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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거
  • 2021.04.01
  • 276

[한겨레-집걱정없는서울넷 공동기획]

서울은 세입자의 도시다 ④ 전셋집으로 사기 당해 본 깡통전세 피해자

세입자를 위한 주거정책은 어디 있나요?

 

오는 4월7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집값과 전월세 문제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들끓는 민심에,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앞다투어 부동산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사실상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부동산 선거’입니다. 하지만 자가 소유 주택에서 거주하는 자가점유율이 42.7%로 전국 최하위에 그치고, 세입자 가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서울에는 ‘부동산 선거’ 이상의 선거가 필요합니다.

 

지난 3월 3일, 서울지역 세입자들과 주거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집걱정없는 서울만들기 선거네트워크’(‘집걱정없는서울넷’)가 출범했습니다. “서울은 세입자들의 도시”라는 선언과 함께, 각 후보들의 주거·부동산 공약을 평가하고, 부동산을 넘어, 주거권이 보장된 서울을 위한 시민들의 요구를 함께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한겨레>와 ‘집걱정없는서울넷’은 ‘부동산 선거’에 소외된 세입자들의 주거권 보장에 대한 목소리를 7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의식주는 인간 생활의 3대 요소를 말한다”

 

언제부터 이 말이 누군가에게는 단지 교과서 속에서나 있는 판타지 같은 말이 되어버렸을까요. 지난해 임대차보호법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공허함을 느껴야 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십억 원 전셋집을 언급하며 마치 ‘전세 사는 사람들, 무주택자들’을 대변하는 듯 말하는 정치인들의 갑론을박이 어느 하나 와 닿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지면을 빌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갱신 기대권’, ‘시세의 5% 이상 임대료 인상 금지’ 등 세입자 보호’라며 언급된 개선방안 가운데 단 하나도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중 하나입니다. 저는 잠적한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 피해를 본 임차인들의 모임, 즉 깡통전세 피해자 모임인 ‘갭투기대응시민모임’에서 활동하는 서울시민입니다.

 

LH 전세임대의 희망고문

 

깡통전세의 시작은 LH 전세임대의 희망고문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소위 ‘빌라촌’이라고 하는 다세대가 많은 강서구에서 살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전세를 살았던 건 아닙니다. 2004년부터 2016년 중순까지 관악구에서 청년 시기를 보냈습니다. 보증금을 아무리 모아도 매년 치솟는 보증금을 두고 전세는 감히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매년 치솟는 월세를 감당하기도 벅찬 게 ‘서울살이’였습니다. 급기야 월세가 70만원까지 올랐을 때, 주민센터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귀하께서는 16년 LH기존주택 전세임대 지원대상자로 선정되셨습니다”. 매달 월세를 내는 대신, 서울시에서 보증하고, 보증료에 대한 이자분(2015년 기준 최대 매월 13만5천원)만 내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주택자 사회초년생, 신혼부부를 위한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마련된 정책이라는 소리에, 처음으로 가진 것 없는 삶도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품었습니다. 보증금을 다 모으지 않아도 급여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월세를 이제는 감당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그렇게 감히 넘보지 못할 전셋집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희망이 꺾이는 건 순식간이었습니다. 서울시 보증의 조건은 7월부터 12월 안에 서울시에서 승인해줄 집을 주민이 직접 찾아내는 것입니다. 조건은 65제곱미터 이하, 전세금 2억원 미만이었습니다. 조건만 보면 쉬울 것 같았습니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만 검색해도 해당 조건은 손쉽게 찾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울시에서는 번번이 매물들을 퇴짜놓았습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해당 정책 지원대상의 ‘예비 2차’인 저에게까지 순서가 돌아온 이유를 말입니다. 아무리 조건에 맞아도 현실의 임대시장에서 시에서 허가해줄 집을 찾는 건 매우 비현실적인 일이라는 것을요.
 
