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불안이 심각하다고 분석하고 렌트푸어․하우스푸어 대책을 중점적으로 제시하면서 주거복지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고 공약했습니다. 하우스푸어 대책으로는 △보유주택지분매각제도 △주택연금사전가입제도, 렌트푸어 대책으로는 △ 행복주택 △목 돈 안드는 전세제도 등을 약속했습니다. 

 
참여연대와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같은 대책이 대부분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합니다. 보유지분매각제도는 채무조정이 아니라 대출금 일부 상환에 불과하고,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는 빚이 없는 경우에만 가입 가능하므로 연령을 낮추는 것이 큰 의미가 없습니다. 목 돈 안 는 전세제도는 위험과 손실을 감수하고 이 제도를 이용할 집주인이 거의 없을 것이며, 철도부지 등을 이용한 공공임대 주택은 실현가능성에서 논란이 있고 물량도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대책에 대한 보완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공약집에도 없던 ‘부동산 시장 정상화’가 국정과제에 포함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기에 도입된 과도한 구제를 정비한다는 것은 곧 △분양가 상한제 폐지 △양도세 중과세 폐지 △DTI 및 LTV 규제 완화 △종합부동산세의 폐지 및 완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이를 주장해온 서승환 교수를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한 점, 2월 말부터 분양가상한제와 LTV 규제 폐지를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힌 점이 이를 반증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주거 불안으로 고통 받는 서민․ 중산층을 위한 정책에 집중해야 합니다. 기존처럼 정부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를 인위적으로 부양시키고 집값을 상승·유지시키려는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주거복지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참여연대와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는 19대 국회의원들에게 적극적인 주거복지 정책 추진과 정부 견제를 요청하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박근혜 정부 주거정책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습니다.

 

 

 

▲ 분양가상한제 폐지의 문제점 


1)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집값상승을 초래하고, 내 집 마련의 꿈을 빼앗는 정책이다


1998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평당 분양가가 1998년 512만원에서 2006년 1546만원으로 3배 이상 상승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평당 분양가 최고액은 1999년 6월 1072만원을 거쳐 2006년 3250만원에 달하고, 2007년 1월 분양가 최고액은 평당 3395만원으로 2006년 기록을 갱신했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표준건축비의 상승이나 물가상승율이 1년에 5%를 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지나친 상승이었다.


이와 같은 높은 분양가로는 실수요자인 무주택 서민들은 분양자격이 주어지더라도 자기 소득으로는 분양받을 수 없고, 결국 실수요자가 아닌 자금력을 가진 투기적 가수요자들만이 분양시장에 참가하게 되어 무주택자들이 생활의 기본수단인 주택을 마련하도록 한다는 아파트분양시장의 기본적 기능은 상실되었다.


분양가 규제는 주택가격의 안정과 무주택 서민들이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할 때 기존 주택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신규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주거복지 기능도 담당해왔다. 이러한 기능은 [그래프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분양가 자율화 시행 전후의 평당 분양가 비교를 통해 증명되었다.


현재 주택가격과 주택거래량이 하락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주택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유엔 인간거주정착센터(UN HABITAT)에서 제시하고 있는 적정 PIR(연소득대비 주택가격의 비율)은 3-5배이다. 우리나라의 PIR은 계속 상승하여 현재 7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서울의 경우 주택가격 3분위에 해당하는 주택, 연소득 5, 6분위를 기준으로 할 때 11.8배, 10.3배이다. 이는 연소득이 4,000만원 전후인 연소득 5, 6분위도 서울에서 주택가격 3분위인 4억 5,000만원 주택을 구입하려면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의미이다(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2008년에 7.6인 우리나라 PIR이 유엔이 제시한 적정 PIR의 최대치인 5배에 수렴하려면 약 1억 9천만원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2008년 평균주택가격은 2억 9천만원으로 적정가격보다 1.5배나 높다. 그렇기에 거래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분양가가 내려야만 하는 상황인데, 오히려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는 것은 무주택자나 젊은 중산층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처사이다.


