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이윤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보험회사들은 이윤 증대를 위한 전략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는데, 여기에는 노동생산성 향상, 새로운 상품라인의 다각화 및 새로운 시장의 개척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새로운 시장의 개척은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는 주로 유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실제로 몇몇 유럽 국가에서는 의료보장제도를 개혁하면서 Managed Care, 시장경쟁, 공공서비스의 민영화 등의 원리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유럽에서도 투자전망에 한계가 보이자 민간의료보험회사들은 제3세계, 특히 남미의 국가로 눈을 돌렸다. 이러한 민간의료보험의 남미로의 진출은 세계은행, 미국의 US AID의 주도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 하에 급속한 속도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미 국가에서 상업적 민간의료보험의 확산은 국가가 주도하는 공적 의료보장체계의 약화 및 해체, 그리고 이윤의 극대화가 보건의료정책을 결정하는 주요한 동기로 자리잡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웨이츠킨은 상업적 민간의료보험의 침투로 인해 공공의료체계가 와해되고 민영화되면, 다국적 기업은 여기에 진출해 거대한 이윤을 챙기고서 수 년 안에 철수할 것이고, 따라서 제3세계 국가는 공공의료체계를 다시 건설해야 하는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제 남미의 경험은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게 되었다. 최근 여기저기서 민간의료보험의 확대 도입을 주장하는 소리가 높아지더니 이제는 정부가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5월 15일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공보험을 보완할 수 있는 민간의료보험제도를 조기에 도입하기로 하고, 도입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후 구체적 시행계획을 금년 말까지 규제개혁위원회에 보고하도록 결정했다. 규제개혁위원회의 결정은 작년 12월 보건복지부에 발간한 [새 천년 복지 비전 2010]에 제시된 "민간보험의 참여를 통한 공적 의료보험제도의 보완"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었다. 4일 후인 5월 19일 개최된 기획예산처 주최 [생산적 복지분야 정책토론회]에서도 정부의 재정지원 축소를 위해 기초보장은 정부가 담당하고 추가적인 보장은 보험요소 도입 및 부분적인 민영화를 통해 해결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사실 민간의료보험 확대 도입 주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4년 의료보장개혁위원회에서 민간의료보험의 확대 도입 주장이 처음 공식적으로 제기된 데 이어 1997년 의료개혁위원회에서는 민간의료보험의 확대 도입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험료의 고용주 부담분은 손비 인정, 피보험자 부담분은 소득공제 등 세제상 혜택을 부여하고, 보험료율 산정에 필요한 질병 관련 통계(예 : 성별, 연령별, 직업별 질병발생률)를 민간보험회사에 제공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정부가 민간의료보험 확대 도입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는 핵심적인 이유는 매년 거듭되고 있는 공적 의료보험의 재정 적자 부담을 더 이상 정부가 질 수 없다는 문제의식의 발로이다. 이런 연유로 이미 다른 나라들에서 광범위하게 채택되고 있는 "보건의료재정 조달 기전을 다양화"하는, 결과적으로는 건강 관련 비용 부담의 책임을 개별 가계와 지역사회로 돌리는 민간의료보험 확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의료보험은 보건의료서비스 이용의 불형평성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기존의 공적 의료보장체계의 수준을 하락시킴으로써 보건의료체계의 심각한 왜곡을 낳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나라들의 경험을 통해 이미 입증된 것이다. 민간의료보험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민간의료보험은 공적 의료보험에 비해 비용을 부담한 만큼의 혜택을 받지 못함