월셋집 계약 만료 기한은 다가오고, 방법이 없던 차에 공인중개사가 ‘강서구 화곡동’을 추천했습니다. 그쪽이 전세매물이 다른 지역보다 많다고 했고, 실제 찾아보니 매물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렇게 강서구 화곡동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1억7천만원에 44제곱미터의 구축 다세대 건물, 이번에는 괜찮겠지 싶어서 서류를 넣었지만, 끝까지 서울시에서는 허가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때 LH 전세임대가 됐다면 이후 민간의 깡통전세를 구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무척 아쉬운 대목입니다.
 

나 모르게 바뀐 집주인, PD수첩에 나오다

 
공인중개사는 차라리 LH를 포기하고 은행대출상품을 알아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전세대출상품도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보증을 서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설명도 따라붙었습니다. 집주인만 동의하면, LH보다는 비싸지만 은행 서민전세지원 상품으로 2%대의 금리로 부족한 보증금 분을 충분히 대출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공시지가 2억2천만원에 전세 1억6천4백만원.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구해, 등기부등본상 근저당 없음을 확인하고 집주인에게 전세대출 동의를 받았습니다. 은행에서도, 공사에서도 매물의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대출을 승인해주었습니다.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고, 보증보험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첫 전셋집에서, 월세 대신 3분의 1가량 저렴한 은행이자를 내며, ‘그래도 다행이다’ 내심 안심하며 ‘LH의 희망고문’을 마음속에서 지웠습니다.
 
2018년 6월, 임대인이 바뀌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임차인 모르게 임대인이 바뀔 수 있다는 것과 이를 임차인에게 통보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저는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당황스러웠지만 법적으로도 계약이 그대로 승계되는 것을 알고, 등기부등본상 근저당이 별도로 없어서 당장 문제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작 바뀐 임대인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채 계약갱신이 이뤄진 후, 만나지 못했던 임대인이 TV에 나왔습니다. 2019년 9월과 10월 PD수첩에서는 빌라촌 전세시장의 갭투기 문제를 다루는 2부작을 방영했습니다. 그 주인공으로 임대인 실명이 거론되었습니다. 설마 했던 그 임대인이 맞다고 임대인의 대리인이라는 사람으로부터 확인 문자가 왔습니다. 계약 기간은 아직 1년 이상 남은 상태, 나름대로 알아보았지만 계약 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임차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집은 더 이상 ‘안식처’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일을 해야 했기에 집 문제를 잊어보려고 노력했어도, 집이 아니면 갈 곳이 없는 저로서는 퇴근하면 어김없이 집 문제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임대인은 문자로 “억울하다”고 호소하면서도, “저는 전세금 반환 안 된다”고 못 박았습니다.
 

안타깝지만 도리가 없다는 기관들

 
계약 당시 매물에 문제없음을 함께 확인했던 공공기관들, 대출한 은행, 보증을 선 공사, 임대문제를 상담한다는 구청 모두, 해당 문제에 대해서는 임차인의 몫으로 돌리기 바빴습니다. 임대차계약서상 임대인과 채권채무관계를 형성한 임차인인 저는 몰랐던 사실을 각 기관은 미리 알면서도 정보공유조차 해주지 않았습니다. 방송 이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 국세청 압류와,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가압류가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정작 이 집에 살고있는 저는 압류와 가압류가 이뤄질 동안 해당 사실을 알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임차인에게 알려주어 신용위기에 내몰릴 뻔하기도 했습니다. 서류를 떼는 과정에서 주민센터는 새 임대인과의 계약서를 가지고 와야 확정일자를 갱신받을 수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계약서를 새로 쓰고 확정일자를 다시 받을 경우, 우선변제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은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습니다. 지인 중 변호사가 있어, 확정일자도 계약서도 승계된다는 점을 미리 알고 있던 터라 잘못된 정보에 응하지 않았지만, 피해자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기관의 잘못된 정보로 우선변제 순위에서 뒤로 밀린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선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못합니다.
 
