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욕설 게시글에 대한 협박죄 ‘무죄’ 판결은 당연한 것

검찰, 국민 협박용 기소 중단해야

 

지난 8월 3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인터넷언론사 서프라이즈 대표 신상철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 게시판과 청와대 홈페이지 등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욕설이 섞인 글을 올린 것이 협박죄에 해당된다며 검찰이 기소한 사건에 대해 무죄 판결하였다. 비록 욕설이 섞여있었다 하더라도 일반인이 보기에도 전체 맥락상 욕설과 분노의 표현일 뿐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이 신 씨를 기소한 것에 대해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박경신, 고려대)는, 검찰이 기소독점권을 남용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민주주의사회라면 국정운영 책임자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비판은 항시 열려있고 보장되어야 한다. 검찰이 이 사건을 협박죄로 기소한 것부터 정치 검찰의 행보를 보인 것이라는 비판은 결국 이번 판결로 입증된 셈이다. 법원은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을 한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의 국민이라면 정치인, 국가 정책 등 공적 사안에 대해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최고 국정운영자의 정책에 대해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호불호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며 이때 욕설도 평가의 한 방식일 수 있다. 

 

더욱이 검찰이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쓴 행위에 대해 ‘협박죄’를 적용한 것은 법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협박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하‘며 해악의 고지가 아닌 단순한 폭언(욕설)정도로는 협박이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확립된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법원의 입장을 누구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검찰이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 사건을 무리하게 기소한 것은 법원 판결 결과에 상관없이 오로지 국민을 겁주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법원은, 문제의 게시글이 “청와대 인터넷 게시판이나 조선일보에 보도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해악의 고지가 도달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대갈통을 후려침’, ‘용서하지 않는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목숨을 보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라는 표현은 일반인이 보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면 피해자에 대한 욕설과 분노의 표현일 뿐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의 고지 자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표현의 자유가 보호하고자 하는 핵심은 듣기 싫어하는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자유다. 민주사회의 시민은 누구든 국가정책 그리고 최고 국정운영자에 대하여 자유롭게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통치권자에 대한 견제 및 비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법원은 이 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대통령을 비난하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비속어를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국가 형벌로써 의율하는 것은 지극히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 했다. 설사 그 표현의 정도가 과격하더라도 형사처벌 등 공권력으로서 과잉 침해하여서는 안된다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검찰은 최근 국가정책이나 통치권자에 대한 비판을 담은 표현행위에 대하여 명예훼손, 모욕, 협박 등 각종 죄명을 들어 기소권을 남용하여 왔다. 표현의 자유가 다른 기본권에 우선하는 헌법상의 지위를 갖는다고 평가되는 것은 그것이 통치권자를 비판함으로써 피치자가 스스로 지배기구에 참가한다고 하는 자치정체(自治政體)의 이념을 그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의 국가 혹은 고위 공직자에 대한 비판은 가장 대표적인 정치적 표현으로 존중되어야 하고 정치인은 그 표현에 쓰인 단어 하나하나가 아니라 그 표현을 통해 표출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사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검찰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소권을 정부에 반대하는 국민을 “협박하는 데” 악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