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선관위 테러, 한나라당은 책임을 인정하라

 

 

지난 금요일(12/2) 경찰의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사이버 테러 수사 결과 발표는 충격 그 자체였다. 여당인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비서 공모씨가 IT업체 관계자를 사주해 10·26 재보궐 선거 당일 새벽,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했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참정권 행사를 방해한 것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공모씨가 구속되었음에도 한나라당은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중요 당직을 맡아 서울시장 선거에서 핵심 역할을 한 여당 의원의 공식 수행비서가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사이버 테러를 저지른 사건이다. 중앙선관위가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한 것처럼 이미 밝혀진 것만으로도 헌정질서를 유린한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참여연대는 철저한 수사로 이번 사건의 ‘몸통’을 밝혀내는 것과 별개로 한나라당이 지도부 사퇴와 대국민 사과 등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지는 자세를 보일 것을 촉구한다.

 

경찰은 철저한 수사로 ‘몸통’ 반드시 찾아내야

 

10.26 재보궐 선거 당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는 출근시간대인 오전 6시 15분부터 8시 32분까지 접속이 되지 않거나 투표소 검색이 되지 않았다. 실제 투표소가 많이 바뀌어 투표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이 때문에 당시 네티즌들 사이에서 누군가의 고의적인 투표 방해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지금까지의 경찰 수사 결과 발표로는 ‘투표 방해 공작’의 범인이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 공씨와 해커 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선거 당일 일개 수행 비서가 ‘단독’으로 중앙선관위 사이트를 공격하여 서버를 다운시킨 사건을 꾸몄다는 것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사이버 테러 공작을 기획하고, 자금을 지원하여 사주한 ‘몸통’이 존재할 것이라는 주장이 오히려 상식적이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IP 주소를 세탁 하는 등 치밀한 범행수법을 사용한 점, 해킹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는 점, 공씨가 구속시점까지 범행 사실을 부인한 점은 ‘몸통’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들이다. 경찰은 철저한 수사로 이 사이버 테러의 ‘몸통’을 밝혀내야 한다.

 

대국민 사과와 지도부 사퇴 등 책임지는 자세 보여야


DDoS 공격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은 12월 4일 브리핑을 통해 ‘당 소속 국회의원의 개인 운전기사가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이라며 사건을 축소, 왜곡했다. 언론에 따르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3일, “당이 직접 개입한 것이 아니므로 공식 대응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가 5일에는 “수사 당국의 요청이 있을시 적극적으로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고 시급히 책임 있는 대응책을 내놓아야 할 한나라당이 여론의 눈치를 보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개탄스럽다. 특히 최구식 의원은 국민적인 비판 여론에 당직을 사퇴했으면서도, 경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실력을 과신한 젊은 해커들의 치기 어린 장난”이라며 애써 사건과 무관함을 주장하며 사건을 축소하고 있다.

 

이번 선관위 사이버테러는 젊은 층의 투표참여를 막아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기 위해, 전적으로 한나라당의 이익을 위해 기획된 공작이다. 아직 ‘몸통’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최구식 의원의 비서가 사이버 테러 사주 혐의로 구속되었다. 소속 당원이 한나라당의 이익을 위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가하는 테러행위를 사주한 것을 확인하고도 제대로 사과조차 하지 않고 ‘꼬리자르기’로 넘어가려는 것은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 홍준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는 지도부 사퇴 등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며,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당내에서조차 ‘한나라당의 수명이 다했다’는 탄식이 나오고, 한나라당 해체 주장까지 제기되는 엄중한 상황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날마다 의혹이 커지는 데에는 중앙선관위의 석연치 않은 태도도 한몫을 하고 있다. 선관위 내부소행이라는 의혹제기에 대해 아니라고 하면서도 정작 그러한 의혹을 풀어줄 로그파일 공개는 불가하다고 밝히고 있다. 로그파일은 컴퓨터의 작동 내역과 통신 내용이 기록된 것으로 이번 사건의 핵심적인 증거이다. 선관위가 중립성을 의심받는 것은 존재 자체를 의심받는 일이다. 선관위는 이러한 문제제기를 허투루 다루지 말고 법령의 범위 안에서 전문가의 검증을 받는 등 의혹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번 선관위 해킹 사건은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한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방해하기 위해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해킹해 투표소 검색을 불가능하도록 한 ‘현대판 3.15 부정선거’로 부를 만한 사건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도전한 이번 사건의 ‘몸통’을 밝혀내 엄중한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뿌리부터 흔들리게 된다. 국회의 국정조사, ‘특검제’ 등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발본색원 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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