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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건강보험/보건의료
  • 2020.09.07
  • 549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관계자의 책임 엄중히 물어야  

밀실 합의 철회 않는다면 의협 불법 행위까지 정당화 시켜주는 것

 

지난 9/4일 정부⋅여당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을 코로나19가 안정화될 때까지 중단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자신의 이해를 관철하려는 의협의 비윤리적 행태에  굴복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의 책임을 망각한 행태다. 더욱이 정부가 의료공공성 강화 정책에 시민을 배제한채 의협과 밀실에서 야합한 것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참여연대는 의협의 집단행동에 굴복해 국민의 안위를 저버린 정부⋅여당을 강력히 규탄한다. 현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공공의료  강화에 대한 시민사회의 지속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문재인 정부의 대응이 거의 부재했다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의 정책을 총괄하고, 이번 협상을 진두지휘한 김상조 정책실장과 청와대, 정부 관계자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한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의료 확충에 무관심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확인되었음에도, 정부의 대응이 공공병원 설립과 같은 핵심 과제에 눈감은 채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이라는 지엽적인  정책 추진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번 의협과의 밀실합의는 이런 지엽적인 정책 마저도 의협의 압력에 굴복해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는 의료 공공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명분 없는 의협의 집단 진료 거부는 대다수 시민으로부터 외면 받았음에 불구하고 정부가 ‘의사 인력’ 확대라는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첫 걸음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어처구니없는 합의를 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정부는 의정합의안을 원천 무효화하고 시민과 함께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의료 공공성 강화 계획을 빠른 시일 안에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2021년 예산안에 충분한 공공의료 예산을 배정해 무너진 시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논의를 정부와 의협만이 참여하는 협의체에서 하겠다고 합의한 것은 더욱 우려되는 문제이다. 전국민이 보험료를 납부하는 건강보험제도에 기초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합의이다. 의협은 의료수가, 보험료 등을 결정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의료계의 참여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의료의 공공성을 후퇴시키는 개악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건정심에 의료계가 참여하게 된 것은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의료계 달래기 명목으로 도입된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에 의해서이다. 의료수가 결정구조에 확실한 지분 참여를 담보 받은 의료계는 건정심에 참여해 수가 인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자본과 결합한 의료계는 병원자본의 형성이라는 보다 견고하고  확실한 수입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의 건정심 참여 확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의료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개혁은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시민의 실질적 참여를 강화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공의료 강화 정책이 시급한데도 정부와 여당은 이러한 요구를 외면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환자 인질극도 불사한 의협만을 논의의 파트너로 삼아 밀실 거래를 추진했다. 참여연대는 시민이 빠진 이번 합의는 정당성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이번 밀실 합의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의협이 저지른 불법 행위가 정당화될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의협과 같은 이익단체들의 불법적 행태를 막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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