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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국민에게 명예훼손 소송 제기는 반대 의견 억압하기 위한 것

법학교수들, 국가는 국민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주장
국정원의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명예훼손소송은 국민의 국가에 대한 표현 억제,  정치적․이념적 통일체로서 국민 훼손 행위

 

 

지난 2월 9일  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공공거버넌스와 법센터, 아주대 글로벌인권센터는 공동으로 연세대 광복관에서 “국가는 민․형사상 명예훼손 소송의 원고가 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종수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학술대회는 김태선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각각 발제를 하고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하였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작년 6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위클리경향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이 민간기업 등을 사찰하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한 것에 대해 국정원이 국가의 이름으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것이 단초가 되었습니다. 법학 교수들은 이번 소송을 계기로 과연 국가 또는 국가기관 등이 국가의 활동에 대한 비판 등을 이유로 국민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 등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한지 헌법철학적 및 외국 입법례 등을 살펴보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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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발제를 맡은 김태선 교수는 “한 국가의 자유는 그 국민이 언론과 출판에서 얼마만큼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가에 따라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말로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한마디로 김태선 교수는 국가가 명예훼손을 이유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태선 교수의 발제문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는 헌법에 의한 기본권 보장의무를 지는 수범자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익으로서 헌법 제21조의 제4항이 규정하는 “타인의 명예나 권리”의 “타인”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국가는 인격권으로서 그 고유한 사회적 평가를 가진다고 볼 수 없으므로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 ▶국가 스스로 명예훼손 소송의 원고가 되지 못한다고 해석하여도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되지 않는다. ▶국가가 명예훼손 소송의 원고가 된다고 해석할 경우, 결과적으로 정부비판의 자유가 봉쇄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는 비록 인신 구속과 같은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아니지만, 형사처벌 못지않게 정부비판의 자유를 억제할 가능성이 다분히 존재한다. ▶외국입법례와 비교해 보면, 영미법 국가들은 국가는 개인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할 수 없다는 태도이다. 이는 “정부가 제한없는 비판에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공익적 가치이다.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민사소송이나 민사소송의 위협은 필연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판시에서 엿볼 수 있다.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민사소송이 국가모독 혹은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형사처벌과 같은 정도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으며 오히려 많은 측면에서 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민사소송에서는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원고에게 요구되는 입증의 정도가 형사사건에서 필요한 입증 정도보다 낮고, 배상액수에 제한이 없으며, 방어에 필요한 소송비용이 통상 높은데다가 민사소송의 피고는 국가로부터 법적조력을 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오동석 교수는 헌법철학적 관점에서 국가의 명예권에 대해 고찰하였습니다.  오동석 교수 역시 “국가 또는 국가기관은 국민에 대해 명예훼손을 주장할 명예를 가진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오동석 교수의 발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국가는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없으며, ② 국가의 명예는 단지 국민들의 정신적 상징일 뿐이므로, ③ 일개 국가기관이 국가의 명예를 선취할 수 없다. 따라서 ④ 국정원의 국가명예훼손소송은 일개 국가기관이 국가를 참칭하여 국민을 분열시키는 행위다. 

명예(名譽, honor)는 “자기의 도덕적 ·인격적 존엄에 대한 자각 및 타인의 그것에 대한 승인 ·존경 ·칭찬”이다. 명예는 인간의 존엄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격권의 내용이다. 사실 상식적으로는 국가가 이러한 명예를 가진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 국가는 인격을 가진 자연인이 아니므로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없다. 국가의 법인격 문제는 이와 다른 문제이다. 또한 국민 또는 국가기관이나 그 담당자의 명예 또한 국가의 명예와는 별개로 다루어져야 할 문제이다.

 헌법은 “대한민국”(제1조 제1항)이라는 표현 속에서 그리고 명시적으로 “국가”(제2조 제1항, 제9조, 제10조 제2문 등)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을 단일한 실체로 규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단적으로 권력은 분립되어 있고, 국가원수인 대통령조차도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지만 그것은 제한된 범위에서 제한된 ‘대표성’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이 국가에 대한 명예훼손인 것은 아니며, 대한민국의 명예를 대통령이 대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명예’라는 표현은 일종의 국가상징이다. 그것은 실질적으로는 다양한 개인들로 구성된 국민들이 개별적으로 느끼는 명예감정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상징어이기 때문에 그 어느 누구도 이러한 국가의 명예감정을 참칭할 수 없다. 물론 국가의 명예는 국기 등과 같은 상징물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미 연방대법원은 상징적 표현으로서의 성조기 소각 사건에서 성조기의 특별한 상징적 성격을 담은 주의 이익은 가장 엄격한 심사의 대상이라고 보았다. 텍사스 주가 치안의 유지와 국가통합의 상징의 보호를 주의 이익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하여 국가통합을 촉진하는 이외의 상징적인 이용을 부정하였다.

그런데 국가의 명예가 훼손되었음을 이유로 국민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통합의 논리가 아니라 배제의 논리이다. 국가의 명예는 국민의 명예와 동일시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적어도 국가기관이나 공무원의 명예와 동일시되거나 그것에 의하여 대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조차도 단일한 실체가 아닌 이상 국가명예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국정원의 명예훼손 “소송에 동의하시지 않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서는 ‘원고 대한민국’에서 내 이름을 빼달라는 서명을 부탁드립니다.”라는 캠페인은 가장 적절하게 이러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국정원이 국가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하는 순간 정치적․이념적 통일체로서의 국민은 훼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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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우스운 현상이지요. 집 지키라는 개가 주인을 무는 식이지요. 국정원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해서 국민 위에 군림하며 주인인 국민에게 패권을 행사하는 형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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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이라는 말을 할 때나 글자를 쓸 때에는 조심성있게 가려해야하며 이를 듣거나 읽을 때에도 유의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국민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정치꾼이나 정치모리배에 의한 의미의 왜곡과 아전인수격의 의미 희롱이 언제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명예훼손의 피고로서의 국민은 헌법상 정치적으로 이념적 통일체로서의 국민이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국민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이 처럼 아무리 세미나를 열고 사실이 아닌 것을 진실인 것처럼 세상의 뚯을 왜곡하여도 우리 국민 하나하나가 법적 상식과 좀더 나아가 법학적 소양을 쌓는다면 정치모리배들의 언어적 교란과 현혹에 넘어가는 일은 생기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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