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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감시센터    공직사회 부패와 권력남용을 감시합니다

  • 제도개혁
  • 2009.04.24
  • 1598
  • 첨부 2

이 글은 참여연대와 흥사단투명사회운동본부가 주최한 <권력형 부패, 막을 길은 없는가? - 박연차 사건을 통해본 권력형 부패 사건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발표한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학 교수(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실행위원)의 발제문입니다.

윤태범_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실행위원


1. 또 다시 반복되는 대통령 관련 비리들

2008년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브랜드지수(NBI)는 33위이다. 그리고 그 다음이 태국으로 34위이다. 한국과 태국의 유사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현재 두 나라는 모두 전직 최고 통치권자와 관련된 비리로 매우 시끄러운 상황이다. 태국은 탁신 전 총리가, 한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들이다.

전직 대통령과 관련한 비리들이 이번 정부 하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나고(?) 있다. 역사는 우리의 기대처럼 반전되지 않으며, 또 다시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 씨의 세종 증권 인수과정에서의 금품수수 혐의로 인한 구속을 시작으로, 노 전 대통령의 친인척 및 측근 관련 비리 등 여러 의혹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 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인수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의 친인척에 대해서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다짐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결과는 전혀 그러하지 못하다. 

전직 대통령을 둘러싼 친인척과 측근들이 연루된 비리는 이제는 주요 중‧선진국들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일부 후진 국가들에서만 발견되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비리라는 점에서,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정치적 후진국임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OECD 가입, 국가 정보화 1위, 세계 10대 경제대국 등 경제면에서의 외양은 그럴듯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는 전직 대통령과 관련된 비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 모든 것은 대통령 친인척으로 통한다?

 
지금 검찰 수사의 한 가운데 와 있는 전직 대통령 관련 사건의 내용은 복잡한 듯 하지만 의외로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가족과 친인척들이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하거나 혹은 관계가 있었던 기업이나 인사들로부터 금전적 혜택 혹은 지원을 받은 것이다. 이와 같은 거래가 편익 제공의 대가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비리 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들의 말대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도움인지는 더 두고 볼일이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

다음의 그림은 현재 조사되고 있는 사건의 구조를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통령 주변을 다양한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다. 가깝게는 청와대의 비서진에서부터, 오랫동안 우호적 관계를 맺었던 후원기업과 인사, 측근 정치인들이 자리하고 있고, 또 한편에서는 대통령의 친인척들과 일부 기업가들, 그리고 정무적 관료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구조 속에서 대통령 관련 친인척 및 측근비리가 발생한 것이다. 이미 일부 인사들이 구속되었고, 검찰의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서 보다 구체적인 연결관계가 드러나겠지만, 과거의 예로 보면, 이들 간에 이루어진 부정적 유착관계가 결국 금전을 매개로 비리로 연결된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몇 가지 특징들이 발견된다.

먼저, 정치적 후원구조의 영향을 들 수 있다. 즉 대통령 선거 시에 활동하였던 주요 후원자 등의 구조가 당선 후에도, 대통령을 대상으로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물론 주요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둘째, 과거 정권의 경우처럼, 대통령의 가까운 친인척들이 사건의 핵심 혹은 주변으로 관련되고 있다. 대통령의 친인척은 대통령과 가까운 존재이면서, 동시에 비공식적이지만 실세로 표현되는 권력의 보유자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들이 여지없이 연루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셋째, 아직까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일정한 규모의 금전이 관계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과거 정권하에서의 친인척 비리에서 나타난 뇌물 등의 규모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돈”이 중요한 연결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넷째, 일부 자금의 경우, 특정 이권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일부 기업가들은 전 정부 하에서 급성장을 하였으며, 그 배경으로 이와 같은 거래를 설명하는 이들도 있다.

다섯째, 청와대 비서진 등 공식부문과 대통령 친인척 및 관련 기업인 등 비공식 부문이 뒤섞인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다. 때문에 아직 누가 실질적인 사건의 주체인지는 불명확하지만, 공식부문과 비공식부문이 혼재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밝혀진 상황으로 보면, 역시 이 사건을 끌고 가는 주체는 결국 대통령의 친인척일 수밖에 없음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대통령과 심정적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친인척에게 온갖 유혹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3. 무엇이 문제인가?
 
이처럼 대통령을 둘러싼 친인척 및 측근의 비리가 불변의 법칙처럼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개인적 문제에서 비롯되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는  구조적, 제도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흔히 “제왕적 대통령제”로 불린다. 대통령에게 제왕에 버금가는 권력이 집중되어 있음을 빗대는 말이다. 행정부 자체는 기능과 역할에 따라서 분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결정들은 대통령에 의하여 이루어지며, 이로 인하여 대통령과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청와대 비서진과 정(情)적으로 가까이 있는 친인척, 측근들에게도 권력이 몰리는 것이다. 때문에 대통령 측근이나 친인척은 대통령으로 직통하는 가장 확실한 창구로 인식된다.  

