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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17
  • 2017.05.01
  • 688

19대 대선 복지ㆍ노동 공약 평가

– 보건의료 분야

 

정형준 | 녹색병원 재활의학과장,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보건의료 분야 후보별 공약

후보별 보건의료분야 공약 표

 

 

세부공약 비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지난 30여 년간 보건의료정책 핵심이었으며 매번 대통령선거 시 핵심 보건의료공약으로 제안되었다. OECD 국가 중 여전히 낮은 건강보험 보장성과 이로 인한 가계의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어, 국민들이 항상 새로운 대통령이 의료비 절감을 위한 획기적 정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중요정책별로 살펴보면 5명 후보 모두 본인부담상한제를 강화할 것을 공약했고 일부, 혹은 부분적인 보장성 강화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면 보장성 강화안은 2012년 대통령선거 때 야권단일후보였던 당시 문재인 후보의 공약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 이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결국 시대적 흐름을 따르지 않고 뒤처지고 있다는 증거다. 

 

문재인 후보는 2012년과 마찬가지로 건강보험상한제 100만 원을 주장한다. 그러나 2012년에는 비급여를 대부분 급여화하면서 연간 8.5조 원 가량의 재원을 투자1)하는 비급여를 포함하는 획기적 보장성 강화안이었다면 지금은 소극적인 건강보험범위내의 상한제를 주장하는 늬앙스다. 또한 문재인 후보의 주요 보장성 강화안이 ‘치매국가책임’으로 먼저 나타난 점도 보편성에서 선별성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후퇴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치매’라는 질환의 중증도나 사회적 의존도가 낮고 높음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타질환과의 연관관계, 지역사회구조의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특정 질환중심의 우선적 보장성 강화 혹은 공적지원이 중심이 될 경우 부작용을 발생하게 된다. 특히 치매에 대해 강화된 ‘본인부담상한제’를 도입한다면 치매와 연관되는 상병 문제부터 재활 치료, 돌봄서비스 등에 대한 연계여부까지 논란이 계속 확산된다. 따라서 문재인 후보의 보장성 강화안은 2012년 대선공약에서 후퇴하였다고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후보는 목표 보장률도 제시하지 않았다. 아동진료비 국가책임제를 주장했지만 그 보장성 강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목표보장률 80%로 비급여 포함 상한제에 대해 주장했다. 상한제 금액은 소득 수준으로 100-500만 원을 상정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7개 구간의 50만 원에서 500 만 원까지의 법정본인부담금 상한제와 유사하지만, 비급여를 포함하는 계획이 추진된다면 훨씬 나은 보장성 강화안이라고 볼 수 있다. 유승민 후보도 비슷한 80%대 보장률을 목표로 비급여의 급여화 등을 주장하고 본인부담상한제를 확대 적용안에 대해 동의하여 현재 전체 가입자의 1% 정도만 상한제로 보는 혜택을 대상 수준 10%로 확대하는 안을 제시하였지만 구체적이지 않아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홍준표 후보는 예비급여 포함 본인부담상한제를 200-300만 원으로 주장하였다. 예비급여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도 주장한 것으로 비급여에 대한 급여화 전략의 한 부분으로 대부분의 후보들이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심상정 후보는 ‘모든 의료비를 건강보험 급여로 전환, 미용, 성형 등에 대해서만 의료비 지원을 제외하는 네거티브 방식 도입’을 통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주장해서 차별성을 보였다. 사실 비급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제대로 된 보장성 강화가 가능하지 않다. 박근혜 정부가 도입한 선별급여의 경우 높은 본인부담금뿐 아니라 여전히 의심되는 효용성 등이 문제이다. 따라서 비급여와 급여 진료의 구분을 이제는 명확히 하여 일본식의 ‘혼합진료금지’를 한국적으로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점에서 심상정 후보의 네거티브 방식 도입이 가장 구체적이다. 또한 심상정 후보만 ‘입원진료비부터 보장성 90%로 상향’ 및 ‘0-15 세 입원진료비 100% 보장’의 획기적 보장성 강화 안과 목표수치를 분명히 제시했다. 앞서 밝힌 네거티브 방식의 비급여 통제를 통해 건강보험 상한제 100만 원도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정리하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안은 심상정 후보의 차별적이고 현실적인 보장성 강화안에 비추어 다른 후보들의 관습적인 방안들이 제시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문재인 후보는 2012년보다 후퇴한 안을 제시하고 있어 재고가 요구된다. ‘예비급여’에 대해서도 네거티브 방식의 명확한 혼합금지 등의 조항을 반영할 장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대선이 20여일 남짓 다가온 현재도 보장성 강화 공약을 명확히 제시한 것은 심상정 후보와 홍준표 후보뿐이다. 이는 국민들의 의료비 절감요구에 대한 주요 후보들의 책임방기로 볼 수밖에 없다.

