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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현의자유
  •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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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환송심, ‘백년전쟁’ 방영한 시민방송에 대한 방통위의 제재조치명령은 부당하다 재확인

사실적 자료 등에 기초한 이승만 박정희 전직 두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역사적 해석, 공정성·객관성 위반 아니야

 

지난 10월 15일 서울고등법원(재판장 서태환 판사)은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역사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방영한 시민방송(RTV)에 방송통신위원회가 2013년 8월 방송심의 규정의 공정성, 객관성, 사자명예훼손 규정을 위반했다며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경고 등 중징계를 명한 것은 부당하다며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지난 2019년 11월 대법원이  “이 사건 각 방송이 방송의 객관성·공정성·균형성 유지의무와 사자(死者) 명예존중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며 제재가 정당하다는 원심을 파기하고 다시 판단하라는 판결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방통위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지 7여 년에 걸친 시민방송과 방통위와의 다툼은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라는 매체의 특성, 역사다큐멘터리라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방송법상의 공정성, 객관성 기준을 기계적이고 맹목적으로 적용하여 중징계를 내린 방통위의 패배로 끝났다.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을 전문으로 방송하는 퍼블릭 액세스 채널인 시민방송(RTV)은  2013년 3월 민족문제연구소의 역사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이승만의 두 얼굴’, ‘백년전쟁-프레이저 보고서’ 두 편을 연이어 방영했다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공정성, 객관성 등의 심의규정을 위반했다며 제재조치명령을 받았다. 당시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상당히 있는데, 프로그램들이 부정적으로만 평가했다는 것이 방통위의 주요 제재사유였다. 이에 처분의 당사자인 시민방송이 제재조치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담당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가 변론을 지원했다.

 

참여연대는 역사다큐멘터리와 같은 비보도 프로그램에도 공정성 객관성 심의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할 수 있고, 공정성이나 객관성은 기계적 중립이나 산술적 평균치를 유지하는방법으로 확보된다고 볼 수 없으며,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과 마찬가지로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방송법이 전 방송분야를 불문하여 공적 책임을 부여하고 있고, 최근 보도, 교양, 오락 등과 같은 방송 분야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등의 상황에서 공정성, 객관성 심의는 보도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다만, 방송내용이 공정성과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심의할 때에는 매체별, 채널별, 프로그램별 특성을 모두 고려하여야 하고, 따라서 역사다큐 ‘‘백년전쟁’은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증명 가능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여야 한다’는 ‘객관성’ 기준을 위반한 것도,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에 대해’ 편향적으로 다루지 않아야 한다는 ‘공정성’ 규정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비교적 덜 알려진 부정적 평가를 제시한 것 역시 공적 인물에 대한 논쟁과 재평가를 목적으로 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고, 외국 정부의 공식 문서 등을 기초로 하였다는 점에서 다소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진실한 사실로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사자명예훼손도 인정하지 않았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가 당시 공익변론에 나선 것은 두 편의 다큐멘터리에 대한 방통위의 판단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근거로 권한을 남용해 온 방송통신심의위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치적 심의의 대표적 사례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퍼블릭엑세스(Public Access) 채널의 특성을 감안하지 못하고, 또 주류적 평가에 반하지만 사실적 증거 등에 기초하여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 역사다큐멘터리에 대해서조차 공정성 객관성 잣대를 기계적이고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한 방심위의 심의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취지였다. 방통위도 이번 파기환송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제도개선의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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