은행은 애당초 보증보험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모두 반환보증보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입할 당시에는 주택금융공사에서 운영하는 ‘전세보증보험’과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운영하는 ‘안심전세반환보증보험’이라는 상품이 나뉘어 있었습니다. 은행은 두 상품에 모두 가입해야 한다는 고지는 해주지 않았습니다.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저는 제가 가입한 전세보증보험이 ‘반환’의 역할을 하는 보증보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 ‘보증보험료’라는 명칭의 보증료가 나갔기 때문에 크게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문제 발생 이후 은행을 통해 확인한 결과, 금융공사의 전세보증보험은 사실상 ‘신용보증’으로, 은행의 대출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뿐, 저의 보증금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호 기능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갭투기대응시민모임, 108명 피해실태조사

 
당시 충분히 설명받지 못했음을 항변하고 반환보증으로 전환해달라고 요구를 했지만, 이미 매물에 문제가 있어서 불가능하다 통보받았습니다. 향후 절차에 대해 문의했을 땐, 만료 한 달 전에 다시 연락하라는 안내를 받았을 뿐입니다. 만료 한 달 전, 은행은 임대인이 블랙리스트임을 들어 대출연장도 불가능하다고 통보했습니다. 한 달 안에 해결방안, 즉 은행대출을 갚을 방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은행은 금융공사로부터 90%, 저에게 10%를 반환받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반환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되냐는 물음에, 금융공사로부터 구상권청구를 받을 수 있다는 경고를 건넸습니다.
 
계약만료를 한 달 앞두고, 제 앞에는 ‘억울하다’는 임대인, ‘개인적으로 안타깝지만 해결방안은 없다’는 기관들만 있었습니다. 분명 같이 매물을 확인하고, 등록하고, 보증을 서고, 대출을 했는데, 왜 책임 부분에서는 임차인인 저의 몫만이 남게 되는 것일까요. 현재 은행대출 부분은 우여곡절 끝에 계약만료를 한 달 남겨두고 대출연장을 완료했습니다. 은행 측의 안내 실수였고, 금융공사에서는 매물의 문제가 있더라도 임차인의 신용에 문제가 없을 경우 대출연장을 허가해주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신용불량이 될 거라는 은행직원의 말에 하루아침에 일상이 무너질 뻔했습니다. 그저 전세계약을 했을 뿐인데 왜 이런 끔찍한 경험을 해야 했던 걸까요.
 
저와 같은 경험을 해야 했던, 또 앞으로 하게 될 사람들을 위해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갭투기 문제 이면에는 망가진 임대시장이 자리 잡고 있으며, 주거권이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방안조차 없음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임차인들은 고발하러 경찰서에 찾아가도 ‘현행법상 처벌 방안이 없다, 증거를 가져오라’는 등의 말을 듣습니다. 2019년 하반기 갭투기 문제가 공영방송에서 두 번이나 보도되었음에도 관할구청에서는 지금도 ‘매뉴얼이 없다’는 답변만 내놓을 뿐입니다. 국토교통부는 민원을 넣어도 응답 한 번 받기 쉽지 않습니다. 2020년 총선이 있었음에도, 가장 방송을 많이 탄 지역구인 강서구 후보들조차 임대시장 투기 문제에 대해서는 사과도 언급도 없었습니다.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익명 모임방에서는 ‘알려지지 않아서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 아닐까’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민원을 넣고, 청원을 올리고, 정보를 공유합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갭투기대응시민모임’을 꾸려보았습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임차인들을 대상으로 피해실태조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유관기관에 피해실태를 알리고 질의서를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3주 동안 108명이 참여했습니다. 결과, ▲피해의 유사점, ▲특출한 누군가의 사기행각이 아닌 구조적 허점이 존재한다는 점, ▲반환보증보험도 임차인을 온전히 보호해주지 못한다는 점, ▲처벌받지 않음을 이용해 피해양산이 계속되고 있는 점 등을 확인했습니다. 또 피해 정도는 경제적인 데서 그치지 않고 우울, 가족해체 등 일상적이고 정신적인 피해까지 크게 번지고 있다는 점도요. 피해조사결과는 한겨레를 통해 3월 보도되었습니다. ([단독] 수백채 집부자 뒤엔 ‘깡통전세’…보증금 못받고 신용불량 위기)
 

