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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9
  • 1999.02.10
  • 1338
제정의 배경

이미 오래 전부터 사회복지관련자들을 중심으로는 연령을 기준으로 한 현행의 생활보호제도가 저소득층지원시스템으로서 한계를 가진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었다. 이러한 우려는 경기침체와 장기적인 실업으로 인해 생존의 위기를 느끼면서도 사회안전망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가구가 늘자 연령적 기준을 넘는 일반적인 공공부조로의 생활보호제도 전환, 광범위한 절대적인 빈곤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전 사회적으로 이루어졌다.

제정 추진과정

빈곤에 대한 새로운 지원제도에 대한 요구가 구체적인 법안으로 성형되어 최초로 제시된 것은 시민사회단체로부터였다. 민주노총, 경실련, 참여연대, 여연 등 사회단체들이 참여한 사회보장정책협의모임은 1998년 6월 29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안을 놓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과 저소득실직자 생활보장방안 정책공청회"를 개최하여 현행 생활보호제도의 법적 수급자격요건인 인구학적 기준을 철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체입법을 주장하였다. 그 후 일용직저소득노동자실업대책협의회, 경실련, 참여연대 등 20여 개 사회단체는 1998년 7월 23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촉구대회'를 열었고 이들은 이날 이 법안을 보건복지상임위 소속 김홍신 의원을 소개의원으로 하여 국회에 입법청원하였다.

사회로부터의 법제정 요구가 구체화되는 속에서 1998년 8월 여당인 국민회의는 당 정책위원회의 법안심사위원회에서 당 기초생활보장위원회가 마련한 안과 위의 입법청원안을 토대로 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안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입법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10월 15일 국민회의안으로 국회에 제출되어 10월 17일 보건복지상임위원회에, 11월 25일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되었다. 이 법안은 12월 28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일부 수정을 거쳐 위원회 대안으로 의결되었으며 앞으로 상임위원회 의결과 법제사법위원회의 자구심사 그리고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논쟁의 구도와 쟁점사항들

법안 준비단계에서의 주된 논쟁은 노동부와 여당의 기초생활보장위원회 및 시민사회단체 등 입법추진자들 사이에서 있었다. 경기침체와 광범위한 실업에 직면하여 공공부조적 성격의 제도확충으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려는 흐름에 대해 노동부는 공공근로사업이나 취업알선 등 고용유지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함으로써 입법논의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그러나 실업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공공근로사업 등 일시적인 고용정책이 한계계층에 대해 적절한 지원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동부의 논리는 더 이상 설득력을 갖지 못하게 되었다.

