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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권리
  • 2014.06.16
  • 1818

[소소권, 작지만 소중한 권리 13회]


건강하다던 애완견 금방 숨져도 환불 거절

강제력 없는 반려동물 보상 규정

 

“건강한 고양이에요. 이 가격에는 살 수가 없어요.”

 

 

대학원생 정모씨(27)는 지난달 서울 중구 충무로의 한 애완동물전문점에서 수컷 고양이 한 마리를 구입했다. 고양이는 잘 보이지 않는 다리 안쪽에 피부병을 앓고 있었다. 동물병원 의사는 “이 종류의 피부병은 한번 증상이 시작되면 계속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고 완치는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정이 든 정씨는 고양이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고양이를 샀던 애완동물전문점을 다시 찾아 항의했지만 주인은 정씨에게 “치료비는 모두 구매자가 부담해야 하며 교환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그 고양이가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교환 후에 그 고양이가 어떻게 처리될지 몰라 매우 걱정됐다”고 했다. 이어 “처음부터 아픈 고양이를 판 점주가 잘못인데, 치료도 해주지 않고 바꿔주겠다고만 하니 답답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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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병 드러나도 치료 안 해줘… 동물판매점 “바꿔가라”뿐

15일 이내 폐사 땐 환급 규정… 소송 절차 복잡해 도움 한계

 

반려동물을 구입한 사람들은 반려동물이 며칠 내에 죽거나 아프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 관련 규정이 있지만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을 보면 “구입 후 15일 이내에 폐사하는 경우에는 사업자가 교환 또는 환급을 해줘야 한다” “질병 발생 시에는 사업자 책임하에 회복시켜서 인도를 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관련된 보상 기준이 있지만 강제력이 없어 현실적으로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어렵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이 규정이 근거가 돼 승소하겠지만 절차가 복잡해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구매한 반려동물이 죽거나 아픈 것은 구매자에게 심리적인 충격도 준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사례를 보면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폐사한 동물 때문에 제기된 민원이 많다. 

 

30대 남성 ㄱ씨는 지난해 9월 암컷 강아지를 30만원 주고 샀지만 열흘 만에 폐사했다. ㄱ씨가 폐사 후 점주에게 항의하자 “20만원을 더 내면 다른 강아지를 주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20대 여성 ㄴ씨는 지난해 12월 60만원을 주고 강아지를 분양받았지만 6일 만에 폐사했고,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구매한 지 얼마 안된 반려동물의 폐사나 질병에 대한 민원이 가장 많이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 이기순 국장은 “반려동물은 일반 물건을 사는 것과는 달라서 동물이 폐사하거나 아플 경우 손실감이 매우 크다”며 “만약 건강하지 못한 동물을 판매했다면 그 동물을 치료하고 계속 살 수 있도록 하는 데까지 업주가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애완동물판매점 등에서 거래되는 동물들은 대부분 번식장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관리돼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물을 돈을 주고 사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나 동물보호단체 등에서 입양 받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참여연대 공동기획>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기사 원문 >> 




<경향신문·참여연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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