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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20
  • 2020.10.01
  • 292

전 국민 고용보험 제도 설계 방향과 과제 모색

 노동자 개념 확대와 소득기반으로의 재편 전략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고용다변화 시대, 제도개혁 필요성

코로나19 이후 고용충격이 피부로 느낄 정도다. 올해 상반기 내내 취업자 현황은 더 안 좋아졌다. 일시·휴직자와 일자리 찾기를 단념한 사람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통계상 실업자가 줄고, ‘그냥 쉬었다’는 비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한 것은 더 심각한 신호다. 노동시장 가장 큰 타격은 사회 취약층에 집중되었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피해는 서비스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코로나19는 여성, 청년, 임시일용직에게 직격탄이었다. 일터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경제적 약자이기도 하다.

 

이미 우리가 겪었듯 코로나19는 노동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고리’에 충격을 가했다. 아르바이트,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그리고 자영업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대부분 노동시장에서 비표준적인 계약과 고용의 확대로 그 규모가 증가하고 있고, ‘제도적 배제’와 ‘차별’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고용보험 사각지대와 배제된 집단의 소득과 고용감소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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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2018년 원자료 필자 재분석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비경제활동 인구 비중(36.6%)이 높고, 특수고용 노동자(221만명), 플랫폼노동자(55만명 추정), 진성 프리랜서(214만명)와 같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진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가 필요하다(<그림2-1>). 2018년 기준 1인 자영업자 비중은 70.9%로 고용주(29.1%)의 2.5배 정도 된다. 이를 반영하듯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관련 중앙정부(고용노동부)와 지방정부(서울시, 성남시)의 정책 지원사업 홍보물에 자영업이나 특수고용노동자 이외에 ‘프리랜서’가 명시적으로 포함되었다(<그림2-2>). 이는 우리 사회의 공공행정에서 비임금노동자 영역이었던 프리랜서가 노동정책이나 사회정책 영역에서 포괄적으로 하나의 노동형태(노무제공)로 자리 잡았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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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고용보험의 제도적 설계와 방향

코로나19는 이들에게 세 번의 충격을 가했다. 고용을 파괴하여 소득 손실을 가중 시켰고, 학업과 교육훈련과 같은 학습도 중단시켰다. 노동시장에 진입하거나 일자리를 이동하려는 사람까지 방해했다. 특히 코로나19로 피해 받은 집단 다수는 본인이나 가족이 병원에 가야하거나 돌봐야 할 때 일을 포기해야한다. 그때 소득 상실은 당연히 자신의 몫이다. 그래서 몸이 아파도 직장에 나가야 하는 일상이 되었다. 학교에서 ‘개근상’, 직장에서의 ‘정근상’이 다른 무엇보다 표준으로 여겼던 시절이 있었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여겨졌던 전근대적인 국가의 모습이었다.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접하면서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그 과제 중 하나가 일자리에서 밀린 취약층의 고용보험 개편이다. 현재 고용보험 가입자는 취업자 10명 중 4명(48.4%)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재의 고용보험은 ‘정규직’을 주 대상으로 설계되었기에, 미취업 청년, 자발적 퇴사자, 아르바이트, 예술인, 특수고용·플랫폼노동,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은 배제된 문제점을 갖고 있다. 반면 OECD 회원국 다수는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보장제도를 헌법적 권리로 규정하고 거의 대부분 적용받도록 보완해왔다. 우리 사회에서 지난 20년간 고용보험 확장은 미세한 변화만 있었지 ‘전 국민’ 고용보험 논의는 사실상 처음이다. 고용보험 미가입자(13.8%)만이 아니라, 적용제외 대상(31.4%)까지 포괄하는 고용보험 필요성이 힘을 받고 있다. 일자리위원회 여론조사 결과(2020.5.6∼8) 국민 10명 중 7명은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찬성으로 나왔다.

