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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참사
  • 2021.03.31
  • 550

2021년 03월 31일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주기 추모 집회 관련 대법원 판결 규탄 기자회견' 사진입니다.
세월호참사 1주기 추모 집회 관련 대법원 판결 규탄 기자회견

국가폭력에는 눈감고 시민에게 책임을 전가한 대법원 결정을 규탄한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행사에서 발생한 경찰폭력에 대해 사과하라.
대통령은 박래군 김혜진 등 행사주최자의 침해된 권리를 원상회복하라.


3월 25일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세월호참사 1주기 집회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당시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이었던 박래군, 김혜진은 1주기 집회에 관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등의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우리는 묻는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요구와 추모가 유죄인가. 박근혜 정부가 모질게도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집회에 물대포를 쏘아댄 것이 적법했단 말인가. 2015년 4월을 기억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세월호참사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액수를 보도자료로 배포하며 유가족을 모욕했고, 2014년 국민의 힘으로 만든 세월호 특별법을 사실상 무력화하기 위해 시행령 제정을 강행했다. 이런 현실에서 4.16세월호참사 1주기를 맞아 일부 유가족들이 청와대를 향해 항의하러 가던 중 광화문 앞에서 고착된 채 이틀 밤을 거리에서 비를 맞으며 지새는 상황이었다. 4월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추모행사 이후 시민과 나머지 유가족들이 가족들을 분향소를 향하는 행렬을 경찰은 차벽으로 가로막았다. 당시 경찰은 총 7중 차벽을 사전에 설치하여 인도와 차도를 모두 원천봉쇄하고 캡싸이신 분무기를 행사참여자들의 얼굴에 발사하고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까지 쏘아대, 이에 격분한 참가자들과 곳곳에서 충돌을 일으켰다. 차벽은 당시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판단된 상태였고 최루액 살포 역시 2015년 사용한 사례 또한 2018년 헌재에서 위헌으로 판단되었다. 경찰의 원천봉쇄조치와 7중 차벽 설치, 최루액 살포야말로 명백한 불법행위요 국가폭력이었지만 경찰이나 국가공무원 어느 누구도 이 불법행위로 인해 처벌받거나 징계되지 않았다.

 

2016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를 계기로 청와대로의 행진 신고를 교통혼잡이나 경호상의 이유로 가로막아온 경찰의 행위가 불법임이 법원에 의해 확인되었다. 2016년 촛불집회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기억하고 행동하자는 다짐을 실천에 옮긴 세월호참사 가족들과 시민들의 노력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특히 2016년 촛불집회는 경찰이 불법적인 차벽 설치와 물대포 사용을 자제하고 시민들의 행진을 보장하면 집회에서의 불필요한 충돌도 사라지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행사가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런데, 세월호참사 추모행사 전후 일어난 예기치 못한 충돌의 책임이 평화로운 추모 행사와 항의 행진을 억압한 경찰과 정권에게는 책임이 없고 오직 세월호참사 1주기 추모행사를 주관했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와 4.16연대 간부들에게 있단 말인가?

 

2018년 9월, 서울중앙지법은 당시 추모집회에서 발생한 경찰 측 피해 7천780만원을 배상하라는 국가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금전적 배상 없이, 국가와 주최 측이 각자 상대방에게 끼친 피해를 두고 유감을 표명하라고 요구”하는 강제조정안을 제시했고, 경찰과 4.16연대 등이 이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액을 혼합살수한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세월호참사에서 국가가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해 당일 집회가 열렸고 이에 대한 국가 책임이 최근 법원에서 인정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다시 묻는다. 이미 사법부도 경찰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인정한 사건이다. 과연 누가 재판대에 오르고 누가 처벌되어야 했는가? 공권력이 차벽을 치고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로 막아도 진실과 정의를 포기하지 않고 모여서 행동했기에 2016년 촛불도 가능했고 민주주의의 회복도 가능했던 것 아닌가? 대법원은 왜 이 명백한 진실을 외면하는가

 

대법원은 박래군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는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대로 ‘표현의 자유’ 보호 영역임이 당연하다. 1심과 2심 재판부가 유죄로 선고한 잘못을 시정한 것은 반길 일이다. 그러나 박래군, 김혜진에게 1주기 집회에 관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등의 죄를 그대로 인정해 중형을 선고했다. 김혜진에게는 금고 2년, 집행유예 3년을 확정했고, 박래군 역시 파기환송심 결과와는 상관없이 적어도 금고 2년, 집행유예 3년 이상의 형이 확정된 셈이다. 게다가 평생을 인권과 사회개혁을 위해 싸워온 이들에게 120시간 이상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려졌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해 눈감은 판결이며,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비록 대법원의 판단은 끝났지만, 대통령과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남아있다. 우선, 세월호참사 1주기 집회에서 심각한 국가폭력에 맞서 진실과 정의를 위해 행동한 세월호참사 피해자 가족들과 시민들이 있어 이 나라 민주주의가 한단계 발전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감사를 표명하며 다시는 정당한 집회에 대한 불법적 탄압이 없을 것임을 약속해야 한다. 더불어,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사면권 등을 사용하여 정당한 권리행사를 침해당하고 그로 인해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태에 대한 책임까지 떠안게 된 이들의 권리를 회복시켜야 한다. 대통령의 사면권을 남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사면권 행사는 바로 이런 일에 사용하도록 고안된 제도적 장치임에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대통령과 정부는 아직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온전히 규명하고 성역없이 처벌하는 일을 완수해야 한다. 그것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과 그 후 온갖 고난과 핍박을 감수한 가족들과 시민들, 그리고 그들이 온몸으로 전진시킨 이 나라의 민주주의에 대한 책임이자 예의다.

 

2021년 3월 31일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

 

 

보도자료 보기 (각계 단체 및 인사 연명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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