 대해 국회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도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파병 계획만으로도 헌법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국헌문란 행위“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또한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이자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은 “중동은 가장 군사화된 지역으로, 스웨덴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펴내는 ‘군비ㆍ군축ㆍ국제안보 연감’ 2010년판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는 2005년-2009년의 5년 동안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무기를 들여오는 나라이며,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권위주의적 족장체제의 나라”라며 “이란과의 영유권 분쟁 문제가 있어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아랍에미리트는 안전한 비분쟁 지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두 발제자의 발표 이후, 토론이 이어졌다. 박정은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요청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예산을 준비해서 가는 것으로 보아, 전지훈련을 가는 것 같다”며 “군이 몸집이 커져서 계속해서 다른 역할을 모색하고 있는데, 몸집이 너무 크면 그 몸집을 줄일 생각을 해야지 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이 중동평화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라크에 세계 3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하고, 이스라엘의 가자침공이나 레바논 침공에 관한 유엔결의안에는 기권하는 한국 정부가 중동평화를 위해 파병을 한다고 하면 중동 국가들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국회에서 파병을 평가하거나 검증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국방부가 파병계획을 손쉽게 추진하는 것”이라며 국군부대 파병에 대한 국회의 책무와 역할 방기에 강하게 비판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아랍에미리트 원전수주 후 정규방송을 중단하면서까지 모든 언론들은 400억 달러의 수주를 했다고 보도했지만, 아랍에메리트 현지 언론은 200억 달러 수주라고 말하고 한전의 경영공시는 186억 달러라고 밝히고 있다”며 “정부가 MOU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이런 혼선이 생긴다”며 MOU를 공개하지 않은 채 파병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를 비판했다. “사실,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는 프랑스가 가장 높은 협의 대상이었는데 우리 정부가 갑자기 원전수주를 받은 것”라며 “원전수주를 받기 위해 파병을 끼워 넣은 것 아니냐라는 의혹이 당연히 제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아랍에미리트 파병안에 대한 두 발제자의 발표와 토론자들의 질타와 함께 정부의 입장에서 아랍에미리트 파병을 옹호하는 주장도 있었다. 박창권 국방연구원 정책기획연구실장은 “헌법에서 말하고 있는 영토라는 개념을 21세기인 현재, 한반도에만 국한하는 것은 맞지 않으며 국가 안보의 역할은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군이 국가 안보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긴급재난복구 등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군이 지원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알려진 대로 중동은 분쟁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라, 작은 국가인 아랍에미리트로서는 무기 도입을 할 수 밖에 없으므로 이는 이해해야 된다”며 “이란은 지역의 패권 국가이고 아랍에미리트는 작은 국가라서 영유권 분쟁이 있다 하더라도 싸움이 안된다”고 이란과 아랍에미리트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토론자는 아니었지만, 토론에 함께 참석했던 유재익 국방부 국제평화협력과장은 오동석 교수의 ‘아랍에미리트 파병은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해 “우리는 다국적군과 PKO군을 따로 보지 않는다”며 “보통 분쟁이 있으면 다국적군이 먼저 들어가서 해결하고 후에 PKO 군이 들어와서 치안을 유지하는 것”이어서 “PKO는 합법적이고 다국적군은 불법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정부는 합헌이라고 보고 있으니 이제는 국회에서 위헌여부를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반적인 군사 훈련, 교류 협력을 많은 우방국들과 진행 중이며 이런 것들은 보통 단기적으로 이루어져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았었는데, 이번 아랍에미리트 건은 2년의 장기이고 예산이 소요되어서 국회의 동의를 받으려고 한다”며 “한국에서는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어 훈련을 훈련답게 해보자고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창권 정책기획연구실장과 유재익 국제평화협력과장의 주장에 따르면, 이번 아랍에미리트 파병은 우리 군을 세계로 내보내 특전부대를 ‘훈련’시키는 등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위헌’과 중동이라는 ‘지역의 위험성’이라는 측면에서 아랍에미리트 파병의 문제점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헌법은 ‘국가의 통치조직과 통치 작용의 기본원리 및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근본 규범’이라 규정되어 있다. 군사 훈련을 위해서 혹은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국가 통치의 기본원리인 헌법을 뒤엎을 수는 없다. 정부가 자신들이 추진하고자 하는 파병이 통치의 기본원리인 헌법을 뒤엎는 것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강행한다면, 정부의 정당성과 그 파병의 정당성은 분명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21세기의 분쟁 최고 지역인 중동지역, 더구나 이란과 영유권 문제가 있어 충돌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지역에서 우리 군의 안전을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갈수록 반미감정이 높아지는 중동지역에 미국의 든든한 우방국인 한국이 군을 파병했다는 것에 대해 다른 중동 국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마지막으로 정부가 주장하는 ‘국익’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경계용 장비, 탄약, 차량, 장구류 등 방산물자 2,006만 달러 수출 계약과 한국군 예비역, 민간 전문 인력의 아랍에미리트 내 취업으로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을 들어 ‘국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방산물자를 수출하는 것이, 아랍에미리트에 일자리를 만들어 국민들을 내보내는 것이 ‘국익’에 해당하는지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실제 2,006만 달러의 수출과 일자리 창출을 이뤄낼 수 있을지 조차 명확하지 않다. 정부는 방산수출과 관련해 어떤 장비를, 어떤 수출 계약을 맺어 수출하는지 자세한 항목은 공개하지 않고 있고, 예비역의 취업과 관련해서도 ‘창출 제안’일 뿐이어서 실제로 이루어 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명확하지 않은 ‘국익’을 위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음에도 정부가 파병 절차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의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군인도 사람이다. 무적막강의 로보트가 아니다. 경제적 이익도 좋고, 국익도 좋지만, 이들이 ‘사람’이라는 것, 우리 국민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원전수주를 받아 ‘국익’에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국민을 끼워 파는 정부는 전 세계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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