대통령 친인척 관리의 미흡도 들 수 있다. 과거 정권의 경험에서 보았듯이,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이 권력행사의 주 통로로 활용되었기 때문에, 전임 대통령은 여러 인력을 동원하여 이 통로를 관리하도록 하였지만, 결과적으로 통로 관리에 실패하였다. 이 통로는 청와대를 비롯하여, 검찰, 국정원, 경찰 등 내로라 하는 사정기관들이 모두 주목하였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혹 직무유기였거나, 아니면 알고도 묵인하였던 것일 수도 있다.

역대 정권들은 청와대 내에 친인척 관리를 위한 전담팀을 두었지만 모두 실패하였다. 과거 한 때는 “사직통 팀”이, 그리고 현 정부 하에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1비서관실에 “친인척관리팀”이 있어서, 경찰과 협조하여 대통령 주변의 친인척에 대한 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팀에서 관리하는 친인척의 범위는 약 1,000여명 정도에 달한다고 한다. 이중 집중관리 대상은 100여명이라고 한다. 감지된 친인척의 비리는 민정2비서관실 특별감찰반이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1000여명에 이르는 친인척을 모두 관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며, 이중 100여명에 이르는 핵심 친인척 관리도 사실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이들에 대한 관리 인력을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일다. 애초부터 이와 같은 관리방식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민정비서실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기 때문에, 오히려 대통령 눈치 보기로 인하여 자칫 친인척 관리를 엄정하게 할 수 없게 된다.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가 이 업무를 담당하는데 따른 장점도 있겠지만, 그 반대로 단점이 더 클 수도 있다.




각종 사정기관의 대응체계에 결함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진단도 있다. 사정기관들의 눈치 보기가 있었던 것 아닌가하는 지적도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도 노 전 대통령의 재임 중에 발생하였었다는 점에서, 퇴임 후 많은 시간이 지난 다음에서야 사건이 불거지고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었다. 물론 대통령 관련 사건의 인지 및 수사에 근본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대통령 관련 비리의 전모는 늘 해당 대통령이 퇴임한 후에야 밝혀지는 좋지 않은 전통으로 이어졌다. 과연 검찰은 대통령의 재직 중에는 이와 같은 비리 자체를 전혀 알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알면서도 퇴임 후까지 기다렸다 한 것인가? 아니면 퇴임 후에 조사를 시작하여 밝혀낸 것인가? 어느 것이든 대통령의 재직 중에 검찰이 수사를 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의 적절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가능할 것이다.   

정치적 후원구조의 문제를 들 수 있다. 대통령이 되기 이전부터 정치적 후원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던 기업가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후원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에 대해서는 기업활동이나 생활과 관련한 재정적 지원을 하고, 정치가 등의 측근에 대해서도 정치자금(?) 제공의 의혹을 받고 있는 재정적 지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대부분 비공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관련 당사자들은 특혜 제공을 빌미로 이루어진 정치자금의 제공이 아니며, 단순히 사인(私人)간에 이루어진 거래 혹은 생활비의 후원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후원이 한 나라의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의 가족과 친인척, 측근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이 후원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의혹의 눈초리를 받기에 충분하다. 



4. 과거의 경험과 교훈

우리는 역대 정권 하에서 예외없이 모두 대통령 본인 혹은 대통령과 관련한 각종 비리들을 경험하였다. 대통령 본인의 비리는 물론이고, 가까운 친인척과 측근들이 핵심으로 연루된 비리들이 발생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대통령과 아들, 그리고 친인척과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는 새마을운동중앙본부 회장으로 있으면서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었으며, 형인 전기환씨는 노량진 수산시장 운영권과 관련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그리고 사촌과 처남 등 친인척들이 각종 비리로 대거 구속되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처남인 박철언 전장관은 슬롯머신 사건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는 기업인들에게서 돈을 받고 증여세를 포탈하고, 또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씨는 이권청탁과 정치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삼남인 김홍걸씨는 사업자 선정 관련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었다.

현직인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집권 초기이기는 하지만 영부인의 사촌언니인 김옥희씨가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관련된 사기 혐의로 구속되었다.

이제 도덕성을 정권 유지의 가장 큰 가치로 내걸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 친인척, 측근들이 연루된 비리의혹(?) 사건들이 드러나면서, 전직 대통령을 둘러싼 비리 발생의 전통이 유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와 같이 계속되는 대통령 관련 비리들로 인하여 그 동안 정치권에서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대선과정을 거치면서, 각 후보자들은 예외 없이 대통령 친인척 비리 방지를 약속하였으며, 이를 위한 개선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서,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이었던 이회창 의원은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를 방지하기 위한 공약으로서, 당시 부패방지위원회(현재는 국민권익위원회) 산하에 대통령 친인척 비리 감찰 특별기구를 설치하겠다고 하였었다.(동아일보, 2002년 10월 3일) 

정몽준 전 대통령 후보는 대통령 친인척이 국정에 참여하는 것을 차단하는게 중요하다고 하면서, 당시 부패방지위원회가 실행력이 없기 때문에 검찰과 협조해서 관리하면 된다고 하였다.(YTN 초청토론회, 2002년 10월 15일)

당연히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시 후보자로서 관련 공약을 제시하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공직자 비리조사처”를 만들어서 대통령과 친인척 비리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여 즉각 보고하도록 하고, 기소권도 주겠다고 하였다.(국민일보 2002년 10월 17일)

모든 후보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으며, 관련 공약들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후 이들 공약 중에서 이루어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 한 때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 설치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등의 반대로 아무런 결실도 맺지 못하였다. 사실상 지난 정권하에서 연이어 발생하였던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관련 비리로부터 아무런 실질적 교훈을 얻지 못하였다.