 

상병수당 도입

상병수당은 이번 대선에서 ‘기본소득’ 및 청년수당, 아동수당 등의 복지수당과 연계되면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논의 후 결정’이라고 밝혔고 안철수 후보는 ‘유보’를, 홍준표 후보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반면 유승민, 심상정 후보는 찬성입장을 보였는데, 유승민 후보는 산재보험과의 통합 등을 논의하며 명실상부한 상병수당 논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후보는 상병수당에 대한 입장은 보류하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재난적 의료비’ 대응 대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원래 ‘재난적 의료비’를 보편적으로 막는 방법이 앞서 본 건강보험 보장성의 강화와 상병수당의 도입이다. 다시 말해 직접의료비(본인 부담금)를 낮추고, 아파서 줄어든 소득을 보전(상병수당)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병수당 도입은 유보적이면서 재난적 의료비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현재 건강보험 누적 흑자가 20조 원이다. 이는 상병수당을 즉시 도입하여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따라서 각 후보들은 건강보험 흑자에 대한 보장성 계획안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공공의료 인프라 강화

공공병원 확충방안 공약은 후퇴했다. 과거 최소 30%까지 공공병상을 늘리겠다는 것이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선거 공약이었다. 그러나 공공병원 확충에 대해 대선 후보들은 거론하지 않았다. 그나마 문재인 후보만 보험자병원(요양병원) 확충을 제시하였고, 심상정 후보는 공공병상 필요도에 따라 지역거점 지방의료원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겠다는 공약이다. 현재 공공병원 병상 수 대비 10% 정도 밖에 되지 않고 2015년에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민간의료기관(삼성의료원)이 못하는 치료를 국공립의료기관에서 충분한 역할을 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병원 확충안을 내놓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이런점에서 공공보건의료 인프라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심상정 후보가 그나마 낙제는 면했고, 나머지 후보들은 낙제로 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 및 시설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인력부족이다. 또한 현재의 공공의료기관과 인프라가 교육부(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지자체), 보건소(보건복지부, 지자체), 중앙의료원(복지부) 등으로 나누어져 있어 제대로 된 인력관리가 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일소하고자 최근 논의되는 것이 통합적인 공공의료인프라를 총괄하는 ‘공공 보건의료공단’이다. 공공보건의료공단과 관련하여 문재인 후보 측은 답변하지 않았고, 안철수, 심상정 후보 측은 찬성입장을 보였다. 유승민 후보 측은 장기과제로 밝혔다. ‘공공보건의료공단’은 장기적으로 통합적인 의료기관체계와 공공보건의료인력 관리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각 후보들은 현재 의료취약지 및 격오지에 부족한 공공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공공보건 장학특례를 제시하고, 안철수 후보는 공공인력센터, 홍준표 후보는 분만취약지 장학특례를 거론했다. 유승민, 심상정 후보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 모두 인력수급이 어렵다는 것에 대한 대응방안이나 장기적으로 장학 제도나 공공의료인력 교육기관만으로는 부족하며 장기적으로 공공의료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의료민영화/영리화 정책

대선 후보들의 보건의료 분야 공약에 대한 답변이 분명하지 않았다. 반면 의료민영화 사안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분명한 반대 입장이 아니면 수동적인 긍정의 표현으로 응답하였다. 문재인 후보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한 명확한 답변2)을 보내오지 않았다. 다만 의료민영화 부분을 제외하겠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다. 규제프리존법에 대한 반대는 더불어민주당의 당론을 통해 분명히 하였다. 이외에도 박근혜 정부에서 시행된 각종 영리화 정책들(부대사업 확대, 임상시험규제 완화, 병원인수합병 추진)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반대)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문재인 후보의 4차산업 혁명 일자리 확충계획에 여전히 보건의료 부분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고, 이는 대체로 IT-의료연계 산업이거나, 바이오산업들이다. 산업발전의 측면 자체를 거부하자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들의 건강과 안녕, 안전을 우선시하는 방향이 명확히 제시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의료민영화’ 사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재차 요구된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규제프리존법을 찬성하며 보건의료산업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를 답습하겠다는 의지를 제시했다. 이 법은 의료 부분뿐만 아니라 환경, 교육, 개인정보 등 공공의 영역을 무분별하게 규제완화하는 것이다. 아직 공약집에는 규제프리존법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하지만, 안철수 후보의 의료민영화/영리화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다.

 

심상정 후보는 유일하게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 사안에 대한 명확한 전면반대를 선언했다. 박근혜 정부가 허용한 국내 최초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허가취소 의사까지 밝혔다. 또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및 규제프리존법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다. 유승민 후보는 질의서에 답변을 하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하다.

