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센터 표현의자유 2008-08-20   1098

미국법 법리까지 날조하는 검찰, 세계적 조롱거리 될 것

 엉뚱한 미국법에 “죄질 나쁜” 범죄자 되는 한국 네티즌

어제(8/19) 검찰은 특정신문의 소비자불매운동을 주도했다며 네티즌 6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헌법과 법률로써 소비자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왔던 우리나라의 전통은 소비자불매운동에 대한 형사처벌을 허용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검찰이 궁색하게 비교법적 근거로 미국법을 제시하였는데 이 미국법 사례는 날조된 것이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전 세계적 처벌 사례도 없는 검찰의 영장청구는 법원에서 당연히 기각될 것임을 기대한다. 오히려 미국법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함으로써 네티즌들을 “죄질 나쁜” 범죄자로 매도한 담당 검사들이야말로 네티즌들을 명예훼손한 것이며 이들에 대해서 법적 조치를 취할 당사자는 오히려 네티즌임을 밝힌다. 국민의 검찰이 아닌 권력과 조중동의 검찰이 된 오늘의 검찰, 어디까지 갈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

검찰은 브리핑에서 한겨레신문의 기자가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지 않는가 묻자 노동조합의 ‘2차불매운동’을 금지하는 미국의 태프트-하틀리 법을 들었다고 한다. 국내법 중에서 적용근거를 찾지 못하자 옹색하게 미국법까지 들먹이는 검찰의 행태는 마치 “죄인”을 미리 정해두고 뒤집어  씌울 “죄목”을 만들어 내는 꼴이다.
검찰이 말한 태프트-하틀리 법은 노조가 노사관계를 유리하게 끌어가기 위해 회사와 관련 있는 제3의 업체에 압박을 가하는 행위를 금지한 법이다. 노조의 담합행위가 공정거래 질서를 해할 수 있다고 봐 규제하는 것이지 소비자의 불매운동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국민들이 이 법을 정확히 안다면 도리어 네티즌들은 무죄이며 이를 억압하고 공권력으로 위협한 검찰이야말로 유죄라는 확신을 가지게 될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김수남 3차장은 “그 미국법은 노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노조와 같이 특별지위를 갖는 집단을 제약하는 법은 그런 지위가 없는 집단인 일반소비자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검찰이 미국법을 연구한 결과를 보여준 것이라면 그야말로 세계적인 망신이 아닐 수 없다. 국내법의 근거를 찾기 어려워 내세운 외국법 예가 도리어 검찰의 주장이 근거 없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근거가 될 것이며 검찰은 이번 사건 수사가 애초부터 정치적이었다는 혐의를 벗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말도 안되는 “정치 쇼”의 외곽에 있는 법원이 영장청구를 기각할 것은 자명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검찰이 근거로 내세운 미국법에 관한 주장은 명백히 허위다. 미국의 2차불매운동 금지제도는 기반은 노조에 대한 규제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규제는 더더욱 아니며 기업활동을 규제하는 공정거래법이다. 기업체들이 담합하여 다른 업체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 것은 1차불매운동으로서 당연히 위법이다. 물론 소비자들의 똑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이 규제하지 않는다. 그런데 시장지배적인 사업자는 담합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경쟁자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데 바로 자신의 제품을 취급하기를 원하는 거래처들 중에서 자신의 경쟁자의 제품을 같이 취급하는 거래처들에게는 납품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거래처들은 시장에서 인기 있는 시장지배자의 제품을 취급하기 위해 경쟁자의 제품을 취급하지 않을 것이다. 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행위가 바로 경쟁자에 대한 “2차불매(secondary boycott)”이고 미국은 이를 공정거래법의 명백한 위반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 법은 소위 일종의 노사관계법인 태프트-하틀리법의 8(b)(4)(ii)(B)을 통해 노동조합에도 적용이 되었는데 그 역사적 맥락도 검찰이 주장하는 2차불매의 일반적 금지가 아니다. 즉 노동조합 발생 초기에 ‘노동조합의 파업도 자신의 사용자에게 노동력과 돈을 주고받는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담합이고 공정거래법이 적용되어야 하지 않겠는가’의 논란이 있었다. 물론 결론은 노동자는 소비자와 같은 약자이며 단결권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논거 하에 일률적으로 공정거래법이 적용되지 않게 되었고 현재 세계 어느 나라도 단순한 파업에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노조의 파업행위 중에서 사용자가 아닌 사용자의 투자자나 거래처에 대해 파업을 선동하거나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사용자에 대한 파업(1차 파업)과는 달리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위의 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똑같은 이유로 호주의 상거래행위법 (Trade Practices Act) 45조가 소비자의 행위는 규제하지 않으면서 기업들과 노동조합들의 2차불매행위를 공히 금지하고 있다.

즉 2차불매에 관한 규제는 원래는 기업들에만 적용되는 공정거래법에 기반한 것이고 노조의 파업도 경제력의 행사라는 논거 하에 공정거래법적 원리가 2차 불매운동에만 한정적으로 준용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검찰의 말과는 반대로 ‘노조가 특수한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소비자에게 허용되는 행위가 금지되는 것’이다. 도리어 미국에서는 소비자의 2차불매운동이 건강한 시장경제의 한 부분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고 법원들과 학자들이 이로부터 영감을 받아 노조들의 2차불매운동을 할 권리도 보장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또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네티즌들은 해당 광고주들의 명단을 정리해 게재한 것에 불과하다. 이들의 행위가 검찰 주장대로 업무방해를 선동했다면 기업측에 전화하여 광고 중단을 요구한 행위와 공모했는지가 입증되어야 한다. 단지 신문에 실린, 버젓이 공개된 정보를 인터넷에 올렸다고 해서 이를 항의 전화를 독려하거나 종용했다고 볼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검찰의 수사가 비판여론를 잠재우기 위한 위협이며 누구보다 앞장서서 권력의 주구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검찰에 의해 졸지에 “반성의 기미도 없고” “죄질이 나쁜” 중죄인들이 된 네티즌들이야말로 담당검사들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해야 할 것이다. 검찰은 어제 발표를 통해 미국법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공공연히 적시하여 네티즌들이 미국법상으로도 위법한 행위를 한 것처럼 시사하여 이들의 평판을 현저하게 저하시켰다. 검찰이 단순히 업무방해죄 해석에 대한 견해를 밝힌 것과 미국법에 대해 명백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다르다. 검찰은 이 점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며 이에 대한 책임 역시 검찰이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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