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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8
  • 1998.10.10
  • 836

대법원은 지난 1997년 4월 25일 광주광역시 동구의회가 결의한 '1996. 12. 13. 광주광역시 동구 저소득주민 생계보호지원조례'에 대한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사건에서 자치조례 제정권의 범위와 관련한 매우 의미있는 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 동 판결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제정권의 한계에 관한 판례상의 기준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있는 판결이기도 하지만 우리 복지계로서는 공공부조제도와 관련한 복지조례 제정권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의 독자적인 공공부조의 지평을 열게 한 기념비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사건은 광주 동구의회가 자활보호대상자 중 65세 이상의 노쇠자, 아동, 임산부, 폐질 또는 심신장애로 인하여 근로능력이 없는 자에 대하여 정부의 생활보호사업지침상 자활보호대상자에 대한 생계비 지원에 대한 근거규정이 없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구청이 매년 일반회계예산에서 그들에 대한 생활보호법령 소정의 생계비 지원을 할 것과 그 생계비 지원에 필요한 비용을 확보할 의무를 지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조례를 제정하자 동구청장은 지방재정법 및 생활보호법에 위배된다는 내용으로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사안이다.

여기서 대법원은, 먼저 지방재정법 위배라는 주장에 대하여 1)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 및 그 사무를 처리함에 주민의 편의 및 복리증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러한 사무는 이른바 ‘자치사무’이며 2) 지방자치법상 “생활곤궁자의 보호 및 지원”을 자치사무의 하나로 예시하고 있으므로 본건 조례안에서 정한 보호대상자에 대한 생계비의 보조는 이에 해당하여 자치단체의 사무에 속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생계비 지원은 “법률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지방재정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생활보호법 및 생활보호사업지침 위배라는 주장에 대하여도 1) 생활보호법상의 자활보호대상자에게 생계비를 지원하는 근거규정이 없더라도 그 취지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일률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보호를 하라는 취지가 아니라 각 지방자치단체가 그 지방의 실정에 맞게 별도의 생활보호를 실시하는 것을 용인하는 취지라고 봐야 하고 2) 생활보호법 제36조에서 국가와 자치단체 간의 비용분담비율을 정하였다고 하여도 “지방자치단체가 그 재정권에 의하여 확보한 재화로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권한과 의무를 가지는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인 지방의회가 단체장의 의견을 들은 후 그 재정능력 범위 내에서 생활보호법과는 별도로 생활곤궁자를 보호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시행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본질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이로 인하여 재정의 건전한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 아닌 한 이를 탓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은 복지사무가 자치단체의 고유사무로서 조례제정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임을 간접적으로 선언함과 아울러 자치단체의 재정에 관하여 그것이 자치사무에 관한 것인 한 재정의 건전한 운영에 저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자기결정권'을직접적으로 인정한 것으로서 자치입법권 내지 조례제정권의 범위를 정면으로 밝히고 있어서 향후 자치단체의 조례제정권 행사의 방향을 제시한 혁신적인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판결은 사회복지계의 학자들이나 실무자 모두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는 모범적인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판결은 우리에게 복지사무는 결국 '자치사무'라는 점과 함께 국가가 제시하는 공공부조에 대한 기준이 '일종의 최저기준'일 뿐이며, 자치단체별로 이를 초과하는 내용의 복지급부는 조례제정을 통하여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복지운동의 전망과 비전을 지역을 중심으로 한 '복지조례제정운동'을 통하여 실천해 나가는 움직임을 기대해 본다.

이찬진/변호사, 참여연대 사회복지특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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