주거 사기 왜 국가에 호소하냐고요

 
갭투기로 피해를 본 임차인들은 주변으로부터 많은 질문을 듣습니다. 전세 사기가 이렇게 만연한데 왜 더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나. 혹은 주거 사기를 왜 국가에 해결해달라고 호소하나. 앞서 제 사연을 좀 길게 서술한 이유는, 무주택자에 사회초년생으로 독립한 청년이 부모지원 없이 감히 주택은커녕, 전세조차 꿈꾸기 어려운 현실을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전세를 꿈꾸게 해주었던 시작은 ‘서울시’였습니다. 서울시에서 저에게 준 기회였던 ‘기존주택전세지원제도’는 국민이라면, 서울시민이라면, 무주택이어도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명(신청시 제출 서류)만 한다면, 월급의 상당수를 월세에 바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서울살이를 할 수 있다는 청신호였습니다. 행정이 임대시장을 좀 더 정확히 파악했다면 지원제도를 통해 안정적인 전세를 살 수 있었겠지요.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실시한 보증보험은 제게는 두 번째 기회처럼 여겨졌습니다. 서민주거자금을 저리로 대출해주고 이를 공사가 보증해준다는 것, 여기에는 ‘열심히 살고 있는 나’만 증명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국토부의 정책과 이를 실행하는 공사와 은행의 업무처리방식이 달라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저는 두 번째 기회마저 제대로 쥘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공사는 반환보증보험을 들지 못한 임차인들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임대인의 재산에 가압류를 걸지만, 사실상 임대인은 자기자본 없이 집을 매입했기 때문에, 공사가 가압류를 건 재산은 임차인의 임차보증금입니다. 공사는 우선변제권을 가진 임차인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회수 실익’이 없다며 가압류만 걸 뿐, 경매도 넘기지 않고 재산을 묶어두고만 있습니다. 공사가 ‘회수 실익’을 따지는 동안 임차인은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신용위기에 내몰리는 현실입니다. 무리하게 소송비용과 경매비용을 들여 임차인이 직접 경매에 나서게 되면, 사실상 임대인은 손대지 않고 ‘문제 매물’과 ‘국세 납부’, ‘압류, 가압류 해제’ 등의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낙찰받는 임차인이 국세를 대납하고, 압류-가압류를 해제하고, 매물을 떠안게 되기 때문입니다. 2020년 기준 허그는 다세대매물에만 약 5조원의 가압류를 걸었습니다. 이는 임대인에게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임차인의 숨통을 조르는 결과일 뿐입니다.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질문합니다

 
서울시에는 분쟁을 상담해주는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가 있고, 각 구청에는 주택과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특히 갭투기 피해가 집중된 서울시에서 사실상 ‘전세반환보증제도’외에는 해결방안이 없다고 합니다. 민원을 넣어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이런 정책의 허술함을 제대로 꿰뚫고 있던 임대사업자(공인중개서와 임대인)는 임차인의 보증금을 손쉽게 편취대상으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2020년 8월 반환보증가입 문턱을 낮추는 정책을 발표하자, 보란 듯이 해당 정책으로 유입된 임차인들을 투기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습니다. 임차인이 내야 할 반환보증금까지 대납해주며 ‘보증보험이 있으니 안심하라’며 깡통전세를 대놓고 거래합니다.
 
왜 임대인이 아무런 법적 제재 없이 자기자본 한 푼 안 들이고 집을 사들여 다주택자가 되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까? 왜 정부는 이런 자들이 임대사각지대에 놓인 다세대-다가구와 같은 서민주거유형을 더욱 손쉽게 거머쥘 수 있도록 소형매물을 취득하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취득세 등 세금감면 혜택까지 준 건가요? 부동산 시장에서 전문가들은 매물시세의 70~80%를 넘는 전세는 위험하다고 경고하는데, 왜 서민주거유형들은 매물시세의 100%를 넘어서는 게 허용되는 건가요? 왜 깡통전세 피해자가 존재하는데도 임대인들의 투기행위는 범법행위가 아닌 건가요? ‘깡통전세’에 대한 대안은 여전히 없는 건지요?
 
의식주를 시민의 기본요소로 돌려주십시오. 재개발, 재건축 이전에, 현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먼저 돌아봐 주십시오. 다시는 서울시에서 전세를 계약했다는 이유로 신용위기에까지 내몰리는 시민이 없도록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주시기 간곡히 바랍니다.
 
주거 사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깡통전세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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