현재 집값 상승의 전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경기침체로 소득이 정체되어 있는 실수요자들은 큰 빚을 내서 집을 사려고 하지 않고 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집값이 상승하던 시기에 중산층들이 2-3억원씩 빚을 내서 집을 샀다가 한달에 이자만 150만원-200만원씩 내고 있는데, 이러한 하우스푸어의 모습이 빚내서 집을 사는 모험을 꺼리게 하는 학습효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같이 가계부채발 경제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다시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건설회사의 오랜 숙원이었던 민원 해소 외에는 아무런 실효성도 없다. 현재의 분양가상한제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는데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한다고 해서 건설회사들이 이전의 분양가 자율화 시기처럼 높은 분양가로 이익을 얻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물론 강남재건축 등 일부 고분양가로도 분양이 가능한 지역이 있기는 하겠지만 이런 지역에서 주변시세보다 높은 분양가가 주변시세를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임은 경험적으로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없이 건설회사들의 요구에 밀려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할 경우 재개발 재건축이나 신도시 개발 등 개발사업이 있을 때마다 고분양가가 주변지역 주택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가 자산양극화를 부추기며 근로의욕마저 꺾는 악몽이 되풀이 될 것이다.


이제는 집값을 정부정책으로 떠받치면서 서민들에게 빚을 내서 집을 사도록 유혹하는 정책은 접어야 한다. 일반 국민들의 주거안정과 내 집 마련의 꿈은 뒷전인 채 개발독재시대의 토건국가적 사고와 손쉬운 단기 경기부양 처방, 부동산투기를 무릅쓰고라도 경기부양에 매달리는 정책관행과는 단호하게 결별하여야 한다. 

 

2) 미분양주택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가 자율화로 주택공급을 늘릴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미분양사태가 우려된다.


정부와 건설회사들은 건설회사들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주택공급이 감소할 우려가 있으니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여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2012년 한국은행은 향후 수도권 주택가격이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완화, 세제규제 완화 등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 풍부한 시중 유동성 등의 상방 요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참가자의 심리 위축, 미분양주택 누적, 주택 주수요계층의 인구감소 등 하방리스크가 우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에 누적되어 있는 미분양주택은 2012년 8월말 3만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분양주택 중 대형평형이 60%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분양 대형아파트의 절반 정도는 실제 주택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준공 후 미분양주택이고, 이에 더해 2004년부터 2010년 중 지정된 대규모택지 지구(2기 신도시 광교, 한강, 양주, 위례, 고덕, 문정, 검단, 동탄 등과 보근자리주택 등 총 94만호)의 주택준공이 앞으로 계속될 예정이어서 준공 후 미분양주택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보았다(2012. 10.자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이처럼 미분양 아파트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다시 분양가 인상을 부추겨 주택공급을 확장한다면 몇 년 후에는 대규모 미분양사태를 불러 일으켜 건설회사에도 결코 이득이 될 수 없으며, 장기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에는 결국 다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여 미분양 물량을 구입하여야 하는 도덕적 해이의 반복도 우려된다. 

 

▲ 분양가상한제 폐지론자의 논리에 대하여


1) 분양가상한제 등 각종 규제를 폐지하면 단시간 내에 주택시장이 활성화될 것인가?

 

한국개발연구원은 부동산시장에서의 매수세 실종의 주요원인으로 1순위가 인구와 가구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경기 위축, 불확실성 증대, 경제성장 둔화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향후 주택가격이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부정적 전망이고, 2순위가 높은 현재 주택가격과 이를 감당할 만한 구매능력의 부족을 들고 있다(부동산시장 동향분석 2012년 1/4분기, 한국개발연구원).


