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14-11-28   1033

[나는세입자다-시즌2] 시상식 및 토크콘서트 현장

[나는 세입자다 – 시즌2] 시상식 & 토크콘서트 현장

“기사 쓰다가 화가 났다, 왜 이렇게 힘들게 살지?”

이 집 전세계약 사기래”, 7천만 원 날리고 쫓겨났습니다‘ 기사가 나간 뒤 나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많은 분들이 쪽지나 메일을 주신다. 나만 겪는 일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서 마음이 무겁다.”

27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나는 세입자다 시즌2 시상식 & 토크콘서트’에서 대상을 받은 김동주 시민기자의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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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세입자다 시즌2 기사공모전 시상식&토크콘서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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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연대 >는 오마이뉴스, 국회 생활정치실천의원모임, 민달팽이유니온, 전국세입자협회와 공동으로 지난 8월 18일부터 10월 31일까지 ‘나는 세입자다 시즌2’ 기사 공모를 진행했다. 지난 7일 8명의 수장자를 선정 발표해 이날 시상식 & 토크콘서트가 열린 것. 

지난 2012년 진행하였던 ‘나는 세입자다’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이번 기사공모에는 푸른 꿈을 안고 학업을 위해 서울로 올라왔지만 햇볕 하나 들지 않는 고시원에 살아야만 했던 한 청년의 사연부터, 7000만 원짜리 전세계약 사기를 당한 이의 억울한 사연까지 모두 30명이 넘는 시민기자들이 자신들의 절절한 사연을 쏟아냈다.

열악한 주거환경, 감당할 수 없는 주거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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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세입자다 시즌2 시상식 나는 세입자다 시즌2 기사공모전 시상식&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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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상식은 프로젝트 밴드 진생보이스의 축하공연과 더불어, 수상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청중과 함께 풀어내는 토크콘서트로 진행되었다. 8명의 수상자들뿐만 아니라 주거복지 관련 시민단체와 공모전을 진행한 각 단체의 일원들까지 참석해 기사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를 맡은 민달팽이유니온의 권지웅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스웨덴과 일본은 80년대 동시에 부동산 버블을 거쳤다. 현재 우리나라처럼 부동산 부양책을 쓴 일본은 여전히 경제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지만, 청년들을 위한 지원과 육아정책 등 시민을 위한 대규모 복지사업을 진행한 스웨덴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라며, 현행 부동산 정책을 꼬집었다.

이날 참석한 국회 생활정치 실천 의원모임의 대표인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 의원은 축사에서 “지난 2012년 ‘나는 세입자다’ 때도 세입자의 권리보호와 관련해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문제가 더 많이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가계부채의 대부분이 주택문제이지만 정부에서 부동산 버블을 잠재우지 않고, 잘못된 전월세 관련 정책을 무리하게 진행해 세입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것. 이 의원은 “세입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힘을 모아야 하는데, 이번 기사공모 등이 세입자들의 권리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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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세입자다 시즌2 시상식 나는 세입자다 시즌2 시상식 수상자와 시상자. 죄로부터 이정은, 이한기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 본부장, 이수지, 이미경 의원, 김동주, 신종철, 지용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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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입자다 시즌2’ 대상(상금 100만 원)은 “이 집 전세계약 사기래”, 7천만 원 날리고 쫓겨났습니다를 쓴 김동주 시민기자가 받았다. 우수상(상금 50만 원)은 페인트공도 도망간 ‘귀신 아파트’…거기 제가 삽니다를 쓴 신종철 시민기자와 대기업에 다니는 아들 둔 아버지, 왜 반지하에서 살았나를 쓴 이영미 시민기자에게, 마지막 장려상(상금 30만 원)은 이십대 후반, 미모의 집주인… 뭔가 억울했다를 쓴 김세희 시민기자와 고시원에서 벗어나려… 부르는 술자리는 다 나갔다를 쓴 이수지(znzn0208), “보증금 못줘” 연락 끊은 집주인… 피가 마른다를 쓴 이수지(skyey11), “엄마, 모텔이 뭐야?”… 여섯살 아들이 물었다를 쓴 이정은, 전세가 6천 인상 임박… 박근혜, 도대체 뭐냐를 쓴 지용민 시민기자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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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세입자다 시즌2 시상식 ‘나는 세입자다 시즌2’ 기사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김동주씨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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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에 이어, 수상자들과 참석자들이 함께 이야기하는 토크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이날 대상을 수상한 김동주씨는 전세계약 사기를 당한 후 그 어느 곳에서도 보호받지 못했던 경험담을 이야기하였다.