법안의 국회제출 이후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해당 상임위의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이자 법 제정에 적극적이었던 김홍신, 이성재 의원 등과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와의 협의가 본격화된 한편, 여당과 예산청과의 사이에는 예산확보와 관련된 협상이 추진되었다. 보건복지부는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이견을 제시하였다. 즉, 광범위하게 준용되어 온 생활보호법이라는 법 제명의 변경, 최저생활보장을 위한 보호를 국가의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신청할 권리가 되게 하는 수급권의 인정, 최저생계비를 단일하게 책정하지 않고 지역별, 가구규모별, 가구유형별로 구분하여 조사 공표하도록 하는 방식, 생활보호자의 선정기준에서 현행의 연령 및 근로능력의 유무 등을 폐지하고 부양의무자와 소득인정액 만으로 하는 문제, 최저생계비의 결정을 보건복지부장관이 하던 것을 사회보장심의위원회 내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방식, 주거급여를 별도로 신설하는 문제, 교육급여의 범위를 중등교육 이상으로 확대하는 문제, 생활보장업무를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전담하도록 하는 규정을 법에 명문화하는 문제, 생활보호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이 있을 경우 지급하는 임시급여제도의 도입 등이다. 보건복지부는 결론적으로는 보호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사회복지전문요원의 확충과 소득·재산의 파악을 위한 전산망의 완비, 전문요원의 전산정보접근의 보장이 선행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법 제정 여부는 예산당국과의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친 후에 검토하자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정치권에서 행정자치부와 예산청 등 타 부처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고 그로부터의 지원을 확보해 주면 집행은 자신들이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협의를 몇 차례 거치면서 지엽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일치를 보았으나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위상과 법안의 시행일시 및 추진방법, 즉 입법추진을 공론화하여 예산청과 행정자치부를 압박하는 등 관련부처의 지원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방식과 일단 상임위원회에서라도 법안을 통과시키고 이를 무기로 관련부처의 협력을 촉구하는 방식 등에 대해서는 완전한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이 법안은 소위원회의 공개적인 심의에 붙여지게 되었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보건복지부내 유지와 임시급여 도입 불가를 제외한 여타 조항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가 동의함으로써 국민기초생활법안은 일부 수정을 거쳐 위원회 대안의 형태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였다. 수정된 조항 중 주요한 것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위상과 긴급급여의 도입이다. 의원입법안에는 급여의 결정에서 제외된 자가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 보장기관은 그 이의 사유가 허위신고 등으로 인하여 수급자의 요건에 명백하게 저촉되지 않는 한 잠정적으로 급여를 실시하도록 하고 수급제외결정이 확정될 경우 급여반환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시급여제도가 긴급급여제도의 도입으로 전환되어 시장, 군수, 구청장은 보장의 여부가 결정되기 전이라도 수급권장에게 급여를 실시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급여의 일부를 행할 수 있도록 대치되었다. 또 생활보장사업의 기획·조사·실시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심의, 의결하기 위하여 사회보장심의위원회 독립분과위원회로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두어 생활보장사업의 기본방향과 최저생계비 결정, 보장기준의 결정 등을 맡도록 하였던 것을 현행과 같이 보건복지부 내에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존치시키고 의결기능 만을 추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긴급급여의 경우 악의적 이의신청자와 실효성이 의심되는 반환명령의 문제는 피해 갈 수 있게 되었으나 긴급급여의 시행을 시장, 군수, 구청장의 재량사항으로 둠으로써 실질적인 집행이 의심스럽게 되었고,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경우 비록 보건복지부장관이 최저생계비를 결정·공포할 때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였으나 현재와 같이 보건복지부의 국장급 공무원과 민간전문가로 구성되는 경우 최저생계비의 계측조사를 위한 부처간 협조나 결정의 독립성에서는 여전히 한계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예산청은 애초에 '고실업으로 실업대책 및 사회안전망 확충예산이 1998년과 1999년에 대폭 증액되고 공적부조에 대한 기대심리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동법을 제정할 경우, 이와 같은 문제가 더욱 고조되어 과도한 사회복지비용 부담이 경직화될 우려'가 있다며 기존 생활보호제도의 유지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안의 상임위원회 통과가 유력해지자 1998년 12월 중순 국회에서 심의 중인 법안들 가운데 신중한 검토를 필요로 하는 법률안을 선정하면서 그 하나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안을 꼽았고 올해 1월 6일 국민회의·자민련 양당의 국정협의회 회의에 공식적으로 보고하였다. 당시 제출한 '국회 법안심의 관련 보고'라는 문건에 따르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하여 생계보조비 대상이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수준인 18세 이상 65세 미만자 전체로 확대되는 경우 보호대상자가 80만 명 추가되어 연간 2조 5천억 원의 추가재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심의보류를 요청하고 있다. 참고로 보건복지부가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의시 제출한 법제정 관련 예산추계에 따르면 총 소요예산을 3조 2천억 원가량으로 추산, 1999년 확보된 생활보호예산 1조 5천 2백억 원에 추가로 1조 6천 7백 2십 1억 원이 필요하다고 되어 있다. 보건복지부의 이 추산은 급여대상이나 수준의 변동없이 현재의 생계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자활(한시자활포함)보호대상자에 대해 지원을 확대함을 전제로 하였고 전달체계구축에 소요될 인건비 항목을 누락하는 등 일단은 최소한의 수준에 가까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 국정감사나 감사원감사에서 여러 차례 지적되었듯이 현 생활보호제도의 운영하자에 따른 예산누수가 많고, 1조 5천억 원이 투입되는 공공근로사업이나 9천억 원 가량이 투입되는 실직자 직업훈련 및 취업알선예산 등 8조 원에 달하는 1999년도 정부 실업대책예산 가운데에도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으므로 이들을 조정한다면 예산조달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볼 때, 법안 통과의 관건은 예산 자체의 과소라기보다는 법 시행에 대한 정부의 의지라고 하겠다.

이밖에 이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설치는 현재 별정직으로 있는 사회복지전문요원의 직렬화를 전제로 하는 문제로서 행정자치부가 공무원정원동결 방침과 사회복지직렬을 지방직 공무원으로 신설하는 경우 자치단체 예산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내세우며 반대해 오던 사항이었다. 이 문제는 작년 12월 중순 예산청과 보건복지부 및 행정자치부 간에 열렸던 '직렬전환에 관한 국장급 실무회의'에서 지방직 직렬을 신설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국고지원을 계속하기로 예산청과 합의함으로서 일단락되는 듯 하였으나 다시 행정자치부가 직렬내 직류 신설을 주장하고 나와 완전 타결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전 망

현재 국회에서의 공식적인 법 제정논의는 소강상태에 있으며 2월 임시국회에서 이 법안의 심의·의결 논의가 재개되는 경우에 역시 초점은 예산확보에 모아지게 될 것이다. 심의보류 요청 이후 예산청은 보장대상 인구와 급여수준별 소요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추계에 들어가 있다. 예산청은 일단은 법안의 심의를 보류시키는 데 중점을 두겠지만 제정이 확실시되는 경우에는 대상인구와 급여수준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이 유명무실화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이제 법안의 통과 자체와 함께 적정수준의 예산확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전달체계의 정비 즉, 일선에서 생활보장업무를 담당할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이들이 업무를 수행할 때 집중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는 문제, 최저생계비의 계측 문제 및 대상자 소득파악방법을 개선하는 문제 등 이 법이 추구하는 바가 실질적으로 확보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조건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김유미 / 김홍신 의원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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