 

재정전략

지난 박근혜 정부 4년은 유래 없는 건강보험 흑자를 통해 무려 20조 원 이상의 준비금이 남았지만, 이를 전혀 의료비 절감에 쓰지 못했다. 특히 정부는 예산증대를 목적으로 가장 세수수입이 높은 수준으로 담뱃값을 올려 무려 4조 원 가량의 추가재원을 마련했다. 이렇게 마련한 재원은 건강증진기금의 비율을 높임으로써 건강보험재정에 혹은 국 민건강에 기여하는 것이 옳았음에도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 와중에 건강보험 부과체계 논의가 계속되었는데,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고지원이나 기업부담은 논외로 하고 가입자 간의 형평성 논의 조차 4년을 끌어서 최근에 복지부 안이 통과된 상태다.

 

따라서 각 후보들이 향후 보장성 강화 및 상병수당 도입, 공공병원 확충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미 남아있는 재원도 있기 때문에 이를 먼저 국민들에게 서비스로 돌려주고 다양한 재원마련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다.

 

재원마련과 관련하여 문재인 후보는 민간보험의 부당이익을 환수하고, 재정효율화를 우선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심상정 후보 측은 보험료 인상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국고지원 관련해서 문재인 후보는 국고지원 사후정산제로 추가적인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며, 안철수 후보 측도 국고 지원 사후정산을 하고 이후에 국고지원 확대도 논의하겠다고 했다. 심상정 후보 측은 국민건강기금을 건강보험에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느 후보도 사후정산을 제대로 하더라도 16.6%에 불가한 국고지원을 어느 수준까지 올리겠다는 주장은 없다. 또한 부과체계 개편 방향에 기업부담 확대를 위한 노동자, 기업의 분담비율 조절이나, 프랑스식의 대기업각출금 등의 논의도 없다. 반면 보험재정의 확충을 가입자 보험료로 하려는 주장이 있다. 물론 받는 의료서비스의 양과 질이 확보된다면 보험료 인상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20조 원이 넘는 보험재정, 그리고 국고지원의 사후정산을 하지 않아 누락되는 매년 2조 원 이상의 재원 등을 고려하면, 건강보험 재정 전략에 대한 인식은 아쉬운 수준이다.

 

 

총평

 

이번 대선은 촛불이 만들어 낸 성과로, 매우 긴박하게 치러진다는 점에서 충분한 정책적 대비가 없었음을 일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보건의료 정책 공약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기존 전략을 답습한 정도일 뿐 선제적 공약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2012년 출마했던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보건복지 공약이 2012년에 비해서도 많이 후퇴했다. 특히 안철수 후보의 경우는 공공병원에 대한 확충을 약속했지만, 반면 공공의료가 아니라 규제프리존법을 지지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 고 있다.

 

거기다, 기존 목표 건강보험 보장률이나 목표 공공병상률 등의 목표치가 제시되지 않고 있고, 보편적인 보장성 강화방식인 본인부담상한제, 입원, 외래 등의 목표 보장성 설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심상정 후보만이 공약으로 제시했을 뿐이다. 치매 국가책임제, 아동치료비 국가책임제, 노인 외래 진료비 정액제 등 선별적인 공약들이 전면에 배치되었다.

 

상병수당의 경우 필요성이 강조되고, 보험재정의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약으로 제시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공공보건의료인프라 확충계획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주거, 보육 등은 국민연금의 채권발행 등으로 복지공급을 통한 선순환을 고민하고 있는데, 보건의료 부분은 여전히 민간주도의 프레임을 깨려는 노력이 경미하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시민사회단체들은 보편적 보장성 강화, 상병수당 도입, 공공보건의료인프라 확충 등과 같은 핵심 요구들을 수차례 요구해 온 것을 각 후보 들이 모르지 않을 것이다. 진일보된 공약이 나오길 기대하며 이번 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되길 바란다. 그것이 이번 대선을 만든 촛불민심이다.

 


1) 문재인 후보의 ‘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는 각종 비보험을 대거 건강 보험 적용대상으로 포함하면서, 연간 본인부담 상한을 100만 원으로 인하하는 것, 2013년 전체 국민의 하위 50%에 대해 본인부담 상한 을 100만 원으로 인하하고 단계적으로 2017년까지 전 소득계층을 대 상으로 100만 원으로 인하 추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각종 비보 험 항목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를 시행 하는데 필요한 재정은 연 평균 8.5조 원

(http://www.theminjoo.kr/ policyBriefingDetail.do?nt_id=17&bd_seq=34131, 2012년 12월 14일 연간 본인부담 100만 원 상한제 설명자료)

 

2)“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개정에 대하여, 의료 민영화 부분을 제외하여야하고 박근혜 정부가 과대 추계한 69만개 서비스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국민의 대표성과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전제 하에, 저임금 서비스산업근로자의 근로여건 및 임금상향, 서비스산업 부가가치 고도화를 함께 검토해야 본 법의 처리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2017년 4월 14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한 문재인캠프의 입장을 묻는 질의서에 대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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