민간의료보험의 급여율은 공적 의료보험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적 의료보험에 비해 비용을 부담한 만큼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민간의료보험은 엄청난 규모의 계약비용(단지 계약을 맺는 데 소요되는 비용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계약관계를 성립시키는 데 필요한 여러가지 비용을 모두 포함한다.)과 행정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인데, 필리핀의 HMO시장에서는 보험료 수입의 약 45%가 계약비용 및 보험회사의 이윤으로 돌아가고, 대만의 경우에도 평균 보험료 수입의 20%는 민간보험회사가, 7-10%는 병·의원에서의 의무기록보관 및 보험자에게 급여를 청구하는데 드는 비용으로, 2-3%는 정부가 규제비용으로 각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에도 전체 보험료의 약 25%가 관리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 반면 공적으로 운영되는 의료보장체계의 관리운영비율은 전체 비용의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은 우리 나라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생명보험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1999년 4월부터 2000년 2월까지의 질병보험의 보험료 수입이 약 1조7천억원인데 반해 사업비 총계는 약 2조원에 이른다. 대표적인 건강 관련 보험상품인 암보험의 경우 보험금 지급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반면, 사업비의 비율이 전체 수입보험료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 나라 질병보험의 95.4%가 계약만기에 기납입 보험료를 지급하는 저축성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해약과 신규가입이 빈번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험금 지급률이 낮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지출 중에서 관리운영비율이 과도하게 많고, 이에 반해 보장성은 지나치게 취약하다는 점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표1] 암보험의 수지차 추이(단위:억원)



















































































구분 1993 1994 1995 1996 1997
수입보험료 3,953 6,716 9,787 16,815 22,758
지급보험료 480 921 1,671 1,808 4,033
사업비 1,761 2,978 4,286 8,114 10,151
보험수지차 1,352 2,816 3,829 5,892 8,574


자료 : 정기택. 민간의료보험의 현황 및 활성화에 관한 연구. 보건행정학회지, 1997;7(2):109-146

이에 반해 공적 의료보험의 경우에는 민간의료보험의 보험금 지급률에 해당하는 급여율이 100%를 초과하고 있으며(이것이 의료보험 재정 적자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기도 함), 관리운영비율이 10% 내외에 불과하다. 민간의료보험과 공적 의료보험 중 어느 것이 국민들 입장에서 유리한 것인지는 너무나 자명하다.

[표2] 공적 의료보험의 관리운영비율 및 급여율















































































































연도 1998 1999 2000
지출 87,157 96,532 100,603
보험급여비(A) 68,070 79,118 93,296
관리운영비(B) 7,026 6,060 6,553
수입 78,508 86,115 84,263
보험료수입(C) 50,062 61,123 67,481
국고지원(D) 10,759 11,656 13,225
관리운용비율(B/(C+D), %) 12 8 8
급여율(A/(C+D), %) 112 109 116


* 1999년, 2000년 수치는 추정치임.

미국 암보험의 문제점을 조사한 70년대 말 미국 하원청문회 자료에서도 특정질환에 대한 보험의 위험보장효과는 가입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위험보장효과가 낮다고 지적되고 있다. 그 결과 뉴욕주에서는 암보험 판매 자체를 금지하였고 펜실바니아주에서는 노인에 대한 판매를 제한했는데, 암보험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과대광고에 의한 공포심 조장과 암 치료비를 과장광고하여 가계파산에 대한 위기의식을 고조시켰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청문회에서는 암보험이 파는 것은 마음의 평온뿐이지 실제적인 보장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단물빨기(Cream Skimming)와 선택적 탈퇴