 

현재 약 절반(49.4%, 1,353만명) 정도만이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그 외에는 미적용(미가입, 누락 378만명) 및 적용제외 대상(50.6%)이다. 적용제외자는 178만명 (문화예술, 특수고용 등 178만명이고, 680만명 (프리랜서, 1인 자영업자, 무급가족종사자 등이 68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특히 다수의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등 비임금노동자는 고용보험 적용이 제외되어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다. 결국 기존 고용보험제도는 변화하는 노동환경과 고용다변화 현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코로나19처럼 경제사회 변화 시기, 일자리 단절로 소득 감소 등의 문제 발생에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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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전 국민 고용보험’은 헌법 34조에서 언급한 사회안전망으로서 사회보장제도의 완전체인 것이다. 코로나19의 경험은 미래의 위험에 대처하는 우리사회의 혜안을 찾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전 국민 고용보험’ 제도의 설계 방향은 △모든 소득 활동을 하는 일하는 사람(취업자)으로, △고용보험 부과 및 징수는 국세청에서, △고용보험 적용 개편은 동일 보험료와 일괄 적용(일부 유예기간) 방식으로 검토할 수 있다.

 

첫째, 전 국민 고용보험 적용대상은 누구이며, 가입방식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고용보험 개편은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즉, 모든 소득활동을 하는 일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군입대를 앞둔 사람 등은 아니다. 지금도 초단시간이나 65세 이상 고령층과 프리랜서 등 10명 중 4명은 고용보험 적용제외 상태다. 따라서 고용보험은 특수고용 몇 개 직종을 추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일하는 사람(취업자)은 당연가입 방식으로 한다. 프랑스와 아이슬란드처럼 의무가입 형태로 전환하고,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나 특수직역(공무원, 군인 등) 등 절차가 필요한 일부 집단은 시행 유예 기간을 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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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시 소득 파악과 징수·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의 여부다. 고용보험료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각기 부과하는 조정소득 방식으로 개편 하고, 영국·미국·캐나다처럼 국세청 세제실에서 담당하여 소득정보를 매월 징수·공유하면 된다. 덴마크와 프랑스는 소득에 기반한 고용보험제도로 변경했다. 현재 국내 75% 정도가 소득세 신고를 통해 소득파악이 되고 있고, 2018년 기준 613만명이 사업소득 원천징수자다. 향후 세법 개정을 통해 소득파악 투명성을 높이면 된다. 이를 위해 정부도 2021년부터 특수고용직 포함 자영업자의 소득신고를 분기별로 하는 것을 발표한바 있다(<표 2-1>). 한편 매출과 소득이 낮은 집단은 덴마크와 프랑스처럼 2년 평균 최소 소득기준을 보험료 하한액으로 책정하는 방법도 있다.

 

셋째,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으로 인한 보험료 인상이나 재정 건전성 문제가 쟁점이 된다. 현재 고용보험료는 노사 각기 0.8%씩 분담하여 총 1.6%가 기금으로 운영된다.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시기 특수고용,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은 노동자와 동일하게 자부담 0.8%로 하되, 향후 보험료 인상을 점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표 2-2>).2) 다만 부족 예산은 국가의 다른 예산을 전용하면 된다. 대표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사업자에게 지원하고 있는 일자리안정자금(4조원)이나 근로장려금(5조원)을 활용하면 된다. 특수고용 및 자영업자의 사용자 부담액(약 1.5조원)은 현재 고용보험에서 지출되는 ‘육아출산급여’(1.4조원)을 국가 일바회계에서 지출하면 상쇄된다. 모성보호 사업은 2011년 건강보험 재정문제로 고용보험에서 포함되었기에, 실업급여 계정에서 분리하여 국가 일반회계에서 예산을 지출하도록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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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전 국민 고용보험 설계는 노사정 이해당사자들의 포괄적 제도개편 논의가 필요하다. 20대와 30대 청년층은 비정규직 일자리로의 취업과 실업의 반복이 나타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고학력 니트(NEET)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2.5배 이상 높다. 그런데 현행 고용보험은 자발적 이직에 대해서는 수급자격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물론 자발적 이직이라도 임금체불, 사업장 이전, 질병, 휴업 등의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지급된다. 결국 청년들처럼 첫 직장 이직이 높고, 고용불안정성이 높은 우리 사회에서는 자발적 이직 후 적극적인 구직노력에도 장기간 실업상태에 있는 경우 비자발적 실업상태로 인정, 보호가 필요하다. 결국 이를 위해서는 이직 사유와 실업급여 수급 기여 요건 완화와 지급 기간 확대 등이 중장기적으로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더 나은 규범의 출발, ‘전 국민 고용보험’