이는 결국 세계 경제여건과 국가 경제여건이 호전되고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나야 주택시장이 활성화된다는 것인데, 현재 유럽의 재정위기 대응을 둘러싼 불확실성 지속, 미국에서의 불가피한 재정긴축이 경기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세계 경제여건이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렵고(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 2013년 1월호), 국내 경기도 크게 호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지금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신호탄으로 각종 부동산 규제를 폐지한다고 하더라도 단기간에 주택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부동산 거래활성화를 위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의 해제, 재건축 규제 완화, 종부세 부과 기준 하향조정, 취득세와 양도세 한시 감면 등 대부분의 규제나 제도 등을 완화 또는 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에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2)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다고 해서 분양가가 올라갈 가능성은 높지 않고, 주변 가격에 대한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정부와 건설회사는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 분양가가 높으면 미분양이 속출하게 되므로 분양가를 높게 설정할 수도 없다고 하면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해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분양가 규제가 해제된 1981년과 1995년 이후에는 예외없이 가격폭등이 일어났다. 정부와 건설회사의 주장대로 분양가가 오르지 않을 것 같다면 이윤추구를 최고목표로 하는 건설회사가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앞장서서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의미도 없는 분양가상한제를 굳이 왜 지금 폐지해야 하는가?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부터 추진했었다. 2008년에는 서울의 주택가격이 5% 상승했던 호황기였는데 그때도 건설회사들이 수익성이 떨어져 사업을 제대로 못한다며 폐지를 추진했던 것을 보면 침체된 부동산시장에서는 분양가상한제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지금은 시장침체를 빌미로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정당화하려는 것일 뿐이다.


경기는 순환한다.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면 경기 침체기에서 확장기로 접어들 때 분양가가 급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때 가서 부랴부랴 분양가를 규제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으며 설령 분양가상한제를 다시 부활한다고 해도 사후 약방문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해서 서민들의 주거가 안정되었을 때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해도 될 것이며, 현행 분양가상한제에 문제가 있다면 더 나은 개선방안을 찾으면 될 일이다. 

 

3) 분양가 자율화는 단기적으로는 집값상승을 야기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집값을 안정화시킨다는 논리에 대하여


분양가폐지론자들은 분양가가 단기적으로는 오르겠지만 터무니없이 오르지 않을 것이고 주택공급을 늘려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분양가 자율화가 되면 건설회사들은 최고급 건축자재를 쓰고 가산비를 부풀리는 등 온갖 구실을 들어 분양가를 지속적으로 올리려고 할 것이다. 앞의 [그래프1]은 분양가 자율화 정책을 실시한 이후 8년간 한 번도 평당 분양가가 내려간 적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또 가처분소득 감소에 따른 주택구매력의 하락, 가계부채로 인한 경제위기 우려, 미분양물량 증가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주택공급이 확대되기 어려운 상황임이 분명함에도 규제만 풀면 주택공급이 확대되고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매우 정직하지 못한 주장이다.


이번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회복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굳이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결국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오랫동안 건설업계의 민원이었던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고 이를 신호탄 삼아 남아 있는 부동산 규제를 모두 철폐하려는 것 말고는 다른 합리적인 이유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4) 분양가상한제로 주택의 질이 저하되었다는 논리에 대하여

 

분양가를 규제하면 마감재 등 자재의 품질이 떨어져 주택의 질이 저하된다고 한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는 기본형건축비 등을 활용해 설정되는 최고가를 가리키고 원가연동제와 연계돼 사회적 통념에 맞는 생산비와 적정이윤을 반영하여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주택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정부는 주택건설기준 변경에 따라 변화된 주택 품질과 성능, 투입품목 변화 등 현실을 고려하여 기본형건축비를 매년 인상해 왔다. 고기능성 단열재 사용, 평면패턴 변화, 발코니 면적 증가, 마감재 고급화에 부응하고 자재비 상승 등 공사비 변동분을 반영해서 분양가상한제 기본형건축비를 인상하여 주택의 질이 저하되는 것을 방지하였다. 여기에 고급 마감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하여 다양한 옵션을 제시하여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아파트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주장은 사실은 현실과 맞지 않는 얘기인 것이다.  


5)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더라도 예외적인 경우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므로 주택가격 급상승에 대처할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하여

 

정부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으로서 주택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하여는 예외적으로 국토해양부장관이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으로 지정하겠다고 하지만, 적용기준이 애매하고 국토해양부장관에게 전적인 권한이 주어져서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개발 등 호재로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지역에 다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려고 하면 주민들의 엄청난 반발과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 불보듯 뻔한데 일개 부처 장관이 그런 반발과 저항을 무릅쓰고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는 사실상 기대할 수 없다. 더구나 개발호재에 의해 주택가격이 어느 정도 상승하면 분양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미 가격이 올라있는 상황에서 조치가 들어간다고 해도 가격상승을 잡기 어렵다. 결국 예외적인 경우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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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폐지 관련 의견서.hwp

20130218_정책제안서_주거복지(인수위).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