민간의료보험은 건강상의 위험이 적은 고객(건강한 사람)과 지불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상품을 판매한다. 즉 민간의료보험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개인보다는 기업을 선호하고 보험료를 낼 능력이 없거나 노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을 기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HMO(민간의료보험회사)는 가난하고 소수민족이며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의 가입을 배제하기 위하여 의료기관의 위치나 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를 조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어떤 HMO는 이가 없는 노인은 일반적으로 건강상태가 더 나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가입을 배제하기 위하여 틀니에 대한 서비스 급여를 제외시키고 있다. 이 같은 단물빨기 현상은 지난 4월 장애우들의 보험 가입을 민간보험회사들이 거부해서 사회 여론화된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 나라 민간보험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둘째는 선택적 탈퇴 문제이다. 만약 가입자가 심각한 질병에 걸리게 되면, 민간보험회사 입장에서는 그 사람을 보험에서 탈퇴시키고자 하는 강력한 경제적 동기가 생기게 된다. 실제 "우리는 당신을 돕고 싶지만, 우리의 전문의들은 당신이 필요로 하는 의료를 제공해 줄 능력이 없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고전적 방법이 흔히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단물빨기와 선택적 탈퇴로 인해 미국에서는 실제로 건강하고 보건의료서비스 이용에 대한 지불능력이 있을 때는 민간의료보험의 틀 내에 속할 수 있지만 정작 질병에 걸려 의료보험이 가장 필요하게 될 때에는 미가입자가 되어버리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보건의료제도의 양극화와 공적 의료보험의 위축

민간의료보험의 확산은 이중적 의료체계를 가속화시키게 된다. 단물빨기 때문에 재원조달이 불안정한 공적 의료보험은 급여축소, 본인부담금 확대, 비용공제제(deductible-저소득비용공제제는 어느 한도까지는 100% 본인부담을 하고, 그 이상이 되었을 경우에만 급여를 인정하는 것임. 예를 들어 내가 가입한 보험의 상한제가 연간 10만원이라면 10만원까지는 전적으로 본인부담으로 의료비를 지출하고 10만원이 넘게 되면 일정비율의 본인부담금을 제한 금액을 보험자가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것임.)

등의 방법으로 이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쓰게 된다. 공적 의료보험은 저소득층,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전락하게 되면서 국민의 건강을 의학적으로 경제적으로 보장하는 본연의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민간의료보험은 보험료 수입은 많지만 의료비 지출은 적기 때문에 적립금이 많아지고 급여 확대, 보험료 인하, 서비스 질 향상 등을 꾀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현상은 민간의료보험의 도입 경험을 가진 나라들에서 이미 경험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1973년 쿠테타 이후 공공예산을 축소하고 민영화를 추진하는 긴축경제개혁을 시행한 칠레가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칠레 정부는 국민들로 하여금 민간의료보험과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적 의료보험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부유한 사람들만이 민간의료보험의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경제적 지불능력에 따라 의료보험을 계층화시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경기후퇴로 인해 실질 소득이 떨어지게 되면서 일반 국민들은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할 엄두를 더더욱 내지 못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민간의료보험이 도입된 지 7년 후에도 이에 가입한 인구는 전체 인구의 14%에 불과했으며, 경제적 부담능력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만이 공적 의료보험에 남아 있게 되었다. 그 결과 공적 의료보험의 재정 상태를 더욱 취약하게 되었으며, 그런 만큼 서비스의 질과 수준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그리게 되었다.

칠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민간의료보험의 확대 도입은 공적 의료보험의 발전에 심각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중적 의료체계가 고착되면서 공적 의료보험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설 땅을 잃게 될 것이다. 이미 사회적 기득권층은 민간의료보험의 혜택 속에 있기 때문에 공적 의료보험의 발전을 위해 사회적 재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에 대해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공적 의료보험은 최소한의 의료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귀착될 것이다.

사회적 연대의 파괴

민간보험의 보험료는 경험부과식(experience rating)으로 매겨진다. 즉 민간보험은 개인의 건강상태, 가족의 건강, 과거에 병을 앓은 기록, 생활습관, 취미 등 여러 가지 위험 요인을 고려한다. 반면 사회보험의 보험료는 집단부과식(community rating)으로, 가입자 전체의 위험 요인을 고려하여 보험료가 매겨지게 된다. 이와 함께 사회보험은 부분적이지만 소득의 재분배 역할을 하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전체 사회의 건강수준이 자신의 보험료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인식을 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그렇지만 연봉제 계약에서 노동자가 한 명씩 개별화되어 협상력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계급의식을 잃게 되는 것처럼 민간보험의 경험부과식은 건강이 철저하게 개인의 책임이라는 생각을 주입시키게 된다. 이는 사회보험의 기본 전제, 즉 노령, 질병, 실업, 산업재해 등의 재난이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것이다.

