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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04
  • 2004.03.10
  • 4995
얼마전 카드빚에 쫓긴 20대 부부가 정부보조금을 노리고 어린 형제를 위탁보호한 뒤 학대하고, 방임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도대체 가정위탁보호라는 것이 어떤 서비스이고, 어떻게 운영되기에 ‘아동보호’를 위해 마련된 서비스 체계 내에서 아동학대가 발생한 것인가? 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들으면 뭔가 문제가 있는 제도라고 생각할 것이다. 서비스 운영과 전달이 잘못되어서 빚어진 일을 가정위탁보호 제도 자체의 문제점으로 오해하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정위탁보호가 어떠한 취지의 서비스이며,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동 양육의 일차적인 환경이라고 할 수 있는 가정이 부모의 사망, 이혼, 가출, 경제적 문제 등을 이유로 적절하게 기능하지 못하면, 불가피하게 아동은 자신의 부모로부터 분리되어 안전한 환경에서 일정기간 양육되어져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 제공되는 아동복지서비스는 영구적으로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는 입양서비스, 육아시설에 장기적으로 맡겨지는 시설보호서비스, 계획된 기간동안 대리가정에서 양육되는 가정위탁보호서비스로 대별된다. 가정위탁보호는 입양과 시설보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서비스일 것이다.

서구 국가들에서는 가정위탁보호서비스가 가정 환경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친가정 복귀를 지향하는 서비스라고 판단하여 오래 전부터 활발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1980년대 일부 시범사업으로 운영되어 오다 중단되었다. 다만 입양기관에서 아동을 입양가정에 배치하기 전 일시적으로 보호하는 입양위탁의 형태만이 주류를 이루었다. 1990년대에 소녀가장제도와 시설보호사업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면서 정부는 요보호아동에 대한 보호를 가정위탁보호형태의 보호방식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추진하였다. 그 결과 2002년 소년소녀가장보호제도를 보완하여, 친인척과 동거하는 소년소녀가장들을 친인척위탁가정보호로 분류하여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2003년에는 아동 위탁가정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도에 각 1개소씩 가정위탁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위탁아동의 수가 2000년 1,772명이었으나 2001년 12월 말 4,425명으로 급속하게 증가했다.

이와 같이 기존 아동복지서비스 체계 내에서 등한시되어 왔던 가정위탁보호가 양적으로 성장하고, 정책적으로도 강조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수적 급증이 아동의 복지 향상이라는 실질적인 기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가정위탁보호서비스의 제공과정에서 드러난 다양한 문제점들과 시행착오들을 점검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

앞서 거론한 사건에서처럼 가정위탁보호를 할 경우 해당가정은 양육비 지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와 같이 위탁부모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위탁가정을 자원할 정도로 충분한 양육비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어서 그 사건을 바라보는 마음이 더욱 착잡하다. 현재 이들에 대한 국가지원은 크게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지원과 양육보조금으로 구분된다. 즉,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자 선정기준에 따라 생계, 의료, 교육비 등의 해당급여를 위탁가정의 세대 단위로 지원한다. 또한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여부에 관계없이 아동 1인당 월 65,000원의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므로 요보호 아동이 수급권자가 아닐 경우에는 아동에 대한 여타의 지원 없이 양육보조금 65,000원만 지급되기 때문에 아예 가정위탁보호 자체를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가정위탁보호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적정한 수준의 양육비 지원이 필수적이다. 다만 이러한 지원금이 위탁부모의 불순한 의도에 의해 악용되지 않게 하기 위해 위탁부모의 선정 및 교육과정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선정이후에도 아동에 대한 방임 및 학대, 부적절한 보호, 아동의 부적응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위탁아동들의 발달과 적응에 어려움은 없는지 지속적으로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 물론 현재 동사무소의 사회복지전문요원이나 아동복지지도원 또는 사회복지사 등이 이들을 돌보고 있지만 이들의 서비스가 대부분 경제적 지원에 치중해 있으며, 개개아동의 욕구나 사후관리 및 상담에는 실질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가정위탁지원센터와 지역사회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위탁가정에 대한 사후관리를 실시하고, 전문적인 원조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사회전체의 인식 전환과 참여가 중요하다. 즉, 관계 공무원을 포함한 서비스 제공인력에서부터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가정위탁보호제도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이해와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아동을 위하여 봉사하고자 하는 위탁희망가정을 발굴하고 홍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외국에서도 위탁가정을 발굴하고 교육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부분 요보호 아동의 의뢰는 위기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이러한 위기에 상시적으로 아동을 의뢰할 수 있는 준비된 위탁가정이 대기해야 하므로 위탁보호가정을 미리 선정하고 교육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또한 공무원 재교육 등을 통해 요보호아동 발생시 무조건 시설 입소로 배치할 것이 아니라 아동의 상황과 욕구에 근거하여 가정위탁서비스 배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부양의무자가 단기 또는 장기적으로 돌볼 수 없는 아동을 위한 최선의 보호방법이 가정위탁보호라는 것은 이미 서구의 경험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보다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가정위탁보호제도는 그 역사에 비해 여전히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것은 가정위탁보호를 위한 다양한 제반 여건들이 과거보다는 상당히 성숙해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과거에 비해 아동복지정책이 가정적인 환경을 지향하고 있고, 아동보호를 위한 주거환경들도 한층 개선되었으며, 시민의식과 공동체 의식 또한 함양되어 자원봉사가 보다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 제도를 어떻게 자리매김해 나갈 것인가의 문제이다. 변하지 않는 전제는 아동 복지 서비스 체계는 아동발달을 위해 양적으로 충분하고 질적으로도 안전한 최선의 양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가정위탁보호제도 또한 이러한 전제에 입각하여 활성화되고, 운영된다면 우리 사회의 아동 복지에 보다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박현선 /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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