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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현의자유
  • 2020.06.25
  • 522

시대를 거꾸로 돌리는 대통령 풍자 대자보 유죄 

건조물침입죄 적용은 검경의 과잉대응과 법원 본분을 망각한 것

법원은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는 기관임을 직시해야

법원(천안지원 형사3단독 홍성욱 판사)이 지난 23일 문재인 대통령 풍자 대자보를 대학 내에 부착한 시민에게 건조물침입죄를 적용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대학캠퍼스 내에 정치풍자 대자보를 부착한 것이 범죄목적으로 침입한 것이니 관리자의 ‘추정적 의사’에 반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풍자 대자보를 붙였다고 건조물침입죄를 적용해 기소한 것은 검경의 과잉대응이자, 법원의 유죄판결은 법원의 본분을 망각한 시대를 거꾸로 돌리는 판결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정치적 표현행위의 내용 그 자체는 물론이고 이렇게 그 표현행위를 한 방식을 문제삼아 업무방해, 건조물침입, 옥외광고물법 위반, 경범죄처벌법위반 등으로 처벌한 사례가 있었다. 우리 형사사법절차가 시민의 표현을 범죄행위로 엮어가는 과정은 형식적이고 기계적이다. 이번 판결도 그 연장선상에서 있다.

 

그런데 당초 대학측은 범죄신고를 한 것이 아니라 업무협조 차원에서 대통령 관련 대자보가 붙었던 것을 알려준 것에 불과했고, 경찰은 건조물침입죄로 인지해 수사하였으며 대학측은 대자보를 붙이기 위해 대학 건물에 들어온 행위가 ‘의사에 반하여 대학건물을 침입한 사실은 없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고 경찰에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경찰은 수사를 계속했다. 이런 류의 표현행위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판결례들이 여럿 있었으니 그 관성에 기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2020년,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 언제까지 형벌로 시민의 표현을 억압하고 위축시킬 것인가.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대학캠퍼스 안에서조차 표현행위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시민들을 오로지 웹공간에만 가둬두고 웹상에서만 정치적 의견, 불만을 표현하라는 것 아닌가. 더구나 표현행위의 내용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그 방식을 이유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그야말로 ‘기교사법’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판결은 법리상으로도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대착오적이다. 

 

법은 권력의 도구가 아니라 권력으로부터 시민을 지키는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법원은 법으로 보호받는 범위를 정하는 막중한 책무를 수행한다. 국민이 법원에 부여한 임무는 울타리 밖으로부터 침범을 경계하라는 것이 첫번째인데, 이번 사건을 통해서도 법원의 시선은 밖이 아니라 안으로 향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항소심 재판에서는 시민의 표현을 억압, 위축시키는 것이 법논리로 정당화하는 잘못을 바로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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