민간의료보험의 확대 도입은 한 사회의 계급·계층을 경제적 능력에 따라 분할하는 결과를 야기한다. 즉 사회보장에 관련해 전 계급·계층이 동일한 경제적 이해를 가지고, 이를 바탕으로 동일한 사회적 요구를 할 수 있는 계기를 상실하게 만든다. 실제로 남미의 경우 각종 사회보험제도를 직종별, 사회계층별로 분리운영함으로써 계급·계층간의 연대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민간의료보험이 아니라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공적 의료보장체계이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공적 의료보장체계를 통해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나, 서비스 혜택의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최근 벌어졌던 의사 파업 때도 끝까지 국민들의 건강을 돌보았던 것은 바로 공공의료기관이지 않았는가?

문제는 국가의 기본적인 철학이다.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을 가장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해 공적 의료보장체계를 강화, 발전시킬 것인지? 아니면 전경련이 주장하는 것처럼 사회보험의 확대는 기업의 사회보험료 부담을 늘리고, 국민의 저축률을 낮춤으로써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인의 선택과 책임을 중요하게 여기는 민간의료보험을 확대 도입할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공적 의료보험 운영에 수반되는 경제적, 행정적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 입장에서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편으로 민간의료보험 확대 도입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 어떤 연유로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은 국민들의 건강한 삶에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 볼 때, 이미 상업적 민간의료보험을 충분히 경험한 미국 국민들이 민간의료보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민간의료보험 확대 도입 일로에 서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실시된 미국병원협회(American Hospital Association)의 전국 조사 보고서에는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제한된 접근성과 하락된 질, 그리고 비용 절감을 통한 이윤극대화에 몰두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계획적인 체계나 수요자 중심적인 조직을 본 적이 없다. 미국인들은 보험회사들의 이윤 추구 행태를 비난하고 있으며, 미국인들은 보험회사들이 너무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의료이용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험가입도 장애인 차별

- 다리 전다고 암보험 거절, 가입해도 일반인보다 비싸


장애인들이 보험가입을 거절당하고 있다. 많은 보험회사들이 보험종류에 따라 장애인의 보험가입을 허용하지 않는가 하면, 보험가입을 허용해도 일반인보다 크게 높은 보험료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장애인들은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면 전 재산을 날려야 하는 경우에 종종 처한다. 올 3월 초 전북 전주 C장애인학교에 교사로 부임한 이영재(이영재·37)씨는 삼성생명이 신임 교직원에게 판매중인 「직장인 플러스 보장보험」에 가입하려 했지만 언어청각장애인이란 이유로 거절당했다. 언어청각장애인 2급인 그는 『교사에 임용될 정도로 말을 하고, 자동차 경적소리도 구별할 수 있다』고 항변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경기도 시흥공단에서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신성산업은 작년 8월 직원 40여 명을 삼성생명 「직장인 세이프 단체보험」에 가입시켜 주었다. 하지만 언어청각장애 2급과 3급인 여직원 두 명은 끝내 거부당했다. …중략… 왼쪽 다리를 저는 이모(30·서울 서초동)씨는 작년 말 농협의 암보험 상품에 들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다리를 전다고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도 아니잖느냐』고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장애인들은 보험에 가입해도 일반인보다 많은 보험료를 물고 있다. 작년 8월 미국을 여행한 시각장애인 이모(53·서울 대치동)씨는 여행자보험료를 두 배 많이 냈다. 그러면서 이씨는 『보험사 직원으로부터 가급적 건물 밖에 나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

2000년 4월 19일자 조선일보

이진석 /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