5. 어떻게 할 것인가?
 
2002년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의 비리 문제와 관련하여, 당시 대통령 후보 중 한명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아들이라고 해서 특별대접을 받아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불이익을 당해서도 안 된다”고 하였다. 논리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우리나라의 정치적 특수성을 고려하면, 반드시 맞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대통령의 아들”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비근한 예로, 고위 공직자의 재산등록과 관련하여, 공직자 본인만이 아니라 가족의 재산도 함께 등록,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고위 공직자가 한 나라에서 갖는 중요성과 역할 때문이다. 공인(公人)은 법률상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과 문화에도 존재한다. 오히려 후자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가족이나 친인척 비리가 자주 발생한다고 해서,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이들이 아예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도록 할 수도 없다. 때문에 차선책으로 청와대(곧 대통령)가 전담팀을 구성하여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며, 발생할지도 모를 비리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위하여 특별기구를 설치할 것을 많은 사람들이 주문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청와대 전담팀 자체가 대통령과 사적 인연으로 얽혀있는 사람에 의해서 관리된다면,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을 것이다. 대통령과 사적인 연이 없는 중립적인 인사가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상설특검의 설치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도 근본적인 처방은 되지 못한다. 보다 근본적인 검찰권의 독립성 확보나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방지, 그리고 대통령에 대한 지나친 권력 집중과 같은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는 한, 이와 같은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를 비롯한 권력형 비리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남아있고, 또 대통령의 가족과 친인척이 관련된 비리라는 한국적 특수성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특검제나 별도의 독립적 조사기수의 설치 주장이 언제든지 유효할 수 있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는 대통령의 친인척과 관련된 비리라는 특수성, 그리고 검찰의 독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들의 의심은 곧 검찰 이외의 별도의 수단에 대한 미련을 갖게 한다. 이 때문에 특별검사제 이외에도 별도의 특별 감찰기구 설치안까지 제기되었던 것이다.

왜 대통령 재임 중에는 이와 같은 비리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늘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 수사가 이루어지는가? 결과적으로 정권이 바뀌면 새 정권하에서 이와 같은 전정권의 비리에 대한 청소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로 인하여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이 가열되는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대통령 재임 중에 대통령의 친인척과 관련한 비리에 대한 적발 및 엄격한 조사와 처벌이 이루어져서, 이와 같은 대통령 관련 비리 조사가 차기 정권으로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권 교체 후에 이루어지는 전직 대통령 관련 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 관행(?)은 재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만이 아니라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고위 관료의 친인척 비리도 사실은 문제이다. 예를 들어서 현정부하에서도 전 경찰청장의 동생이 불법 성매매 룸살롱 운영 개입 관련 문제로 논란이 되었었고, 민주당의 모 의원의 동생도 금품수수 문제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대부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말끔하게 정리된 사건들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대통령 친인척이나 고위 관료들을 둘러싼 비리에 대한 특별한 대응책의 마련이 필요하다. 참고로 박주선 의원은 “친인척 관리 특별법”을 만들어 대통령과 일정 촌수 이내의 인사들은 별도 부서가 특별히 관리하자고 제안하였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문제 해결을 위하여 정상적인 절차와 통로보다는 대통령 등 권력자와 직접 통하고자 한다. 물론 이것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서, 현재도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인식과 실제 존재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 같은 비공식적 통로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단순한 제도적 처방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대통령에게(결국 친인척 및 측근에게)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는 현재와 같은 권력체계를 구조적으로 개편하는 논의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한 때 논의 되었다가 지금은 주춤한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도 논의할 만한 의제이다. 특히 현 정부 들어와서 국회가 개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논의는 시의성이 있다. 예를 들어서 내정을 담당하는 행정수반(총리)과 외정을 담당하는 국가수반(대통령)의 분리이다. 따라서 대통령은 지금과 같이 계속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만, 총리는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다수당 의원을 선출하도록 하는 안이다. 이를 통하여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여야간의 정쟁을 협력관계로 전환시킬 여지가 생길 것이다.

미시적으로는 대통령의 퇴임후 활동에 대한 정부 지원과 관련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있지만, 이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들이 적정한 수준의 것인지에 대해서 이 기회에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처럼, 대통령 퇴임 후 각종 강연이나 회고록을 통하여 거액의 소득을 올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구조 하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적절한 예우와 더불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경험을 국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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