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사정기관 2009-08-31   5467

사생활을 샅샅이 엿보는 인터넷 패킷 감청 충격적

사생활을 샅샅이 엿보는 인터넷 패킷 감청 충격적
국가정보원의 무제한 감청, 통제할 방법은 없는가?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전체 감청건수 중 98.5%를 차지하는 최다 감청 집행기관입니다. 그간 감청은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하여 유선전화와 우편물 등 제한된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 때문에 국가정보원은 여러 애로점을 토로하면서 감청을 확대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악을 추진하여 왔습니다.


이번 주(8/31)에 발간된 <한겨레21> 제776호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혐의자 등의 인터넷과 전자우편이 실시간으로 감청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국가정보원은 집이나 사무실에 설치된 인터넷회선을 통째로 감청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가정보원이 사용한 ‘패킷 감청 기술’은 인터넷 이메일은 물론 웹서핑 등 대상자가 쓰는 인터넷 이용 내용을 원격으로 똑같이 엿볼 수 있는 기술입니다. 따라서 당사자 뿐 아니라 같은 회선을 사용하는 직장 동료, 가족들의 인터넷 내용도 감청됩니다. 국내 사이트와 해외 사이트를 가리지 않고 이용자가 사용하는 모든 인터넷 내용이 감청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해외 이메일을 사용하는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밖에도 국가정보원은 통신을 통하지 않는 대상자의 ‘대화’ 역시 철저히 엿듣고 녹음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법률에 따라 수사 목적의 감청을 허용하더라도, 이번에 밝혀진 감청 실태는 참으로 충격적입니다. 우편물, 유선전화, 휴대전화의 사서함과 문자메시지, 인터넷 메일은 물론, 웹서핑 등 인터넷 이용 내용 모두와 대화에 이르기까지, 사생활의 모든 영역이 제한없이 파헤쳐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인망식 감청은 헌법상 통신비밀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고 있으며,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무력함을 보여줍니다.

국정원 대응모임에서는 오늘(8/31) 이번에 감청대상이 된 피해자와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정보원의 충격적인 감청 실태를 알렸습니다.



인터넷회선 감청 등 국정원 감청 실태에 대한 긴급기자회견


◇ 일시 : 2009년 8월 31일(월), 오후 1시
◇ 장소 : 영등포 대영빌딩 (민주노총 건물)
◇ 주최 : 국정원 대응모임(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 인권운동사랑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진보연대)



■ 자료


인터넷회선 감청(패킷 감청)이란?


○ 인터넷회선 감청은 컴퓨터 네트워크 패킷을 필터링하여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되는 패킷의 내용을 감청하는 방법이다.(패킷 감청, Deep Packet Inspection)

○ 이용자가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인터넷회선 사업자의 네트워크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인터넷회선 사업자의 협조를 얻으면 네트워크로 전송되는 모든 인터넷 이용 내용을 가상적으로 감청하는 것이 가능하다.

○ 기존의 인터넷 감청은 수사기관들이 이메일 사업자의 협조를 얻어 대상자의 이메일을 전달(포워딩)받는 방식으로, 국내 이메일 사업자의 협조로만 가능했다. 이와 달리 패킷 감청은 이메일 보내기와 받기는 물론, 웹서핑, 게시물 읽기와 쓰기, 온라인 음악 감상, P2P 다운로드 등 이용자의 모든 인터넷 이용 내용을 제3자가 똑같이 엿볼 수 있다. 국내 사이트와 해외 사이트를 가리지 않고 이용자가 사용하는 모든 인터넷 내용이 감청된다.

○ 인터넷 초창기에는 컴퓨터 속도와 자원의 한계 때문에 패킷 감청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었다. 최근의 기술 발달로 인하여 인터넷회선 사업자와 서비스 제공자들이 큰 규모로 패킷감청을 실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단, 암호화 등 보안접속 방법을 통하면 감청이 불가능하다.)

○ 패킷 감청은 인터넷을 통한 일상생활 모두를 감청하면서 혐의 내용과 상관없는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모조리 지득하게 될 뿐 아니라 같은 회선을 사용하는 직장 동료, 가족들의 인터넷 내용까지도 감청한다. 패킷 감청은 사생활 침해 소지가 매우 크다는 점 때문에 국제적으로 프라이버시 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다.