코로나19로부터 신속한 회복은 그리 밝지 않지만, 우리들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코로나19는 취약층에 더 가혹했고, 사회적·경제적 약자에게 더 큰 위험이었다. 사회적 취약층에게 전 국민 고용보험은 이제 이론적 논의가 아니라, 정책 실행 단계에 와 있다. 1995년 제정된 고용보험은 ‘실업·구직급여, 상병수당’, ‘직업능력개발사업’, ‘육아휴직·출산전후급여’를 보장한다. 고용보험은 직업훈련, 고용촉진 그리고 실업 등 노동시장 위험 예방 효과를 목적으로 설계 되었다. 특히 실업급여는 실직자의 생활안정 및 재취업 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 개인이 부담해야할 몫을, 정부와 사회가함께 부담하는 취지가 담긴 것이다. 때문에 전 국민 고용보험 기본소득처럼 단순 현금지원 방식의 제도가 아니라, 일하는 시민을 위한 더 나은 삶과 안전한 세상을 위한 정책 설계의 시작이다.

 

영국(1911), 프랑스(1914), 독일(1924), 스웨덴(1934), 미국(1938), 일본(1947) 등 OECD 회원국 대부분 고용보험 도입은 산업화와 함께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의 고용보험은 1995년에서야 시행되었다. 사실 1946년 대한민국 헌법에는 ‘실업보험· 폐질보험 기타 사회보험제도의 실시’가 적시되어 있었다. 국제노동기구(ILO)도 코로나19 시기 ‘사회적 보호’와 ‘불평등 해소’를 주요 의제로 제시한바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새로운 규범과 표준(New normal)이 아니라, 더 나은 규범과 표준(Better normal)이어야 한다. 어쩌면 현재의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논의는 사회보장제도를 재설계하는 국가의 재발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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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부는 2012년부터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10인 미만 저임금 영사업장의 지원제도(두루누리)를 시행하고 있고, 50인 미만 고용주(5인 미만 소상공인)와 1인 자영업자에게 고용보험 지원(임의가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영세사업장 사회보험 지원 사업인 ‘두루누리사회보험’ 미적용율은 25% 내외나 된다.

 

2)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5%∼3%)에 비해 보험료가 낮아 실업급여액이나 수급기간이 짧은 문제점이 있다. 때문에 노사정 모두 보험료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앞으로 점진적으로 고용보험료는 일정한 비율(0.8% → 1% → 1.2% → 1.5%)로 인상이 필요하다. 


3)  * 덴마크는 18~63세의 소득 활동자는 실업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실업보험 가입자는 전체 취업자의 77%이다. 정액 보험료는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재원의 약 30%를 차지하고, 나머지 70%는 조세가 투입된다. 덴마크는 1994년 사회보장 지출의 중앙정부 부담을 재정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노동시장 분담금’(labour market contribution)을 도입하여 ‘노동시장기금’을 조성했다.
** 프랑스는 2018년 자영업자와 플랫폼노동자를 실업보험에 포함했다. 이때 기존 임금노동자의 실업보험료(2.4%)를 폐지하고, 사회보장 조세인 일반사회기여금(General Social Contribution)을 1.7%p 인상하여 재원을 마련했다. 임금노동자는 소득의 7.5%에서 9.2%로 인상하고 자영자는 8.0%에서 9.7%로 인상하였다. 노동자가 4%를 내던 고용주의 기여분은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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