김 씨는 “기사에 나온 집의 경우 총 피해액이 10여억 원 정도였다. 그런데 피해 입증을 피해자인 세입자가 해야만 했다. 돈을 줬는데 받을 수가 없는 상황으로,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현실이었다”라며 “아직도 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부동산을 통해서 계약한 세입자라고 해도 배상책임의 최고 한도가 70%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제도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고, 또 그 제도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게 현실이었다”라며 현행 임대차보호법이 현실적으로 세입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장려상을 받은 이수지씨와 이정은씨는 높은 주거비용 때문에 열악한 환경 속에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야기하였다. “나는 세입자다 공모를 통해 주거문제가 누군가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 이수지씨는 “처음 글을 쓰는데 5장이 넘게 나왔다. 내가 쓴 글을 읽어보니 화가 나더라,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았을까? 그런데 내 이야기가 특별히 돈 없는 대학생의 사연이 아니고, 서울로 올라온 청년들의 흔한 현실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이 살 곳이 못 되는데도 목돈이 없는 많은 청년들이 여전히 고시원을 찾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자신을 ‘힘든’ 워킹맘이라고 밝힌 이정은씨는 “지금 사는 동네가 유흥가이다. 아침부터 술이 덜 깬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데, 아이가 한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노래방, 모텔 등을 읽으면서 그게 뭐냐고 물어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라며 “환경 때문이라도 벗어나고 싶지만 전세가 너무 올라 갈 수 있는 곳이 없다.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맞벌이를 하는 대부분의 워킹맘들의 고민일 것이다”라고 했다.

또 다른 장려상 수상자 지용민씨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전세가 6000만 원 인상되었다. (2년 동안 번 돈으로) 이걸 수용할 만한 여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세입자를 안 한다”면서 “이런 현실 속에서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가 고민을 안 하면 정부의 존재 가치가 없는 것 아닌가? 시민사회에서는 나서는데 정부에서는 침묵하는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계약갱신청구권 필요하지만 개정에 난항

권지웅 위원장은 “1989년도 임대차보호법 개정에서 임대차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났을 때도 정부가 전세가가 폭등할 거라고 했다. 그렇기에 계약갱신청구권제 또한 엄청난 전세가 폭등을 불러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때는 원래 오르던 시기였고 그 사이에 법 개정이 된 것뿐이다”라며 “1990년대 이후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되었음에도 정부에서는 대책 없이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만을 이야기하는 현실이 답답하다”라고 일갈했다.

현행 주택임대차 보호법 제4조와 제6조는 ‘임대차 계약기간을 2년’으로 하여 임차인을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후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없기 때문에 임차인들은 재계약시 집주인이 원하는 만큼의 인상률을 수용하지 못하면 꼼짝없이 방을 빼야 한다.

이날 함께 자리한 이강훈 변호사(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부본부장ㆍ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 운영위원장)는 “상가임대차보호법에서도 5년간의 계약갱신을 보장하고 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구축하지 못하면 임차인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국가가 책무를 다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경 의원은 “대한민국 경제가 위험해지는 출발은 바로 가계부채이다” 라며 집값 상승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책은 경제위기를 불러올 것임을 역설하였다. 그러면서 “나는 세입자다기사공모와 같은 방법을 통해 부동산 주택 문제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입자들의 단결된 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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