■ 피해자사례발표


국정원이라는 귀신, 지금도 지켜보고 있을지 모릅니다

곽동기(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정책위원)



저는 이른바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혐의로 2008년 9월 27일, 국가정보원에 체포, 구금되었던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정책위원 곽동기입니다.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는 2000년부터 “6.15 공동선언 이행”을 목표로 통일운동을 해 오던 시민단체로써 이명박 정부 집권 후 통일운동 단체로 국가보안법에 의해 탄압을 받은 첫 사례였습니다.

새벽 6시경,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의 난데없는 침입에도 놀랐지만 이후 재판과정에서 더욱 기가 막히는 정황을 알게 되어 정말로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던 찰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국가정보원의 이름으로 자행되던 패킷감청이었습니다. 저는 2008년 6월 12일부터 2008년 8월 11일까지 제가 사용하는 저희 집과 사무실의 컴퓨터가 접속하는 모든 IP 주소와 접속 내역을 국가정보원이 실시간으로 도, 감청을 하고, 제가 사용하는 핸드폰의 모든 통화, 문자 송수신 내역을 도, 감청을 하고, 저의 모든 사적인 개인대화 내용까지 모조리 도, 감청을 당하였습니다. 그들은 이 감청 행위를 통해 지인들의 특성까지 모조리 파악했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국가정보원이라는 보이지 않는 귀신이 저희 집에 자리잡고 앉아서 저희 가족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흉악범의 경우, 추가적인 범죄를 예방한다는 조건에서 철저한 감시는 또 다른 영역의 토론과제입니다.

그러나 저는 공안검찰이 무려 6천여쪽에 달하는 소송서류와 10만여쪽의 증거자료를 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허위사실 유포’를 포함한 상당부분의 기소사실에서 무죄 취지를 입증받고 집행유예(징역 1년 6월, 3년 유예)를 선고받고 7개월만에 구치소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기소 내용 중 실천연대가 이적단체라 것과 제가 사무실에서 이른바 ‘이적표현물’을 제작, 소지했다는 것은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법원은 그에 대해서도 집행유예 선고를 했습니다. 10만여쪽의 증거자료는 대부분 지난 10년간 저희 단체가 발표한 글들과 사무실에 있던 서적들이었고 국가정보원의 패킷감청으로 제출된 증거는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탈탈 털었는데도 먼지가 안 나온 것입니다.
2달에 이르는 기간 동안 모든 컴퓨터 접속망, 모든 핸드폰 통화 내역, 모든 개인대화 내용을 모조리 도, 감청을 해왔는데 그것이 고작 시민단체 활동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국가정보원의 행각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도 국가정보원이 저희 집과, 제 핸드폰과, 제 모든 대화 내용을 도, 감청하고 있다는 걱정을 떨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2008년 10월, 제가 국가정보원 수사를 마치고 검찰로 이송될 무렵, 국가정보원 수사관이라는 자들이 이 좋은 세상에서 왜 데모를 하느냐며 저에게 실천연대 활동을 그만 둘 것을 종용하였으며 그 회유에 제가 응하지 않자 “우리는 다시 만날 것, 다시 만나자.”라고 말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당시만 하더라도 “다시 만나자”는 말이 단순 협박이겠거니 생각하고 말았는데 이제 보니 그들은 여전히 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으며 현재 이 문서를 쓰고 있는 모습도 어디선가에서 지켜보고 있겠구나 싶습니다. 새로 바뀐 청와대 주인은 전 주인이 가둬 둔 철창 속의 개들을 모두 다 풀어주었으며 그들은 도처에서 사람을 물고 온갖 구린 악취를 풍기고 있지 않습니까.

요즘 장비가 얼마나 좋습니까.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들이 저를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습니까. 저는 이제 어디서 누구와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글을 쓸 수 있겠습니까. 모든 일거수 일투족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현대판 요시찰, 사이버 요시찰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문제는 국가정보원의 패킷감청이 비단 저에게만 국한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시민단체 활동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으십니까. 그 분들 모두가 패킷감청의 잠재적 대상자입니다. 오늘은 제가 당했지만 안심하지 마십시오, 내일은 여러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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